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멕시코 고지대에서 벌어진 참패가 대회 탈락 이상의 후폭풍을 낳고 있다.
경기 내용도 충격적이었지만, 경기 후 마르크 도스 산토스 LAFC 감독의 상대 사령탑 향한 거친 발언이 논란에 불을 지피면서 여론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임계점에 달했던 팬들의 분노가 결국 폭발하는 분위기다.
LAFC는 지난 7일(한국시간) 멕시코 톨루카의 에스타디오 네메시오 디에스에서 열린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준결승 2차전에서 톨루카에 0-4로 완패했다.
1차전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LAFC는 무승부만 해도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원정에서 무너지며 합산 스코어 2-5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북중미 정상 문턱까지 다가섰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셈이다.
경기 내용은 일방적이었다.
전반 초반 LAFC는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기점으로 한 역습에서 드니 부앙가와 티모시 틸먼이 연달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에 실패했다. 이 장면은 결과적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한 결정적 분기점이 됐다.
이후 흐름은 완전히 톨루카 쪽으로 기울었다. 중거리 슈팅과 빠른 압박을 앞세운 톨루카는 전반에만 18개의 슈팅과 8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LAFC를 몰아붙였다.
후반 들어 경기는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4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한 LAFC는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에베라르도 로페스의 중거리 슈팅에 추가 실점을 내줬다.
수비 불안과 체력 저하가 겹치며 균형이 완전히 깨진 LAFC는 이후 수적 열세까지 겹쳤다. 후반 41분 라이언 포르테우스가 결정적인 실수 이후 퇴장을 당하며 LAFC는 10명으로 싸워야 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더 허용하며 0-4 완패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이날 경기가 열린 고지대 환경은 LAFC 선수들에게 치명적이었다.
해발 약 2670m에 위치한 경기장은 산소가 희박해 체력 저하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LAFC는 시간이 지날수록 활동량이 급격히 떨어졌고, 전방에서 손흥민이 고립되는 장면이 반복됐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슈팅 0회에 그치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통계 매체 기준 팀 내 최저 평점인 5.3을 받았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이 경기를 사실상 '완패'로 규정하면서 LAFC에 등을 돌렸다.
'USA투데이'는 "톨루카가 LAFC를 4-0으로 압도하며 결승에 올랐다"며 "전반부터 힘의 차이가 분명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는 더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CBS' 역시 "후반 두 골로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고, 추가시간 두 골로 승부를 마무리했다"다면서 "LAFC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들의 패배를 지켜봤다"고 전했다.
문제는 경기 이후였다. 패배 자체보다 더 큰 논란은 감독의 발언에서 터졌다.
미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2차전 대승 이후 톨루카 벤치에서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춤을 추는 등 다소 과격한 세리머니를 보였는데, LAFC의 도스 산토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톨루카 사령탑인 안토니오 모하메드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상대 벤치에 광대들이 있었다"며 "이길 때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오늘 그가 경기 후 보여준 행동은 광대 같은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스 산토스 감독은 "나는 사람으로서 품격을 알고 있고, 이기는 법과 지는 법을 안다. 하지만 오늘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고 덧붙이면서도 "그와 톨루카의 결승 진출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상대를 존중하는 발언을 덧붙였지만, 이미 '광대'라는 표현은 강한 파장을 낳기에 충분했다.
이를 들은 모하메드 감독도 즉각 반박했다. 그는 "1차전에서 우리가 졌을 때 LAFC가 과하게 기뻐했다"며 "우리는 그것이 지나치다고 느꼈다. 그래서 오늘 골을 넣었을 때 크게 외친 것뿐이다. 일종의 되갚아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냉정했다. 이미 경기력 문제로 불만이 쌓여 있던 상황에서 감독의 발언은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LAFC 공식 SNS에는 "산토스를 자르고 새로운 전술로 바꿔야한다"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고, "산토스 OUT(나가라)"라는 댓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부 팬들은 "지난 몇 주부터 이어지는 경기력 하락이다", "너무 창피하다. 선수들을 무능하게 만드는 감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LA FC 팬 SNS인 'LA FC X' 역시 경기 종료 후 "산토스 감독을 잘라야 한다. 상대에게 완벽하게 당했다. 재앙 수준의 경기 운영이었다"며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다.
물론 팬들의 불만은 이번 탈락 하나만으로 쌓인 것이 아니다.
LAFC는 이번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MLS 경기에서 주축 자원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이로 인해 MLS에서 연속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순위마저 하락하며 선두 산호세와의 격차는 무려 7점 차이로 벌어진 상황이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 됐다.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남은 MLS 시즌에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도스 산토스 감독 앞에 놓이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