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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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른쪽, 맨유의 장점을 약점으로 만든 무리뉴

기사입력 2015.04.19 03:5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결국 승부가 갈린 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른쪽이었다. 조제 무리뉴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었다.

첼시가 19일(한국시간) 스템포드브릿지에서 벌어진 2014-20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에서 맨유를 1-0으로 눌렀다.

경기 전 맨유의 오른쪽은 판 할 감독의 자랑으로 주목을 받았다. 후안 마타 때문이었다. 마타는 첼시에서 뛰던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포지션을 겉돌았다. 수비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리뉴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해 출전 기회도 적어졌다.

지난 2014년 1월에 있었던 첼시와 맨유의 경기는 하나의 단서였다. 당시 첼시는 3-1로 승리했다. 후반 중반 3-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뉴 감독은 오스카를 빼고 같은 포지션인 마타가 아닌 존 오비 미켈을 넣었다. 이를 두고 산티 카소를라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마타는 무리뉴에게 가서 직접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지를 물어봐야 된다"며 같은 스페인 대표팀 동료를 감싸기도 했다.

결국 마타는 고민 끝에 2013-2014시즌에 맨유에 합류했다. 많은 고민 끝에 이적했지만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데이빗 모예스 감독 시절 마타에 대한 최상의 활용법을 맨유는 찾지 못했다. 올 시즌부터 변화가 생겼다. 판 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마타를 적절하게 조정을 해줬다.

마타를 위해 새로운 포지션을 내세웠다. 바로 '폴스 라이트 윙'이었다. 가짜 날개다. 오른쪽 날개로 뛰지만 실제로는 오른쪽에 제한되지 않고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는 포지션이다. 가짜 공격수라고 불리는 '폴스9'과도 같은 개념이다.

스카이스포츠의 아담 베이트 기자는 "왼쪽 뿐만 아니라 판 할 감독은 오른쪽의 밸런스도 중요하게 여겼다"면서 "마타가 오른쪽에서 뛸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줬다. 그가 안들레 에레라와 안토니오 발렌시아다. 발렌시아가 공격에 가담하면 상대 수비진이 오른쪽으로 넓혀지면서 마타가 침투하고 패스할 공간이 생긴다. 에레라의 놀라온 포지션 절제력도 마타의 옆에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마타는 최근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3경기에서 맨유 내 30km 이상을 뛴 7명 가운데 한 명이 마타였다. 또한 82.2%의 성공률로 앙헬 디 마리아 등보다 더욱 효율적인 패싱력을 보여줬다. 지난 맨체스터 더비 등에서도 마타의 진가는 드러났다.

첼시를 상대로도 마타가 선 오른쪽은 맨유의 믿을 무기였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강점은 약점으로 바뀌었다. 무리뉴 감독의 노림수가 통했기 때문이었다.

첼시는 이날 수비를 탄탄히 하면서 역습을 노렸다. 공격을 나가는 방향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전반전에 선택한 곳은 맨유의 오른쪽이었다. 마타를 활용하기 위해 발렌시아가 공격에 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뒤에 남은 빈 공간을 노리겠다는 구상이었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결국 선제골이 맨유의 오른쪽이 붕괴되면서 나왔다.

전반 28분 라다멜 팔카오가 공을 잡지 못하면서 첼시의 왼쪽 공격이 시작됐고 오스카가 절묘하게 뒤로 내준 공을 에당 아자르가 받아서 돌파, 침착하게 왼발로 밀어넣었다. 실수를 깨달은 판 할은 후반 24분에 마타 카드를 걷어들였다. 대신 아드낭 야누자이가 들어가면서 발렌시아의 움직임도 변화가 생겼다. 이후에 첼시는 하미레스를 투입하면서 이번에는 맨유의 왼쪽을 파겠다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선제골 장면에서 나온 오른쪽 붕괴로 맨유는 0-1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기 막바지까지 파상공세를 폈지만 첼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의 선택과 지략이 이번에도 드러맞은 한판이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조제 무리뉴, 후안 마타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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