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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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감독 교체' 이후 대책 없어

기사입력 2007.08.01 05:02 / 기사수정 2007.08.01 05:02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다시 돌아온 독이 든 성배'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후임 사령탑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31일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기술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향후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에 대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국내 지도자 가운데 뽑고, 국가대표팀 감독직의 경우 올 하반기에 대회가 없는 만큼 차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답변에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올림픽대표팀 감독 선임과 기존 코칭스태프 거취 문제 같은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다음 회의때.."라고 연신 답했을 뿐이었다.

기술위원회가 차기 감독 후보를 세밀하게 계획하지 못한 행정력은 시간이 촉박한 현 시점에서 더욱 아쉽게 들린다.

실제로 베어벡 전임 감독이 사임한 현 시점에서 기술위원회는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국내파 지도자로 선임한다는 계획만 세웠을 뿐, 홍명보 코치를 비롯한 기존 코칭스태프 거취 문제조차 다음으로 떠밀은 상태다.

한국 축구는 단지 감독 한 명만을 바꾼다고 해서 진화 혹은 발전을 거듭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의 기준과 원칙이 결여된 행정력과 안일한 사고방식으로는 또 다시 축구 대표팀 사령탑 자리가 '독이 든 성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이 얼마 안 남은 현 시점에서 올림픽대표팀이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은 차기 사령탑을 맡을 해당 지도자가 과도한 부담감을 떠맡는 것과 다름없다.  자신의 색깔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는 시간적인 어려움 속에서 아시아 최종예선을 지휘해야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고, 다시 말해 좋은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올림픽대표팀 감독 선임과 기존 코칭스태프 거취 문제는 보다 신속하게 결정해야 마땅했다.

국가대표팀 사령탑 또한 다를 바 없다. 언제까지 월드컵 본선 직전에 모든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계속 이어갈 수는 없다. 축구협회는 검증된 지도자를 영입하여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염두에 두어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할 수 있는 힘을 든든히 실어줘야 한다. 과거 히딩크 시절처럼 이른바 족집게 과외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일회성 발전보다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하는 목적을 하나둘씩 수립해야 한다.

지금처럼 후속 조치에 대한 임펙트를 주지 못하면 적어도 핌 베어벡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일궈낸 두 가지의 성과-포백의 장착과 세대 교체- 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퇴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령탑이 자주 바뀌면 대표팀이 계속 이어왔던 시스템과 경기력에 굴곡이 심해지는 건 당연하다.

대한축구협회가 앞으로의 목표 지향점을 제대로 바라보고 이에 걸맞은 적절한 대책을 세운다면 한국 축구가 또 다시 위기에 봉착할 일은 없다. 감독 사퇴 이후의 뒷수습이 원만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 일을 계기 삼아 한국 축구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돌파구를 찾기 바란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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