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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 극복까지 5년' 조윤지 "나태함, 발목 잡아왔다"[XP인터뷰]

기사입력 2016.01.13 07:00 / 기사수정 2016.01.13 09:29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2015년을 뜨겁게 달군 박성현(24,넵스)이라는 '신데렐라'가 있었다면, 조윤지(25,NH투자증권)는 '백설공주'다. '나태함'이라는 독에서 깨어나 '커리어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조윤지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단 1승으로 상금 3위(6억5406만2500원)에 올랐다. 선수들이 주시하는 평균타수에선 71.13타로 3위를 마크했다. 이같은 활약에 "상금이 큰 대회에서 우승, 거기에 꾸준해서 가능했다"고 했다.

지난 E1채리티오픈 8연속 버디로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명장면'에 선정되기도 한 조윤지의 올겨울은 더 바쁘다. 새로운 스폰서를 만났고 전지훈련 짐도 마저 싸야한다. 기자의 간곡한 부탁에 어렵게 시간을 낸 조윤지와의 만남은 8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뤄졌다.



▶5년간 조윤지를 덮친 그림자, '나태함' 그리고 '부담감'

조윤지의 부모는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스포츠 스타'다. 아버지는 삼성 라이온즈 출신 야구인 조창수(67) 씨다. 어머니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을 이끈 '날으는 작은 새' 조혜정(63) 씨다.

'스포츠 스타' 부모를 둔 선수, 이미 언니인 조윤희를 통해 부담감의 무게를 느꼈다. KLPGA 투어 프로로 활동했던 조윤희는 은퇴 후 협회 이사, 조윤지 매니저 등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선수로는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부모님을 넘어야 한다'는 압박은 조윤지에게 이어졌다.

이른 성공도 독이 됐다. 지난 2010년 정규투어 데뷔 해에 1승(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 상금순위 8위(2억5850만2185원)로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투어 생활을 시작했다. 

예상을 훌쩍 웃돈 첫해 성적에 조윤지는 "성취감이 없었고 결국 나태해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2번째 우승인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트로피를 손에 넣는데 5년. 스스로도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우승은 1번인데 상금이 6억 원을 넘었다.
"가장 큰 대회(BMW레이디스, 우승상금 3억 원)서 우승했고, 덕분에 쉽게 상금을 쌓았다. 꾸준한 성적도 도움이 됐다. 만족스러운 한 해다."

-여기 오기까지 슬럼프가 길었다. (첫 우승 후) 꾸준히 하락세였다.
"사실 루키 시즌(2010)에 내가 목표했던 것보다 훨씬 큰 결과를 얻었다. 일찍 우승을 맛보니 나태해지고 성취감이 사라졌다. 2년 동안 '재미없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 부모님의 유명세도 영향이 있었다. 언니(조윤희)도 부모님 꼬리표가 달려 항상 괴로워했다. 언니와 장난으로 '우리는 올림픽 동메달 따야 본전'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어떻게 극복했나.
"마음을 다잡은 계기가 있었다. 당시 최나연 언니랑 같은 코치님 밑에서 레슨을 받았다. 당시 언니는 US오픈도 우승하며 잘나갔다. 그럼에도 무명인 내게 세세하게 모든 부분을 알려줬다. 언니 덕분에 골프의 재미를 되찾았고, 간절함을 되찾았다. 현재 같은 코치(안성현)님 밑에서 배우고 있는 (이)정민이의 시즌 초 활약도 내겐 좋은 자극이 됐다."



▶'해외진출 생각 없어', 다음 시즌 목표는 2승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이를 악물고 지난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여기에 '간절함'을 장착했다. 결과는 5년 만의 우승, 그리고 상금랭킹 3위였다.

행복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조윤지. 인터뷰 중에도 걸려오는 전화에 숨 돌릴 틈이 없다.

그럼에도 취미 생활은 틈틈이 한다. 네일아트,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조윤지는 짬이 나면 곧장 집으로 향한다. 인터뷰 도중 핸드폰을 내밀며 그림 실력을 자랑했다. 제법 그렸다.

-열매가 달다. 새로운 스폰서 계약 등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리던데, 본인의 전성기라고 생각하나.
"내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프로선수는 대우한 만큼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저기서 연락을 많이 줘 행복하다. '내가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

-평소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나.
"내가 보기와는 다르게 네일아트와 그림 그리기가 취미다. 골프를 안했다면 네일아트 가게를 차렸을 수도 있다. 또 집에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사진 ⓒ 조윤지 제공

-실력이 굉장하다.
"그림은 작년부터 '집중력 향상'을 위해 스스로 시작했다. 딱 한 번 배웠고, 이후론 집에서 독학 중이다."

-그림만 그리면 연애는 언제 하나.
"아직 골프만큼 좋은 사람을 못 만났다. 사실 몇번 하긴 했는데, 지금은 없다. 요새는 골프가 더 재밌다. 얼마 전 이상형인 (가수)2PM의 우영을 지인 소개로 만나 커피 한잔 했다. 떨려서 한마디도 못했지만 그걸로 만족한다."

-이제 다음 시즌 (국내 대회) 개막도 얼마 남지 않았다.
"주변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3승 하자'고 말한다. 하지만 일단 1승을 했으니 차근차근 실력을 올리고 싶다. 내년에는 2승이 목표다."

-장타도 있고, 샷도 좋다. 해외 진출 생각은 없나.
"안그래도 (박)성현이와 (이)정민이를 만났을 때 이야기가 나왔다. 근데 신기하게도 셋 다 해외 진출 생각은 없었다. 일단 국내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전)인지처럼 자연스럽게 기회가 오면 나가고 싶다."



etwoods@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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