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020∼2024년 범죄 이력이 있는 지도자들이 체육 현장에서 여전히 활동했으며,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절차에도 불공정한 측면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대한체육회 운영 및 관리·감독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대한체육회에 지도자 자격 결격 대상자들에 대한 조치 방안과 국가대표 선발 공정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체육회에 대한 감독 가능을 적절히 행사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체부는 2020년 8월 지도자 자격증 보유자만 지도자 등록이 가능하도록 체육회에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자격증 보유자에 대해선 정기적인 범죄 이력 조회가 이뤄지는 점을 활용해 신청자의 범죄 경력에 따른 결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체육회는 현장 지도자들이 체육 지도자 자격을 취득할 시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제도 시행을 올해 말까지 6년에 걸쳐 유예하고 있다.
이에 감사원 점검 결과 2020년 8월∼2024년 12월 폭행·성폭력 등 범죄로 자격증이 취소된 222명이 학교 등 체육 현장에서 지도자로 활동했다.
감사원은 "관련자 소명 등 사실관계 확인 후 등록 금지 등 신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학교폭력 가해 선수에 대한 대회 참가 제한 등 사후 관리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체육회는 2021년 11월부터 가해 학생의 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폭력 자료의 확인 없이 선수들의 서약서에만 의존한 결과 학교폭력 사실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고, 2022∼2024년 152명의 학교폭력 가해 이력 선수들이 각종 대회에 1∼13회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방식에 불공정한 측면이 있고, 선수 선발 과정에서 선수들이 이의를 제기한 사안도 적절히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도 확인됐다.
감사 결과 지난 2022∼2024년 29개 종목 단체에서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방식 결정과 후보자 평가를 담당하는 이사 및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 70명이 해당 직을 유지한 채 국가대표 지도자에 지원해 선발됐다.
결국 본인이 참여해 확정한 기준에 따라 지도자에 지원해 선발되는 셈이어서 지도자 선발 절차의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데도 체육회가 이를 방치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체육회는 이와 별개로 농구협회와 철인3종협회가 자격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국가대표 지도자로 선발해 승인을 요청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승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종목 단체장은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선수들의 이의 신청 처리 결과를 체육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체육회는 보고 여부를 종목 단체에 맡겨놓고 사실상 방치했다.
그 결과 2022∼2024년 종목 단체에 이의 신청이 접수된 24건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이 가운데 13건은 체육회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회는 이와 함께 합리적 사유 없이 종목별 국가대표 강화훈련 지원 등급을 결정했고, 전 선수촌장은 자의적 판단에 따라 특정 종목 선수단의 입촌 훈련을 제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체육회는 2024년 파리올림픽 대비 국가대표 강화훈련 계획을 수립할 때 이유 없이 자체 기준에 따라 금메달 가능 종목으로 분석된 사격 대신 근대5종을 최상위 지원등급으로 분류해 지원을 확대했다.
감사원은 일부 종목 단체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을 충분히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선수 개인에 대한 후원을 획일적으로 제한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어려움이 발생하는데도 체육회가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기흥 전 체육회장이 정관을 위반해 이사회와 스포츠공정위원회 등 주요 의사결정 기구를 자의적으로 구성했다고도 밝혔다.
감사원은 "전 체육회장은 제41대 회장 취임 이후 자신 또는 선거캠프 인사들이 추천한 후보로 이사회를 구성해 올림픽 종목 단체를 대표하는 이사가 과반수가 되도록 의무화한 정관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그가 문체부 통제를 회피하기 위해 예산 규정을 개정한 후 행사성 예산을 증액하는 등 방만한 운영으로 재정 부담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자문 기구를 다수 구성하고 문체부가 설치를 반대하는 직위를 편법 운영하는 등 부당하게 조직을 운영했다고도 강조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감사원 조사 과정에 사실상 불응했으며 형식적인 서면 답변만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감사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