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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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하시고 쏘세요, 귓방망이!"…걸그룹 배드키즈(인터뷰)

기사입력 2014.04.25 01:46 / 기사수정 2014.04.25 09:01

한인구 기자
배드키즈가 '귓방망이'로 가요계 정복에 나섰다. ⓒ ZOO엔터테인먼트
배드키즈가 '귓방망이'로 가요계 정복에 나섰다. ⓒ ZOO엔터테인먼트


▲ 배드키즈(왼쪽부터 연지, 모니카, 지나, 봄봄, 은주)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흥겨운 리듬의 전자음이 잠시 숨을 고른다. "준비하시고 쏘세요." 잠깐의 정적 뒤에 이어붙는 호루라기 소리가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자칫 흔하게 들릴 수 있는 클럽 음악은 짧은 순간에 온몸을 흔드는 '시루떡 춤'이 더해지며 그것만의 특색을 부여받는다. "귓방망이 쫙쫙"이라는 후렴구는 이들의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끔 한다.

신인 걸그룹 배드키즈는 지난달 24일 데뷔곡 '귓방망이'을 발표했다. 신곡을 공개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방송에 출연한 적은 없다. 뮤직비디오와 야외 게릴라 콘서트로 활동했다. 그럼에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에는 '귓방망이' 춤을 따라 하는 패러디 영상이 쏟아졌다.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쉬운 멜로디와 재밌는 노랫말, 살벌할 정도로 격한 안무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귓방망이'라는 곡을 받았을 때 '정말 세다'라는 느낌을 받아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모니카)." 강한 콘셉트의 곡에  '시루떡 춤'이 입혀졌다. 지난해 클럽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춤이었다. 그러나 멤버 다섯 명 중 세 명은 클럽을 가본 적이 없었다. 기본 동작을 익히기 위해 한동안 노래를 틀어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루떡 춤만 췄다. 배드키즈 멤버들은 "한번 추고 나면 실신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드키즈 멤버들은 '귓방망이' 패러디 영상이 "재밌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클럽이나 술집에서도 저희 노래가 많이 나온다고 들었어요. 길거리에서 게릴라 공연을 할 때면 옆 가게에서 '귓방망이'를 틀어주시더라고요. 그러면 엄청 설레서 온종일 그 얘기만 해요(연지)."

리더는 모니카(23)다. 그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인지 멤버들은 모니카의 첫인상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고 했다. 그러나 모니카는 그룹에서 푸근한 엄마 같은 존재다. "아침에 눈을 뜨면 모니카 언니가 요리하고 있어요. 저희들에게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 잘 챙겨주죠(지나)." 모니카는 8년의 연습생 시절을 겪었다. "준비 과정에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죠. 부모님과 친구들 생각하면서 이 악물고 했어요(모니카)." 그는 짧지 않은 연습생 시절만큼이나 그룹에 대한 애착도 남달랐다.

지나(22)는 중학생 때까지 육상부 생활을 했다. 이후 예술고등학교로 진학하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웃는 얼굴이 최대의 장점이지만 되레 단점이 되기도 했다. "웃는 얼굴이 매력이죠. 얼굴이 워낙 웃는 상이다 보니 연습생 시절 혼나는 데도 웃고 있다고 오해를 받은 적도 있어요(봄봄)." 이어 멤버들은 모니카가 엄마라면 지나는 아빠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지나가 차분하게 배드키즈의 멤버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한다고도 덧붙였다.

배드키즈는 '식욕'에 대한 에피소드를 말하며 웃어보였다. ⓒ ZOO엔터테인먼트
배드키즈는 '식욕'에 대한 에피소드를 말하며 웃어보였다. ⓒ ZOO엔터테인먼트


팀의 분위기 메이커는 봄봄(22)이었다. 넘치는 끼로 그룹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멤버들은 봄봄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상황을 정리하기도 하지만 약간은 덜렁거리는 면도 있다고 했다. "저희들 물건을 잘 챙겨주지만 정작 자신의 물건은 놓고 가는 경우도 많아요(연지)." 이어 봄봄은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말하며 원래는 밴드 보컬로 활동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봄봄은 주위의 소개로 오디션을 보게 돼 배드키즈에 합류했다.

대학교 군사학과를 다니던 연지(21)는 군인의 길 대신 가수로 나섰다. 연지의 연습생 기간은 1년 남짓이었다. 당시 다니던 학교에서 방송 촬영이 진행되던 가운데 지금의 기획사 대표를 만나 오디션을 봤다. 연지는 이 자리에서 제자리멀리뛰기를 했다. "오디션에서 제자리멀리뛰기를 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겁이 없어서 뽑힌 것 같아요(연지)." 멤버들은 연지가 재주가 많지만 고집도 세다고 말했다. 연지는 이런 평가에 "주관이 뚜렷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도 "가끔 융통성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은주(20)는 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막내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춤, 노래, 연기 등을 배우며 꿈을 키워갔다. 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와 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재학하며 착실히 발걸음 옮겼다. 모든 일에 열심히 하는 막내는 데뷔곡에 대한 애착도 강했다. "저희 노래를 몇 천번 들었을 거에요. 잘 때도 '귓방망이' 노래만 들어요(연지)." 다른 멤버들도 은주의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은주는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 편이라고도 했다. "억울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티가 나기도 하는데 그 모습도 귀여워요(봄봄)."

서로 닮은듯 다른 길을 걸어온 다섯 명의 소녀들은 2년여 동안 동고동락했다. 나날이 쌓인 추억들은 서로에게 힘이 됐고 믿음을 끈끈하게 이어줬다. 배드키즈 멤버들은 호흡이 너무 좋아서였는지 "다 같이 폭식증에 걸려 2,3kg가 찐 적이 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멤버들이 체중계에 올라갔는데 하루만에 살이 부쩍 졌더라고요. 체중계가 고장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체중이 늘었던 거였어요(연지)." 다이어트는 걸그룹의 숙명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 모든 것도 배드키즈에게는 즐거운 에피소드였다. "살면서 한두 번 일어날까 하는 일들이 몇달 새에 일어났어요. 저희에겐 하루하루가 영화 같았죠(봄봄)."

배드키즈라는 이름과는 달리 이들은 쾌활하고 우직했다. 방송 데뷔를 앞두고 있지만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모두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꿈을 위해 포기해야만 하는 현실도 이미 받아들였다. "요즘 학생들 직업 선호도 1위가 가수라고 하더라고요. 그 직업을 갖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본인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어요(모니카)."

배드키즈에게 남은 건 방송 무대에서의 활약뿐이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그룹의 앞날에 관해 이야기했다. "저희 롤 모델은 포미닛 선배님들이에요. 노래마다 귀엽고 섹시하고 자유로우신 거 같아요. 노래마다 느낌이 다른 것과 같이 저희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포미닛을 롤 모델로 꼽은 배드키즈, 이들에게 남은 건 방송 무대뿐이다. ⓒ ZOO엔터테인먼트
포미닛을 롤 모델로 꼽은 배드키즈, 이들에게 남은 건 방송 무대뿐이다. ⓒ ZOO엔터테인먼트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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