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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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품격, 방탄소년단 RM [아이돌 백과사전②]

기사입력 2021.02.06 12:00 / 기사수정 2021.02.06 22:27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의 노래로 유년기를 추억하고, 신화와 god로 10대의 플레이리스트를 꽉 채우고, 동방신기와 SS501·슈퍼주니어·소녀시대와 함께 나이를 먹고, 아이유의 감성에 베개를 숱하게 적시고, 엑소와 방탄소년단, 세븐틴의 세계적 무대에 감격하며 살아온 'K팝' 고인물 2n년차 기자가 세븐틴 K팝학 부승관 교수를 따라잡기 위해 쓰는 '아이돌 백과사전'.<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동시대를 사는 것 자체로 뿌듯한 인물들이 있습니다. 현 시대로 따지자면 김연아, 손흥민, 페이커, 봉준호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주로 이름을 올리죠. 내 생애 한국 아티스트가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1위를 하는 날이 올까? 했던 의심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종식시켜준 그룹 방탄소년단의 중심에는 멤버들도 팬들도 인정하는 '리더' RM이 있습니다.

아이돌 그룹의 리더는 '맏형'이 주로 맡는 것이 일반적이나, 방탄소년단은 무려 나이순으로는 네 번째인 RM이 데뷔 때부터 쭉 팀을 이끌었습니다. 멤버들 중 가장 처음의 연습생이었으며, 팀이 꾸려지는 시작과 중심에 있었고, 후에 막내 정국이 대형 기획사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방탄소년단 멤버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즉, RM이 없었다면 지금의 방탄소년단은 탄생 자체가 없었다는 거죠.


초등학생 때 힙합에 빠져 데뷔 전까지 아마추어 래퍼로도 활동했던 RM은 방탄소년단으로 아이돌 시장에 호기롭게 '리얼 힙합'을 외치며 데뷔했습니다.

지금은 모두가 알듯, 처음의 방탄소년단에게는 조롱과 무시가 쏟아졌습니다. 팀명은 물론 랩몬스터라는 예명에도 공격이 이어졌고, 후에 밝혔듯 RM 역시 데뷔 무대를 마친 후 "사람들이 우릴 싫어하면 어떡하나"하고 걱정할 정도였죠.

이후 끝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힙합'과 '아이돌'의 경계에서 미친듯이 성찰하고 고민하던 RM은 곧 명쾌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아티스트도 곧 자신이고 아이돌도 곧 자신이기에, 무엇보다 그냥 '나' 자신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자는 완벽한 결론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 데뷔 초의 가사들을 살펴보면 사회적 이슈나 또래 친구들의 고민 혹은 그들에게 날리는 '팩트 폭력' 등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얌마 네 꿈은 뭐니?'라고 외치는 데뷔곡 'No More Dream'에서부터 철 없는 또래 친구들을 저격한 '등골 브레이커' 등은 과거 대중문화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곡들과 H.O.T.의 곡들을 생각나게끔 하는 곡들이었습니다. 물론 이 곡들은 방탄소년단이 큰 주목을 받은 이후 다시 재조명되기도 했죠.

데뷔곡 'No More Dream'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한 채 '얌마 네 꿈은 뭐니?'라고 외치는 RM의 모습은 당당했으나, 무대 뒤 사람들의 시선을 걱정하면서도 팀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야하기에 멤버들을 추스리는 무거운 중심의 역할을 해내야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에게 내야했던 생채기나 끝도 없이 갈고 또 닦아내 만들어낸 그 자체의 '자아'를 2015년 발표한 믹스테잎 'RM'에 가감없이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밤마다 내 안에 있는 나 스스로와 싸워 / 이젠 온전히 날 인정하고 그저 나는 나를 해 / 아이돌인지 아티스트인진 사실 중요한 적 없었지 / 니들이 날 보는 시선, 그게 나일 뿐이었었지 / 타이틀에 연연하고 수식어에 목맸네 / 잘 들어봐 시간이 지나 조금은 더 똑똑해진 놈의 랩' 등의 가사와 '내 꿈은 나의 목소릴 모두에게 주는 것/ 내가 어떤 모습일지라도, 내 음악과 가사로 이걸 듣고 있는 니가 어떨지 잘 모르지만 날 욕해도 좋아 결국 너도 날 또 찾게 될 테니까' 등의 가사에서는 끝도 없는 고민 속에 결국엔 자기 자신 그대로를 믿어내고 발전해나가는 RM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후 RM은 자신의 고뇌를 방탄소년단 곡의 가사로 쏟아내고 또 쏟아내며 결국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릅니다.


