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리시 프리리미어리그 최하위 울버햄프턴 원더러스가 선두 아스널의 발목을 붙잡았다.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한 황희찬의 공백 속에서도 울버햄프턴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경기 종료 직전 기적 같은 무승부를 만들었다.
울버햄프턴은 19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아스널과 2-2로 비겼다.
아스널은 이번 무승부로 승점 58점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53)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 울버햄프턴은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조세사 골키퍼를 비롯해 야르손 모스케라, 산티아고 부에노,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백3를 구성했고, 미드필드에는 키키 차추아, 엔젤 고메스, 안드레, 우고 부에노가 배치됐다. 2선에는 부바카르 마네와 장리크네르 벨가르드가, 최전방 원톱에는 애덤 암스트롱이 선발 출전했다.
원정팀 아스널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다비드 라야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위리엔 팀버, 윌리엄 살리바,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피에로 잉카피에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3선에는 마르틴 수비멘디와 데클런 라이스가 짝을 맞췄고, 2선에 노니 마두에케, 부카요 사카, 가브리엘 마르티넬리가 이름을 올렸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빅토르 요케레스가 배치됐다.
경기 초반 흐름은 선두 팀다웠다. 아스널은 킥오프 직후부터 점유율을 장악하며 울버햄프턴을 강하게 압박했고, 이른 시간 선제골로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왔다.
전반 5분 라이스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사카가 문전에서 정확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은 선제골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울버햄프턴 골키퍼 조세사가 이어진 상황에서 계속해서 추가 실점을 막아내며 만회했다.
울버햄프턴은 전반 중반 악재까지 겹쳤다. 엔젤 고메스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결국 전반 22분 아로코다레와 교체됐다.
아스널은 계속해서 측면을 공략했다. 팀버와 마르티넬리의 크로스가 연이어 올라왔고, 마두에케의 헤더까지 이어졌지만 추가골로 연결되지는 않았고, 전반전은 1-0 아스널의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 초반 울버햄프턴이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후반 8분 암스트롱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홈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골은 다시 아스널 몫이었다. 후반 11분 가브리엘의 침투 패스를 받은 잉카피에가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문 상단을 갈랐다. VAR 확인 끝에 온사이드로 인정되며 점수는 2-0이 됐다.
승부가 기운 듯 보였지만, 울버햄프턴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6분 코너킥 이후 이어진 공격에서 공이 우고 부에노에게 흘렀고, 그는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며 강력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그대로 골대 상단 구석에 꽂혔고, 라야 골키퍼는 반응조차 할 수 없었다.
이후 경기 흐름은 달라졌다. 울버햄프턴은 압박 강도를 높였고, 아스널은 점차 수세에 몰렸다. 후반 25분 차추아 대신 호드리구 고메스를 투입하며 공격 숫자도 늘렸다.
그리고 이날 경기 하이라이트 장면이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4분 마네의 크로스를 라야가 처리하려다 가브리엘과 충돌했고 공이 흘렀다. 이를 이날 데뷔전을 치룬 19세 에도지가 강하게 슈팅했다. 칼라피오리가 골라인에서 막아섰지만 공은 몸에 맞고 골대를 때린 뒤 다시 그에게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 직후 기록은 자책골이었으나 사후 판정으로 에도지의 득점으로 정정됐다.
그대로 경기는 2-2로 마무리됐지만, 경기 종료 휘슬 직후 신경전까지 벌어졌다. 아스널의 제주스가 모스케라를 밀치며 양 팀 선수들이 뒤엉키는 장면도 나왔다.
이 결과로 아스널과 2위 맨시티와 격차는 5점으로 줄었다. 맨시티는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어서 우승 경쟁 주도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통계적으로도 아스널의 흔들림은 드러난다. 2026년 들어 리그에서 리드 상황에서 놓친 승점이 7점에 달한다. 또한 이날 결과로 선두 팀이 최하위 팀을 상대로 2골 차 이상 앞서다 승리를 놓친 프리미어리그 첫 사례가 됐다.
경기 후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어떤 의견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요구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인 것들을 너무 형편없이 해냈다. 감정적으로 말하기 쉽지만, 경기력으로 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울버햄프턴은 승점 10에 머물렀지만, 선두를 상대로 보여준 투지는 강등권 탈출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한편 황희찬은 이날 관중석에서 팀 동료들의 극적인 반전을 지켜봤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