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강 LA 다저스의 '차세대 카드' 사사키 로키(24)가 2026시즌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거친 신고식을 치렀다. 구속은 나왔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꾸준히 공략하지 못했고, 존에 들어간 공은 초반에 연달아 강타를 맞았다.
LA 다저스가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선발 사사키의 부진이 경기 초반 가장 큰 화두가 됐다.
다저스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에서 열린 2026시즌 MLB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10-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스프링캠프 개막 후 5전 전승 흐름을 이어갔다.
문제의 장면은 1회부터였다. LA 지역지 'LA 타임스'는 "사사키가 스트라이크를 만들어내는 데 애를 먹었고, 스트라이크 존에 넣은 공은 애리조나 타선에 강하게 공략당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사사키는 1회 선두타자 헤랄도 페르도모에게 강한 타구의 안타를 허용했고, 팀 타와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1사 후 놀란 아레나도가 좌익선상 2루타로 페르도모를 불러들였고, 일데마로 바르가스가 다시 한 번 2루타를 때려 타와와 아레나도까지 홈으로 불러들이며 0-3이 됐다.
사사키는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하며 흐름을 끊은 덕에 가까스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1회 후속 타자들을 삼진으로 정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고, 2회에도 첫 타자(드루 존스)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이어진 볼넷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사사키는 아라미스 가르시아에게 두 번째 볼넷을 내준 뒤 예정 이닝(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1⅓이닝 만에 교체됐다.
수치가 이날 등판의 난조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사사키는 1⅓이닝 동안 3실점(3피안타 2볼넷)을 기록했고, 전체 36구 중 스트라이크는 17개에 그쳤다.
다저스가 기대한 '압도적인 구위'는 일부 장면에서만 보였다. 최고 구속 98.6마일(약 158km/h)의 강속구로 삼진 3개를 잡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존 싸움이 무너졌고 초반 실점이 한 번에 몰렸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은 힘이 너무 들어갔다. 캠프 기간에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실전 경쟁이 시작되면서 과하게 던진 것 같다"며 "패스트볼에 지나치게 집착했고, 1회부터 계속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면서 스스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고 짚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사사키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커터·싱커 등 구종 확장을 시도 중"이라고 전하면서도 이날은 "초반에 스스로 구종 선택을 하며 포심 위주로 지나치게 단순해졌다"고 분석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1회 바르가스의 2타점 2루타까지 초반 득점 구간에서 사사키는 포심을 과하게 밀어붙였고, 이후 포수 달튼 러싱이 리드에 개입하면서 스플리터와 싱커를 섞은 뒤에야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2월 시범경기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지만, 사사키에게는 다르다. 그는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위해 실전 검증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로버츠 감독이 "(성공하려면) 스플리터를 축으로 던지고, 그 위에 커맨드 된 패스트볼을 섞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 사사키의 개인적인 선택도 맞물려 있다. 그는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달리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고사하고 다저스 적응과 빅리그 안착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국제대회 대신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 준비에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는 결정이었는데, 그만큼 올 시즌 초반 퍼포먼스에 대한 책임과 기대 역시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됐다.
첫 단추는 삐끗했지만 구속, 삼진, 구종 실험 등의 조각은 남겼다. 결국 다음 등판에서 사사키가 '스트라이크 비율'과 '초반 리듬'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다저스의 2026시즌 선발 구상은 물론, 사사키의 빅리그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