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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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보다 사자와 가까워진 두산, 무딘 칼날로 기적 어렵다

기사입력 2022.08.25 08:0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안방에서 치명적인 연패에 빠지며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제 5위 도약이 아닌 9위 추락을 더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두산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3차전에서 1-5로 졌다. 전날 1-2로 무릎을 꿇은데 이어 2경기 연속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이날 8회까지 kt 에이스 고영표에 단 3안타로 꽁꽁 묶이며 빈공에 시달렸다. 0-2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kt 2루수 오윤석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대타 김재환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김재환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반격에 실패했다.

이후 0-5까지 점수 차가 벌어진 가운데 9회말 선두타자 김인태의 솔로 홈런으로 뒤늦게 추격의 불씨를 당겼지만 계속된 1사 1·3루 찬스에서 호세 페르난데스가 외야 뜬공, 박세혁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5위 KIA 타이거즈가 4위 키움 히어로즈에 덜미를 잡히기는 했지만 8위 두산과의 격차는 여전히 6.5경기다. KIA가 잔여 35경기, 두산이 37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5위 탈환을 노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두산이 가을야구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외려 허삼영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한 9위 삼성 라이온즈에 3.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다. 두산은 올 시즌 삼성에 3승 6패로 열세인 데다 7차례나 맞대결이 남아 있다. 두산의 부진이 길어질 경우 1군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 시즌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산의 가장 큰 문제는 빈약한 공격력이다. 두산의 후반기 팀 타율은 0.226으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인 최하위다. 리그 평균인 0.269에 크게 못 미친다. 득점도 유일하게 두 자릿수(91)에 그치고 있다. 

4번타자 김재환이 이달 초 자신의 파울 타구에 무릎을 맞아 부상으로 이탈하고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의 슬럼프가 겹치면서 생산성이 크게 줄었다. 

두산 마운드가 같은 기간 팀 평균자책점 3.97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타선 침체로 시너지 효과가 거의 없었다. 외려 주축 불펜투수들만 소진하고 결과를 얻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김재환이 지난 23일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다. 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주전 중견수 정수빈의 타격감은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 감독은 24일 kt전에 앞서 "정수빈의 현재 페이스를 봐서는 이대로 갈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은 뒤 "타석에서 움직임이나 타이밍은 나쁘지는 않지만 앞에서 다른 타자들이 쳐줘야 같이 살아날 텐데 김인태도 지금 너무 안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수빈은 작전을 낸다거나 번트를 대는 방식이라도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김인태와 페르난데스가 잘 안 맞는 게 굉장히 크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나타냈다.

두산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쓸쓸한 가을을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방망이가 살아나야 한다. 패배가 쌓여갈수록 '트래직 넘버'를 카운트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 몰릴 뿐이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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