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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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띠 특집 ③] 악몽에서 깬 봉중근, 한계에 도전한다

기사입력 2016.02.08 06:40 / 기사수정 2016.02.07 21:36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지난해 봄은 봉중근(36,LG)에게 공포 영화와도 같았다. 악몽에서 깬 그가 원점으로 돌아간다.

지난 4년간 봉중근은 LG 트윈스의 굳건한 수호신이었다. 마무리 투수를 고정시켜놓고 3시즌 이상 전력을 꾸리는 팀은 매우 드물다. 그만큼 경기를 마무리 짓는 '마무리 투수'라는 자리는 심리적, 체력적으로 힘든 보직이다.

그랬던 봉중근이 다시 변화를 준비한다. 지난 시즌말. 봉중근은 선발 복귀를 선언했다. 4년간 지켜온 마무리 투수라는 타이틀을 떼고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맡겠다는 뜻이다. 

한국 유턴 이후 그의 첫 보직이 선발 투수였다. 당시 LG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봉중근이 잘 던지고도 뒷문이 불안해 승리를 못챙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의 과거 별명인 '봉마리아', '봉크라이' 같은 것들도 그때 파생됐다. 

봉중근이 변화를 결심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지난 봄의 악몽도 있었다. 시즌 초반 구위가 이상하리만치 올라오지 않으며 거의 매 경기 등판때마다 아슬아슬한 투구를 펼쳤다. 피안타 1개에 울고 웃어야 하는 마무리 투수에게는 간담이 서늘한 기억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선발 전환을 결정했다. 팬들에게 봉중근이라는 이름을 다시 입증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단단한 결심도 함께였다.

당장 1선발, 팀의 '에이스'를 자칭하지 않는다. "1~3선발을 도와줄 수 있는 4~5선발의 역할을 하겠다"는 그는 "체력과 강약조절 등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꼈다. 마무리캠프, 자율 훈련까지 잘 소화하고 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5년만의 마무리 캠프를 자청하며 기본부터 준비했다.

마무리라는 무거운 짐을 후배들에게 떠넘긴 것 같은 미안함도 있다. 봉중근은 "마무리는 1이닝에 목숨을 걸어야하는 보직이다. 하지만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 후배들이 블론세이브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 같은데, 모든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블론세이브를 할 수도 있다는 대담한 생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LG는 정찬헌과 임정우를 놓고 차기 마무리를 저울질하고 있다.

80년 원숭이띠인 봉중근은 어느덧 올해 만 서른여섯이다. 후반전으로 접어든 야구 인생에서 다시 한번 도전을 택했다. 한계 도전을 자처한 그의 2016년은 어떤 모습일까.

NYR@xportsnews.com/사진 ⓒ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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