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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권 타율로 본 '알짜배기' 강타자

기사입력 2010.05.11 13:38 / 기사수정 2010.05.11 13:38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11일 현재 타격 10걸은 박한이(0.375)-이대호(0.366)-손아섭,홍성흔(0.350)-최준석(0.342)-이숭용(0.337)-김동주(0.333)-오재원,채태인(0.321)-안치홍(0.315)순 이다.

그런데 팀의 득점에 직, 간접적으로 기여를 했다고 평가를 받는 득점권(주자 2루 이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의 분포는 타격 10걸 과는 완전히 다르다. 11일 현재 득점권 타율 10걸은 이종욱(0.577)-조인성(0.484)-이대호(0.463)-홍성흔(0.426)-이진영(0.400)-김현수(0.375)-최형우(0.373)-김강민,이숭용(0.364)-손시헌(0.357)순 이다.

이대호-홍성흔-이숭용의 같지만 다른 처지

타격 10걸 중 득점권 타율 10걸에 포함돼있는 선수는 이대호, 홍성흔, 이숭용 등 단 세 선수뿐이다. 이들은 득점권 유무를 떠나서 어떤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는 뜻으로 진정한 ‘알짜배기’ 강타자다. 그러나 이들 세 선수는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자신의 전체 타석 중 득점권 타석에 들어선 비율을 살펴보면 이대호와 홍성흔이 34.2%, 33.3%로 리그 7위와 9위였다. 이는 롯데 타선의 중심타순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그만큼 활발했음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반면 이숭용은 27.5%로 리그 27위에 머물렀다. 이숭용은 이대호와 홍성흔보다 적은 득점권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고, 타율과 득점권타율이 모두 훌륭하다는 것을 볼 때, 더 많은 득점권 상황이 주어진다면 더 좋은 활약도 기대된다.

그래서 이대호와 홍성흔은 11일 현재 타점이 34개와 43개로 리그 3위와 1위에 올라있다. 반면 이숭용은 겨우 타점이 10개로 55위에 머물러있다. 이숭용의 앞에 들어서는 넥센 타선의 분발이 이뤄진다면 이숭용은 더 많은 타점을 기록해 팀이 더 큰 보탬이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대호의 34타점 중 21개, 홍성흔의 43타점 중 37개가 득점권 상황에서 나왔지만 이숭용도 타점 10개가 모두 득점권 상황에서 나왔다. 이숭용의 타점이 비교적 적다고 해서 결코 영양가가 없는 타격을 했던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득점권 강자도 강자 나름 

위의 세 선수는 모두 올 시즌 각 팀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좋은 타자다. 그런데 타율이 다소 떨어지지만 득점권 타율이 높은 7명의 선수 중에서도 재미있는 상황이 있다.

우선 득점권 타율 2위, 7위, 8위인 조인성, 최형우, 김강민은 자신의 전체 타석 중 득점권 타석의 비율이 35.5%, 38,5%, 41.3%로 높은 편이다. 세 선수는 자신의 타석 중 득점권 타석의 비율이 리그 6위, 2위, 1위였고 타점 또한 25타점, 40타점, 26타점으로 리그 6위, 2위, 5위에 올라있다. 특히 이들은 전체 타율도 21위(0.281), 29위(0.273), 18위(0.292)로 괜찮은 편이다. 그러면서도 숱한 찬스에서 숱하게 해결을 잘했던 선수들이었다. 올 시즌 최형우는 삼성의 중심타자다운 해결능력을, 조인성과 김강민은 SK와 LG 하위타선의 뇌관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그런데 득점권 타율 1위인 이종욱은 본인의 전체 타석 중 득점권 타석 비율이 25.9%로 리그 40위에 불과했다. 그래서 17타점으로 타점 부문 리그 22위에 올라있다. 이종욱은 득점권 표본이 적은 탓에(29타석) 득점권 타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중심타자가 아니라 주로 밥상을 차리는 선두타자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득점권 타석 비율이 낮았던 것이 이해가 된다. 높은 득점권 타율에 비해 타점이 적어도 결코 평가절하를 할 수 없는 이유다. 게다가 두산에서 하위타순에 위치하는 손시헌은 이종욱 앞에서 찬스 때 타점을 매우 잘 쓸어 담는다.

반면 득점권 타율 3위, 4위, 10위인 이진영, 김현수, 손시헌은 자신의 전체 타석 중 득점권 타석의 비율이 26.5%, 29.7%, 27.5%로 리그 39위, 24위, 36위에 머물렀다. 그래서 타점이 18타점, 20타점, 24타점으로 리그 20위, 15위, 8위에 올라있다. 타점이 적다고 해서 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이유다. 오히려 팀의 중심타순에 들어서는 이진영과 김현수는 앞에 나오는 타자들이 타점기회를 제대로 주지 못했거나, 앞에서 해결을 한 후 타석에 들어선 비율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손시헌의 경우 주로 하위타순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득점권 타석의 비율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타점 부문 8위라는 것을 본다면 '숨은' 알짜배기 강타자라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이종욱, 조인성, 이진영, 김현수, 최형우, 김강민, 손시헌은 타율에 비해 득점권 타율이 높은 대표적인 알짜배기 강타자다. 그리고 이대호, 홍성흔, 이숭용은 득점권이 아닌 상황마저 강했던 진정한 강타자다. 그렇다고 해서 타격 10걸에 포함된 선수 중 득점권 타율의 상위권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를 폄하 하는 것은 아니다. 타격은 어떤 상황이든 3할을 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득점권 타율의 결과에 따라 어떤 타자의 가치의 높고 낮음을 구분할 수 없다. 

또한, 이숭용의 사례로 볼 때 득점권 타율은 자신의 능력과는 별개로 득점권 상황을 맞이하는 것 자체가 개인의 능력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득점권 타율이 높아도 득점권이 아닐 때 찬스를 만들거나 후속 타자에게 득점권 상황으로 이어줄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약한 선수는 결코 만점 타자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득점권 타율 자체가 허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득점권 타율 10걸에 포함된 선수들은 팀 득점에 어떤 방식으로든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알짜배기' 강타자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이대호-이종욱-이숭용ⓒ각 구단 제공]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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