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또 사우디 정복에 실패할까. 알나스르의 시즌 초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렸다.
호날두를 앞세운 알나스르는 사우디 프로리그 선두를 달리던 상황에서 알아흘리 원정에서 2-3으로 패하며 사실상 우승 경쟁 구도에 큰 변곡점을 맞았다.
시즌 첫 패배이자, 선두 자리를 추격 중인 알힐랄에게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는 치명적인 결과다.
알나스르는 3일 (한국시간) 사우디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펼쳐진 2025-2026시즌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 12라운드 알아흘리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번 경기는 경기 전부터 순위 싸움의 핵심 매치업으로 주목받았다.
알나스르는 승점 31점으로 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이어 2위 알힐랄(승점 29)부터 3위 알타아원(승점 28) 등이 상위권에 포진한 가운데, 4위 알아흘리(승점 22) 역시 상위권 재도약을 위해 반드시 승점이 필요했다.
알나스르는 이날 경기로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면서 한 경기를 덜 치룬 알힐랄에게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홈팀 알아흘리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골문은 압둘라흐만 알산비가 지켰고, 수비진에는 알리 마즈라시, 메리흐 데미랄, 모하메드 술라이만, 알 하우사위가 포진했다. 중원에는 알부라이칸, 곤살베스, 지야드 알조하니, 발렌틴 에도아, 갈레노가 섰고, 최전방 투톱에는 이반 토니와 마테우스 곤살베스가 나섰다.
이에 맞선 알나스르 역시 4-4-2로 맞불을 놨다. 알아키디 골키퍼를 비롯해, 알간남, 알암리, 이니고 마르티네스, 알나세르가 수비 라인을 형성했고, 중원에는 웨슬리, 마르셀루 브로조비치, 앙겔루 가브리엘, 킹슬리 코망이 배치됐다. 공격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주앙 펠릭스의 투톱 조합이었다.
경기 초반 흐름은 완전히 알아흘리 쪽으로 기울었다. 전반 5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갈레노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토니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도 알아흘리는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템포로 알나스르를 몰아붙였다.
전반 20분에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마즈라시가 길게 넘긴 공을 토니가 받아 단숨에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 골을 기록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2-0가 됐고, 알나스르는 경기 초반부터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알나스르는 전반 중반 이후 조금씩 반격에 나섰다. 그러던 전반 30분 뜻밖의 장면에서 추격골이 나왔다. 알간남이 내준 공을 알암리가 중거리에서 슈팅했고, 이 공을 알아흘리 골키퍼 알산비가 다리 사이로 흘리며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점수는 2-1로 좁혀졌다.
기세를 탄 알나스르는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까지 만들어냈다.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 브로조비치의 크로스를 알암리가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수비수 알암리는 이날 두 골을 기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전반은 2-2로 종료됐다.
후반 들어서도 흐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알나스르는 하프타임 직후 교체 카드를 꺼내며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알아흘리가 만들어냈다. 후반 10분 프리킥 상황에서 토니가 박스 안으로 공을 띄웠고, 이를 데미랄이 수비 사이에서 헤더로 마무리하며 3-2를 만들었다. 이날 토니는 두 골뿐 아니라 결승골의 기점 역할까지 해내며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알나스르는 동점을 위해 공세를 강화했지만 공격의 중심에 있어야 할 호날두가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후반 35분 안젤루가 올린 크로스를 받은 호날두는 박스 안에서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이후 먼 거리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 역시 크게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막판에는 감정이 격해지며 혼전이 벌어졌다. 옐로카드가 연달아 나왔고, 후반 추가시간 6분에는 알아흘리의 마즈라시가, 추가시간 8분에는 알나스르의 알부살리가 퇴장당했다.
하지만 해당 퇴장들은 경기 결과를 바꾸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알아흘리의 3-2 승리로 종료됐다.
이번 패배로 알나스르는 지난 경기까지 이어오던 리그 11경기 무패 행진이 끊겼으며, 알힐랄에게 선두 자리를 내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알나스르는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 경기를 덜 치룬 알힐랄과의 격차는 2점에 불과하다.
심지어 알힐랄 역시 현재 11경기 9승 2무로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상승세다.
호날두는 2022-2023시즌 사우디 리그 합류 이후 아직 리그 및 국내 메이저컵 우승이 없다. 따라서 호날두 체제에서 또 한 번의 우승 실패 가능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비록 한 경기 패배일 뿐이지만, 호날두에게 이번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알나스르의 우승 경쟁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