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2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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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 한국 가면 안 된다"…악 소리 나는 두산 지옥훈련, '어린왕자표 담금질' 시작

기사입력 2025.11.06 16:44 / 기사수정 2025.11.06 16:44

김원형(왼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팀 마무리 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 두산 베어스
김원형(왼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팀 마무리 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 두산 베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원형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준비 중인 두산 베어스가 일본에서 '지옥 훈련'을 진행 중이다.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 젊은 선수들의 수비력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지난달 29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캠프를 치르고 있다. 김원형 감독과 홍원기 수석코치, 손시헌 QC 코치 등 신임 코칭스태프와 선수 9명에 기존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한 선수 23명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두산은 지난 3일부터 김원형 감독의 의견으로 '디펜스 데이'를 진행한다. 매일 내야수 한 명씩 오후 훈련 열외 후 보조구장 3루 베이스 근처에서 펑고만 받는다. 야구공 약 300개가 들어가는 노란 박스를 모두 비워야 훈련이 종료된다.

홍원기 수석코치와 서예일 퓨처스팀 수비코치가 '디펜스 데이' 훈련을 주도한다. 김원형 감독도 매일 이 훈련을 지켜보면서 독려하고 있다.

'디펜스 데이'의 첫 시작은 지난 3일 내야수 박지훈이었다. 젊은 내야수들 위주로 진행 예정이었으나 4일에는 1995년생 베테랑 박계범이 훈련을 자청했다. 5일에는 오명진이 디펜스 데이를 소화했다.

홍원기(왼쪽)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가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의 수비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두산 베어스
홍원기(왼쪽)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가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의 수비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은 야수가 선상쪽 깊은 타구를 놓쳤을 때는 "실전이라면 선상 수비를 지시하지 않은 수비코치 미스"라고 격려하면서도 아쉬운 실수에는 "한 발 더 움직여"라는 메시지를 선수들에 전했다.


홍원기 수석코치는 "힘들다고 비행기 타고 한국 가면 안 된다"며 분위기를 풀어주기도 했다. 선수들은 연이은 강습 타구에 악을 내지르면서도 "이제부터 안 놓칩니다", "하나도 못 지나갑니다", "더 세게 주십시오", "내일도 시켜주십시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는 후문이다.

서예일 수비코치는 "매일 한두 박스씩 펑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빠른 템포로 펑고를 받으며 힘이 빠지면, 자연스레 힘을 뺀 채 글러브 핸들링을 하는 게 익숙해진다. 어려운 타구를 보면서 감각 훈련에도 도움이 된다. 또 멘탈적으로 타구 하나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훈은 "흠들 거라고 예상했지만 첫 타구를 받자마자 '뭔가 잘못됐다' 싶었다. 5분 만에 다리가 안 움직였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 등부터 허리까지 온몸이 뭉쳤지만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1시간 넘는 펑고에도 지친 기색 없이 독려해주신 서예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계범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팀 마무리 캠프에서 수비 훈련에 임하는 모습.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계범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 중인 팀 마무리 캠프에서 수비 훈련에 임하는 모습. 사진 두산 베어스


박계범은 "군 입대 후 이런 집중 수비 훈련은 처음인 것 같다. 아무래도 무의식 중에 핸들링하는 것들이 실전에서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게 크다. 몸은 힘들지만 노란 박스가 텅 빈 것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고 돌아봤다. 

오명진도 "정말 힘들지만 성취감이 확실하다. 어떤 타구든 잡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힘 빼고 타구를 쫓게 되는 동시에, 슬라이딩도 원 없이 연습한 느낌이다. 내년엔 최소실책을 목표로 수비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두산은 2025시즌 9위에 그치면서 '야구' 없는 가을을 보냈다. 2023시즌 5위, 2024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기는 했지만 모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두산은 이승엽 전 감독이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5월 사퇴한 뒤 새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했다. 2022시즌 SSG 랜더스에서 KBO리그 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일궈낸 김원형 감독에 지휘봉을 맡기고 2026시즌을 준비 중이다.

김원형 감독은 이번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 출발 전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특히 최근 몇년간 실종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두산의 '그물망 수비' 복원을 위해 노력 중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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