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리오넬 메시 없지만 손흥민 있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 4회 수상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손흥민이 신대륙에 가자마자 미국을 접수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는 중이다. 손흥민의 터트린 환상적인 골에 MLS 사무국도 그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축구의 신'이자 발롱도르 8회 수상자인 메시도 없었다. 손흥민의 가치가 더욱 빛났다.
데뷔 1~3번째 경기에서 페널티킥 유도와 어시스트, 득점을 연달아 챙긴 손흥민이 2주 연속 MLS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MLS는 26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30라운드 '이주의 팀' 11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 명단에 손흥민 이름 석자가 포함됐다.
손흥민은 대니 무소브스키(시애틀), 샘 서리지(내슈빌)와 함께 전방 스리톱 중 한 명에 포함됐다. 로빈 로드(미네소타), 하니 무크타르(내슈빌), 아이든 오닐(뉴욕 시티)가 미드필더 3명이었다. 대니얼 무니(산호세), 마마두 포파나(뉴잉글랜드), 카이 바그너(필라델피아), 야마네 미키(LA 갤럭시)가 수비수로 선정됐고 골키퍼는 공교롭게 손흥민에게 프리킥 골을 내준 마이클 콜로디(댈러스)가 뽑혔다.
주간 MVP는 손흥민이 아니었다. 같은 날 스포팅 캔자스시티와의 맞대결에서 페널티킥 포함 해트트릭을 폭발한 무소브스키가 MVP가 됐다.
손흥민은 앞서 지난 19일 MLS 29라운드 직후 발표된 '이주의 팀'에도 리오넬 메시와 함께 들어가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손흥민은 지난 19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2-0 완승을 마무리하는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면서 미국 무대 첫 공격포인트를 뽑아냈다.
이번 27라운드에선 메시가 빠졌다. 1987년생으로 38세인 메시가 모든 경기를 뛰진 않는다. 이번 인터 마이애미 경기에서도 빠졌다. 마이애미는 DC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으나 메시는 아예 쉬었다.
손흥민이 미국 전역 누비는 원정 3연전 강행군 속에서 아름다운 프리킥 골을 넣은 게 더욱 빛나는 순간이다.
MLS를 사로잡은 환상적인 프리킥이 팬들은 물론 미국의 축구 전문가들 마음까지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지난 24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FC 댈러스와의 2025 MLS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전반 6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지난 7일 로스앤젤레스 FC(LAFC)에 입단한 손흥민의 MLS 첫 골이 나왔다.
입단 사흘 뒤인 10일 시카고 파이어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교체 출전해 상대 파울을 유도, 동점골로 이어지는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미국에 가자마자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세 번째 경기에선 미국 축구팬들이 기대한 골을 넣었다. 그냥 골도 아니고 월드클래스임을 입증한 환상적인 골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6분 페널티아크 부근 왼쪽 먼 곳에서 프리킥 찬스가 나오자 키커로 나섰다. 자신의 전매특허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상대 골문 상단 구석을 정확하게 노렸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댈러스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손흥민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간 직접 프리킥 골이 단 하나였기 때문에 그의 미국 무대 첫 골 가치가 더욱 빛났다.
경기는 비록 1-1 무승부로 끝났으나 손흥민의 골은 LAFC와 댈러스 팬 모두를 매료시켰다.
손흥민은 이제 홈 경기를 준비한다.
오는 31일 로스앤젤레스 BMO 경기장에서 샌디에이고와 입단 후 첫 홈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댈러스전을 마친 뒤 "원정을 3경기 연속 다니니까 힘들다"고 했다. 미국은 나라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는 최장거리 비행의 경우 선수들이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손흥민도 이를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홈팬들과의 첫 만남을 기다리는 중이다.
손흥민은 샌디에이고전 이후엔 동부 끝 뉴저지로 이동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사진=MLS SNS / LAFC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