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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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헤드윅' 조승우의 몸짓에 관객은 하나가 된다

기사입력 2016.03.08 10:24 / 기사수정 2016.03.08 10:29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뮤지컬 ‘헤드윅: 뉴메이크업’ 속 헤드윅은 소수자이지만 소수자뿐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다. 

동독 출신 실패한 트랜스젠더이자 록 가수 헤드윅. 6인치에서 5인치만 잘려나간, ‘화난’ 1인치의 성기를 가진 남자다. 헤드윅은 상처를 지녔다.성전환수술까지 받고 자유의 상징 미국에 건너오지만 루터에게 버려진다. 이후 소년 토미와도 사랑에 빠지지만 토미 역시 그를 철저하게 배신한다. 이후 헤드윅은 투어 중 만난 드랙퀸 이츠학을 미국으로 데려오고, 이츠학은 헤드윅과 록밴드 앵그리인치 밴드의 멤버가 된다. 

동독과 서독의 경계를 갈랐던 베를린 장벽처럼, 헤드윅은 남성과 여성의 경계에 서 있다. 사실 이 세상에는 비단 남녀의 경계만 있는 건 아니다. 동양과 서양, 흑과 백, 보수와 진보 등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분법적 구도에 놓여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양 갈래에서 사람들은 서로 편을 나누고 갈등을 빚는다. 그런 세상에서 헤드윅은 남들보다 심한 내적 갈등을 겪고 괴로워한다.

‘헤드윅’이 우리나라에서 10년 이상 사랑받는 뮤지컬이 된 이유는 단지 사회에서 소외당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불식하는 작품이라서만은 아닐 터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이들, 마음에 상처가 있거나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다수를 대변한다. 그래서 관객은 그의 노래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004년 초연부터 2005, 2007, 2013, 2014년 번의 시즌을 함께한 조승우가 조드윅으로 돌아왔다. 이젠 헤드윅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조승우는 헤드윅의 외로움, 슬픔, 고통, 환희 등을 노련하게 표현한다. 5인조로 확장한 밴드 앵그리인치와 함께한 록스타일의 넘버들도 자유자재로 소화한다. 조승우의 몸짓과 노래, 말 하나하나에 관객은 소리치고 환호한다.

그의 애드리브도 분위기를 돋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티켓을 구매한 관객에게 ‘금손이들’이라고 칭한다거나 ‘뮤지컬 전용극장이라는데 난 뮤지컬을 잘 모르니까’, '노래했으니까 이제 얘기 좀 해도 되잖아'라며 능청스럽게 말해 객석으로 웃음으로 물들인다.

관객석에 침입(?)해 관객을 끌어안고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공연 중간 관객에게 말을 걸고 관객의 말에 반응하며 함께한다. 덕분에 관객들도 어느새 헤드윅의 삶에 녹아든다. 

브로드웨이 극장으로 설정이 바뀜에 따라 소극장 형태를 벗어났다. 폐차들을 이용해 독특한 무대를 꾸민 대극장에서 열렸다. 소극장과 어울리는 뮤지컬이지만, 헤드윅 혼자만의 공연이 아닌 관객과 소통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에 공연을 즐기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5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130분. 만 15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창작컴퍼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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