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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올림픽챔피언이 된 후에도 상처받다

기사입력 2010.08.27 13:3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몇 년간 국내 스포츠 선수들 중, 김연아(20, 고려대)만큼 최고의 업적을 세운 선수도 드물다. 마이너 종목이었던 피겨 스케이팅을 대중화시켰으며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가 갈아치운 업적은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아득한 꿈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김연아는 이러한 일을 현실로 만들었다. 김연아를 둘러싸고 다양한 시선이 교차하지만 그가 피겨 여자 싱글 역사상 최고의 스케이터 중 한 명인 것과 올림픽 챔피언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올림픽 챔피언은 현재 '진흙탕 싸움'으로 심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4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숱한 업적을 세웠던 옛 지도자와의 분쟁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피겨 천재'를 놓고 주위에서 벌인 다툼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이 문제는 김연아의 현재만의 일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악몽 같은 부상과 함께 늘 김연아의 발목을 잡았던 일은 올림픽 챔피언이 된 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연아의 인도자에서 새 프로그램을 폭로하는 이로 변한 오서

김연아와 세계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매니지먼트사인 IMG의 갈등은 이미 알려진 이야기다. 김연아가 IB스포츠와 계약을 맺기 전, 김연아는 IMG 소속이었다. 당시 김연아는 IMG를 떠나면서 소송이 걸렸고 이는 한동안 지속됐다.

소속사가 있었지만 김연아는 IMG를 떠나면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김연아를 두고 IMG는 IB스포츠에 소송을 걸었고 이 분쟁은 어린 김연아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브라이언 오서는 김연아와 함께 할 때, 자상하고 개방적인 지도자로 알려졌다. 국내에서스파르타식의 지도를 받았던 김연아는 오서와 스케이팅 코치인 트레이시 윌슨, 그리고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의 창의적인 지도를 받으면서 세계 정상에 한걸음씩 다가갔다.

그러나 김연아와 오서의 결별이 진행된 후, 오서가 IMG 소속이라는 문제가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IMG 뉴욕 측에서 오서의 의견을 담은 보도자료를 발표한 날짜도 김연아의 LA 아이스쇼 출연진이 발표되는 시기와 겹쳤다.

이러한 의혹이 꼬리를 물면서 IMG가 다시 한 번 김연아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오서가 각종언론에서 드러낸 의견도 일관성이 없었다.



오서는 김연아의 어머니인 박미희 올댓스포츠 대표에 표적을 맞추면서 시작했다. 박 씨가 일방적으로 결별 통보를 알려왔다고 주장한 오서는 자신이 김연아를 지도하면서 받았던 액수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오서의 행보는 상식선을 벗어나고 말았다. 피겨계의 관행을 볼 때 있을 수 없는 행동이 일어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지고 말았다.

또다시 진흙탕 싸움의 중심에 있는 김연아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프로그램 공개는 선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김연아 같이 세계적인 스케이터일 경우, 직접 자신이 발표하는 일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그러나 이러한 법칙을 오서는 쉽게 깨트렸다.

김연아와 함께 지난 시즌까지 뛰어온 오서는 누구보다도 선수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지도자였다. 그러나 김연아와 결별하고 난 뒤, 오서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고 넘지 말아야할 선마저 넘고 말았다.

이 발표를 처음 배포한 곳은 오서의 매니지먼트사인 IMG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오서는 지난 5월 IMG와 재계약을 한 상태였다. IMG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판단을 내리기엔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선수와 코치가 헤어지는 일은 피겨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리고 김연아는 지난 5월부터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해 홀로 연습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일을 두고 선수가 비밀리에 준비해온 새 프로그램까지 공개하는 일은 선수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오서의 의도는 피겨계의 관행을 깨트렸고 김연아는 더욱 상처를 입게 됐다. 이 문제에 대해 새 롱프로그램을 담당한 데이비드 윌슨은 “오서는 나완 한마디의 상의도 없었다. 이렇게 프로그램을 공개하다니 매우 당황스럽다”고 강하게 유감을 표시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오서가 현재 김연아의 코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제는 제자가 아닌 스케이터의 새 프로그램을 공개했다는 점은 김연아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김연아가 링크에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할 때, 오서는 늘 "넌 준비가 돼있다. 하던 대로 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던 존재였다.

그러나 현재 오서가 드러낸 언행을 보면 그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순식간에 김연아가 준비해오던 새 프로그램을 폭로하는 존재로 바뀐 오서의 행동은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IMG는 그들이 주최한 아이스쇼에 김연아가 출연하면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의견을 전했었다. 그러나 이 일은 끝내 관철되지 않았고 김연아는 이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훈련에 전념해야 했다.



그리고 228.56의 경이적인 점수로 올림픽 챔피언이 된 뒤, 김연아는 또다시 진흙탕 싸움의 중심에 있다. 김연아는 피겨 역사상 한 획을 그은 스케이터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술과 연기력을 김연아처럼 동시에 잘했었던 스케이터는 피겨 역사상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가장 중요한 결론은 최종적인 피해가 선수 당사자에게 가서는 안 된다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올림픽 챔피언인 자신의 꿈을 이룬 후에도 어른들의 다툼 속에서 상처를 받고 있다.

[사진 = 김연아, 데이비드 오서, 데이비드 윌슨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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