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2년 차 외야수 박재현(KIA 타이거즈).
5월 들어 갑자기 홈런 페이스가 올라간 박재현이 이번에는 멀티홈런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KIA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8-2로 승리했다.
광주에서 2연패를 당하고 넘어온 KIA는 이날 승리로 수렁에서 탈출했다. 시즌 전적은 16승 18패 1무가 돼 5위와 승차가 벌어지는 걸 막았다.
KIA는 박재현(좌익수)~박상준(1루수)~김선빈(2루수)~김도영(3루수)~아데를린 로드리게스(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호령(중견수)~김태군(포수)~박민(유격수)의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4월 말부터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는 박재현이 11경기 연속 1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시즌 3번째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던 지난달 26일 광주 롯데전에서 이날 선발 나균안에게 1회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박재현은 나균안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첫 타석부터 보여줬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나균안의 2구 낮은 슬라이더에 배트를 냈다. 타구는 오른쪽으로 뻗어나가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가 됐다. 비거리 125m, 타구 속도 159km/h의 총알 같은 타구였다.
이 홈런은 박재현의 개인 첫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올 시즌 리그 4번째, 통산 317번째 기록이었다. KIA는 1-0으로 앞서나갔다.
3회에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박재현은 5회 다시 한번 출루에 성공했다. 1사 후 타석에 나온 그는 나균안의 변화구를 받아쳐 2루수 옆을 지나가는 우전안타로 살아나갔다. 세 타석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한 것이다.
이어 7회에는 모두를 놀라게 할 장면을 만들었다. 1사 후 나온 박재현은 초구 번트모션을 했으나 헛스윙 판정을 받았다. 이어 다음 공으로 들어온 직구를 통타, 우중간으로 날아가 관중석에 꽂히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비거리 130m, 타구속도 165.1km/h였다.
이로써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로 지명받아 데뷔한 박재현은 처음으로 멀티홈런 경기를 달성했다. 또한 통산 5개의 홈런 중 3개를 롯데전, 그것도 나균안에게만 몰아쳤다.
기세를 올린 박재현은 8회에도 볼넷으로 나갔고, 박상준의 좌중간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이날 박재현은 5타석 4타수 3안타(2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박재현, 박상준 두 테이블세터의 활약이 돋보였다"며 "박재현의 선취점, 재역전을 가져오는 홈런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재현은 "오늘 경기 전 몸이 무거운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경기를 많이 나가다 보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코치님이나 선배님들한테 물어봤다. 몸이 무거워서 스윙이 안 돈다고 더 세게 돌리면 오히려 무뎌진다고 하셨다. 똑같이 가볍게 치라고 하셔서 그런 느낌으로 해보려고 했는데 시작부터 결과가 잘 나왔다"고 밝혔다.
박재현은 초반부터 빠른 카운트에서 과감한 공격에 나섰다. 그는 "요즘 타선에서 잘 안 터지다 보니까, 1번타자 나가서 공을 많이 보는 것도 보는 건데 공격적으로 쳐서 뒷 타자들에게도 칠 수 있다는 영향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7회 홈런 이전 기습번트 시도에 대해서는 "1루수와 3루수를 앞으로 끌어들여서 빠져나갈 공간을 더 확보한 다음 치려고 했다"며 "그게 홈런이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재현은 이날 경기 포함 5월 들어 7경기에서 타율 0.444, 4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46경기에 나와서도 홈런 3개를 기록했던 그는 갑자기 거포(?)로 변신했다.
이에 대해 "정말 모르겠다. 모두가 의문이다"라며 웃은 박재현은 "하드 히트를 치려고 하니까 잘 맞고 앞에서 맞으면 멀리 간다"고 얘기했다.
인천고 졸업 후 지난해 KIA에 입단한 박재현은 시범경기에서 4할대 타율로 날아다녔다. 하지만 정작 정규시즌 58경기에서는 1할도 되지 않는 타율(0.081)을 기록했다.
박재현은 "작년에는 내 위치를 확실하게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프로를 온 사람들은 누구나 야구를 잘하는 선수다.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는데, 작년에는 프로에 와서 마냥 그런 자신감만으로는 절대 프로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다 보니 올해의 활약이 기쁠 수밖에 없다. 박재현은 "잘하는 날엔 재밌고, 팀까지 이기면 기분이 배가 된다.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해서 팀 분위기가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팀에서의 역할에 대해 박재현은 "처진 분위기를 한 번씩 올려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열심히 하려고 이기고 있을 때는 액션도 좀 크게 한다"고 밝혔다.
사진=부산, 양정웅 기자 / KIA 타이거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