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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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진땀 뺀 수비전술, 아일랜드가 남긴 '팁'

기사입력 2016.06.27 06:05 / 기사수정 2016.06.27 06:05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26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스타드 드 리옹에서 펼쳐진 16강 경기에서 프랑스가 아일랜드를 2-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최종전 승리로 간신히 16강에 올라온 아일랜드는 강력한 우승후보에게 이른 시간 득점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지만 프랑스라는 거대한 벽을 넘기에 한 골은 부족했다. 아일랜드는 2009년 티에리 앙리의 '신의 손'으로 프랑스에 1-2로 패하며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 못했던 기억을 되풀이했다.
 
아일랜드는 이른 시간 호재가 찾아오며 남은 시간 동안 자신들의 수비전술을 펼칠 수 있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셰인 롱이 페널티킥을 얻어내 로비 브래디가 득점에 성공했다. 폴 포그바의 섣부른 수비가 프랑스의 실점을 불렀다. 운이 따른 선제골이었다. 아일랜드는 자신들에게 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일랜드는 세트피스, 스로인 등 보다 단순한 공격 방식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수비 상황에서는 1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모두 수비 진영으로 들어와 프랑스 선수들을 마크했다. 프랑스가 전체적으로 라인을 올려 공격 점유율을 높였지만 아일랜드 선수들은 위험지역 밖에서 파울로 계속 흐름을 끊어놓았다. 또한 공격적으로 나온 프랑스의 뒷공간을 아일랜드는 3~4명을 활용한 역습으로 공략하며 프랑스가 마음 놓고 공격에만 집중할 수 없게 했다.
 
아일랜드는 전반전 내내 안정을 중시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선수비 후역습의 전술을 택하는 것은 물론, 모험적인 패스를 자제하고 안전하게 공을 주고받으며 공격을 전개했다. 수비 지역에서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공을 멀리 걷어내는 선택을 했다. 공중볼 경합 상황이 오면 프랑스 선수들과 헤딩 경합을 줄이는 대신 공간을 차지하고 지켜보거나 낮게 뛰며 수비 위치로 빠르게 전환할 여지를 남겨뒀다.
 
공격의 활로가 뚫리지 않아 답답해하던 프랑스 공격수들이 페널티박스 측면을 공략하자 아일랜드는 많은 수비 숫자를 이용해 중앙으로 침투하는 선수를 보고 마크맨을 붙이는 등 영리하게 대응했다. 전반 추가시간 위험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안에 있는 선수들이 온몸을 던져 수비하는 장면은 아일랜드 수비의 백미였다.
 
전반전에 아일랜드가 보여준 모습은 강팀을 상대로 약팀이 할 수 있는 수비전술의 정석과도 같았다. 이후 후반전에 들어서며 아일랜드 선수들은 조금 더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마음에 욕심이 앞섰던 것일까. 아일랜드는 그리즈만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패하고 말았다. 사실상 동점이 되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아일랜드는 역전을 허용하자 완전히 무너졌다.
 
아일랜드는 실점 장면에서 전반전에 잘 되던 플레이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첫 실점에서는 수비 숫자에서 우위를 점했음에도 문전 침투하는 그리즈만을 아무도 견제하지 않았다. 두 번째 실점에서는 공간보다 헤딩하는 선수에만 정신을 쏟는 바람에 수비 실수에 가까운 장면이 나왔다. 전반전의 수비 집중력이 후반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이 아쉬웠던 아일랜드였다.
 
비록 패했지만 아일랜드가 이번 경기서 보여준 수비전술은 대회에 아직 남아있는 약팀들에게 일종의 팁을 준 셈이다. 또한 90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면서도 힘든 일이라는 것도 느끼게 해줬다. 앞으로 경기를 치를 팀들은 프랑스를 상대로 아일랜드가 펼쳤던 경기에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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