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한 목표 의식을 드러냈다.
일본은 월드컵 무대에서 아직 넘어서지 못한 16강의 벽을 넘어, 그 이상을 바라보겠다는 각오다.
모리야스 감독은 신년 기념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를 "결과에 집착해야 할 월드컵"으로 규정하며, 2026년의 한자어로 '이길 승(勝)'을 꼽았다.
1일 '교도통신'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모리야스 감독은 신년 인터뷰에서 2026년을 상징할 한자어에 대한 질문에 "월드컵의 해이니까 '승'이 아닐까"라면서 "결과에 집착하며 해나가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 온 것을 계속 이어가는 것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로 분패하고 일본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던 모리야스 감독이 이젠 확고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튀니지,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B조 승자와 함께 F조에 편성됐다.
조 추첨 직후 일부 일본 언론이 이 조를 '죽음의 조'로 평가했을 만큼, 결코 수월한 일정은 아니다.
일본의 월드컵 첫 경기는 6월 14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리는 네덜란드전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 모리야스 감독은 "중요하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3위로도 다음 라운드에 오를 수 있고, 지난 대회 우승국이었던 아르헨티나 역시 첫 경기를 패했다"며 "승리가 흐름을 타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나는 '모멘텀'이라는 말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모리야스 감독이 강조한 것은 팀의 절대적인 힘이었다. 그는 "우리가 강하다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며 "전술적인 상성도 중요하지만, 대회 전에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잘 보여줄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카타르 월드컵 당시 일본이 선택했던 실리적 접근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실제로 일본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연달아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조별리그 2차전 코스타리카전에선 충격패하기도 했다. 조 1위로 오른 16강전에서도 다른 조 2위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거의 다 잡은 듯 싶었던 8강 티켓을 놓치고 일본 국민들 앞에서 고개 숙였다.
모리야스 감독은 그 경험을 발판 삼아 이후 대표팀의 방향성을 더욱 분명히 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브라질을 상대로 홈에서 3-2 역사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비록 친선경기였지만, 일본 대표팀이 세계 정상급 팀들을 상대로 주도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였다.
모리야스 감독 역시 이러한 변화를 인정했다. 그는 "이번 대표팀은 분명히 더 강해졌다"며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도 할 수 있고, 때로는 수세적으로 내려서면서도 끈질기게 버텨 승리를 가져오는 축구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대회에서는 후자의 비중이 더 컸지만, 지금은 공격과 수비 양쪽 모두에서 주도권을 쥐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자신감'이라는 표현에는 신중했다. 그는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해서라기보다는, 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싸운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할 수 있다고 믿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축구협회가 설정한 장기 목표 역시 그의 이번 신년사와 맞닿아 있다. 일본은 2050년까지 월드컵 우승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공식적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모리야스 감독은 "지금은 다크호스로서 우승을 노리는 단계"라며 "2050년에는 확실한 우승 후보로 정상에 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보다 더 강해져 그 바통을 미래로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이기면서 쌓아 가고, 이기면서 성장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월드컵은 자부심을 걸고 싸우는 무대"라며 "나라를 대표해 국가를 등에 지고 뛰는 자리"라고 표현하며 신년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실제로 일본은 2026 월드컵의 '다크호스' 중 하나로 평가받기 충분하다.
현재 일본 대표팀은 유럽 각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로 구성된 경쟁력 있는 스쿼드를 갖췄다. 와타루 엔도를 중심으로 도안 리쓰, 다나카 아오, 가마다 다이치 등 중원 자원들의 경험과 안정감은 물론, 여기에 구보 다케후사, 스즈키 자이온 등 젊은 공격 자원이 더해지면서 세대 간 균형도 갖췄다는 평가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번 월드컵은 일본이 사상 첫 16강 돌파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노릴 수 있는 기회다. 일부 외신은 일본이 우승후보 다크호스로 꼽힐 만하다는 평가도 내놓는 중이다.
모리야스 감독 역시 해당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그의 시선은 이미 조별리그를 넘어 결승 무대를 향하고 있다.
과연 일본 축구가 목표만큼 높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 하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