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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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진행-광민, 제2의 태균-범호를 향하여

기사입력 2010.05.14 08:04 / 기사수정 2010.05.14 08:04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올 시즌 첫 3연승이다.

한화는 LG와의 주중 청주 3연전을 독식하며 13승 25패를 기록, 7위 넥센에 2게임 차로 다가섰다. 지난 11일 류현진의 눈부신 활약으로 연승의 포문을 연 한화는 12일과 13일 4,5번 타자 최진행과 송광민의 호타로 좋은 분위기를 주말 대전 KIA 3연전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사실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한화에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중심타선의 '파워 업'인데, 최진행과 송광민의 활약은 한화 팬들에게 시즌 첫 3연승 만큼이나 의미 있는 선물이 됐다. 

4번 부담 털어내다

최진행은 김태균과 이범호가 빠져나간 한화 타선에서 올 시즌 일찌감치 4번 타자로 낙점받았다. 스윙 매커니즘이 좀 거칠기는 하지만 파워만큼은 김태균을 능가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한대화 감독의 총애를 등에 업고 개막전부터 당당히 4번 타자로 나섰다.

그러나 험난한 1군 적응기를 보내야 했다. 개막 이후 6경기에 선발 4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했으나 25타수 5안타(1홈런)에 그쳐 4번 타자 자리를 내놓았다. 프로 1군 투수들의 각종 변화구와 변화무쌍한 볼 배합에 꼼짝없이 당했다.

불안한 외야수비로 인해 상대에 헌납한 경기도 생기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그와 함께 중심타순을 형성했던 김태완과 이도형은 부상으로 차례대로 나가떨어졌다. 한화 타선은 사실상 타 팀 1.5군 타선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그는 부담감이 늘어 배트에 공을 제대로 갖다 맞추지도 못했다. 그 사이 한화는 11연패의 암흑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한화의 4번 타자 자리는 돌고 돌아 다시 최진행에게 돌아왔다. 마침 김태완이 복귀하면서 정신적으로 달라졌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 독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는 최근 한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배트 헤드를 이용해 타구를 강하고 멀리 보내는 방법을 익혔다. 그리고 곧바로 효과를 봤다.

지난 11일 류현진이 대기록을 세웠던 그날 4타수 3안타로 방망이 감을 조율하더니, 12일과 13일에는 만루 홈런과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주중 청주 LG 3연전에서 거둔 성적은 12타수 7안타 2홈런 8타점.

무엇보다 타구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최진행은 그동안 배트의 원심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임팩트 순간에 팔 힘에만 의존하는 스윙을 하면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였다. 당연히 타구의 질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감독과의 특타 이후 특유의 호쾌한 스윙이 되살아났다.

타율은 0.266이지만 홈런 8개, 27타점은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4번 타자라는 부담을 털어냈고, 김태완, 송광민과 함께 중심타선에서 활약하면서 한화 중심타선에도 제법 힘이 실리게 됐다. 이제 한화 4번 타자는 당분간 최진행이 접수할 기세다.

조용한 상승세

송광민은 김인식 현 한화 고문의 눈에 들어 2008시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진가는 동국대 감독 시절 그를 지도했던 한대화 감독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한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송광민을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대신 주전 3루수로 꾸준히 기용했다. 한 방 있는 타격을 살리기 위해 한 감독의 배려를 받은 것이었으나 송광민은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문제는 올 시즌 무려 33개나 당한 삼진이었다. 사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109개의 삼진을 당하며 선구안에 문제가 있었다. 거의 한 게임당 하나씩 꼬박 삼진을 당한 셈이다. 장종훈 타격 코치와 이종두 수석코치 등이 팔을 걷어붙이고 선구안에 대한 조언을 했으나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이 커지면서 그 공간을 공략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큰 손해를 보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조금씩 나아지는 추세다. 그가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주로 상대한 투수들은 곤잘레스, 이범준, 김광삼 등 삼진을 잡는 능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투수들이었지만 무엇보다 신중하게 방망이를 휘두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관계없이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확립하는 모습이었다.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첫날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지난 12일과 13일 홈런 하나를 포함해 연속으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삼진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러면서 타율도 0.293으로 올랐다. 아직 2홈런 18타점에 머물고 있지만 방망이에 힘을 실을 줄 아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삼진 개수만 줄이면 충분히 무서운 5번 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제2의 태균-범호를 향하여

이미 한화는 어느 정도 완성돼 가는 김태완이라는 듬직한 중심타자가 있다. 그렇다면, 그와 함께 한화의 중심타순을 형성해야 할 선수는 최진행과 송광민이다. 공교롭게도 팀이 어려운 순간에서 해결사 본능을 발동했던 김태균과 이범호의 타순이 4,5번이었다.

이제 최진행과 송광민이 4,5번 타순에서 일본으로 떠난 두 선배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붙박이 중심타선으로 뛰는 것이 사실상 첫 해이고, 여전히 기술적으로 스윙이 거칠다. 다시 한번 다가올 집중견제도 뚫어내야 한다.

그러나 한 감독은 앞으로도 이변이 없는 한 중심타선을 김태완-최진행-송광민으로 꾸릴 작정이다. 한화의 선수층이 얇기도 하지만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두 선수의 '해결사 본능'을 다시 한번 읽어냈기 때문이다.

해결사는 '전직' 해결사가 안다. 전직 최고의 해결사 출신 한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화는 어쩌면 올 시즌 처음으로 3연승을 거둔 기쁨보다 최진행과 송광민에게 해결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더 큰 수확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제2의' 김태균과 이범호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와 맥을 같이한다.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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