아이돌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가 '진심'인데, 방탄소년단은 그런 자신의 진심들을 가득 채워내고 담아내면서 전 세계 '아미'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공 중 하나로 지목되는 그룹입니다. 또래들이 공감할 만한 고민을 직접 쓰고, 리스너와 교감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이 타 아이돌과는 완벽하게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들어낸 거죠.

방탄소년단의 성공법으로 언급되는 온라인을 통한 다량의 콘텐츠 확산 역시 일을 향한, 팬을 향한 '진심'이 아니었으면 결코 이뤄내지 못했을 일이었습니다.

진심이 가득 담긴 방탄소년단의 전 앨범에서 가장 크게 작사 지분율을 차지하고 있는 멤버가 바로 리더, RM입니다. 그리고 그런 리더의 이끔을 따라 전 멤버들이 앨범에 전반적으로 참여한 앨범과 곡으로 결국 전 세계 최대 음악시장에서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한국어로 된 가사로 말이죠.

놓여진 현실에 함께 분노하고 때로는 채찍질도 했던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이제는 동시대 사람들을 향한 '위로'의 감성을 가득 채워내며 세상을 바꿔내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선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이제는 가사 뿐만 아니라 공식석상에서도 말로써 영향력을 전파합니다.

2019년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뒤 리더 RM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김구 선생님이 하셨던 '오직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문화라는 것은 실로 그 어떤 물리적인 힘보다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형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내가 종사하고 있는 음악뿐 아니라 국악, 뮤지컬, 드라마, 연극, 무용 등 모든 문화 장르의 팬이자 혹은 소비자로서 이런 문화를 내 곁에서 숨쉬고 있고 이 문화를 향유함으로 내가 사람다워진다고 생각하고 내가 하는 음악에도 많은 영감과 영향을 주고 있는, 사람을 사람으로 사랍답게 만드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수상소감을 전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그 어느때보다 대한민국의 문화 전파력을 드높이고 있는 인물이기에 더욱 칭송받았던 멘트입니다.


2018년에는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에 참석해 "사람들이 'BTS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멤버들이 있었고 아미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실수하고 단점도 있지만 내 모습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달라. 여러분의 스토리를 얘기해달라"는 이야기를 전해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해당 연설을 준비하는 RM의 부담감이 고스란히 달린 비하인드 영상과 손을 떨면서도 묵직하게 7분간의 연설을 전하는 모습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취재 현장에서 실제로 들었을 때 가장 와닿았던 말은 2017년 '윙즈투어 더 파이널' 때의 엔딩 멘트. 당시 방탄소년단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 전 세계에 계속해서 이름을 알리고, 고척돔에서 '월드 투어' 일부를 소화하던 중이었습니다.

"가끔 (팬들이) 전해주는 말들이 있어요. '너희가 잘 돼서 좋은데. 내 삶은, 꿈은 아직 제자리 걸음인데 너희가 멀리 가는 것 같다. 같이 시작했는데 (너희가 잘 된 것이) 물론 좋지만 마음이 뒤숭숭하다'는 이야기들이요. 그런데, 저희도 저흴 믿지 못 했던 시기가 있어요. '체조(경기장)에서 죽기 전에 공연 한 번 해보고 은퇴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라고 답했던 순간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희도 처음엔 다 꼬질꼬질했지만 결국 해냈어요. 저희를 알아봐주신 여러분들이라면, 여러분들의 꿈, 삶에 저희의 존재, 음악, 사진, 영상이 아주 조금이라도, 아픔이 100이라면 100을 99, 98로 만들어줄 수 있다면 저희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작은 팬덤 규모로 함께 시작했지만, 가수가 전세계 음악시장에서 군림하는 동안 소외감을 느껴야만 했던 일부 팬들의 좌절감까지 따스하게 보듬어 주는 리더의 진심에 무척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특히 2년 뒤 발표한 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서 '나는 저 하늘을 높이 날고 있어 / 그때 니가 내게 줬던 두 날개로 / 이제 여긴 너무 높아 / 난 내 눈에 널 맞추고 싶어'라는 가사를 접하고, 바로 윙즈 투어 엔딩 멘트가 가사와 연결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깊었습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고, 내일보다 모레가 더 멋진 리더"가 되고싶다고 외치던 RM은 8년의 시간을 지나 어느새 많은 이들에 '존경스럽고', '배울 점이 많은' 인물이 됐습니다. 숱한 좌절을 이겨내고 지금도 작고 큰 일에 좌절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겨내고 또 다시 얻어낸 삶의 교훈으로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의 내일이 또 기대됩니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빅히트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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