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양정웅 기자)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냉동인간'인가.
안우진은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키움의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냥 시즌 중 한 경기라고도 할 수 있지만, 키움과 안우진 본인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바로 2시즌의 공백 끝에 맞이한 부상 복귀전이었기 때문이다.
안우진의 기록은 2023년 8월 3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한동안 멈춰있었다. 이날 등판 이후 오른쪽 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진단이 나왔고, 결국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그는 같은 해 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하면서 잠시 팀을 떠났다.
이후 재활을 거친 안우진은 지난해 말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키움 2군 자체 청백전 이후 추가 훈련을 받던 도중 어깨를 다치면서 컴백이 무산됐다. 지난 시즌 막판 1군에 등록되기는 했으나 경기에는 나설 수 없었다.
안우진은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올해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부터 투구를 시작했고, 꾸준히 단계를 밟으면서 결국 실전 마운드에 돌아왔다.
1회 안우진은 선두타자 황성빈에게 초구 157km/h 패스트볼을 뿌렸고, 4구째 무려 160km/h를 전광판에 찍었다. 트랙맨 기준으로는 159.6km/h였다. 황성빈의 유격수 땅볼과 빅터 레이예스의 삼진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노진혁을 상대로 볼넷을 내준 안우진은 한동희에게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전준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1회를 무실점으로 마감했다.
계획대로 1이닝, 30구 미만을 소화한 안우진은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이후 올라온 배동현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이주형의 홈런포 등을 앞세워 키움은 2-0으로 승리, 3연패를 끊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안우진은 "나도 오래 기다렸다. 올라가서 1이닝이지만 점수를 안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초구부터 잘 들어가면 경기가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하고, 초구가 들어가자마자 조금 마음이 편해지고 이제 힘 좀 더 써도 되겠다라고 생각했다"며 "몇 개 더 세게 던져보고 그러면서 오늘 잘 마무리했다"고 했다.
안우진이 마운드를 떠난 2년 8개월 사이 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안우진의 마지막 1군 경기 당시 선발 라인업 중 아직도 팀에 남아있는 선수는 외야수 주성원과 이주형, 이형종, 포수 김시앙(군 입대) 뿐이다. 김혜성과 송성문은 각각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떠났고, 김휘집은 2024년 트레이드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 외에도 당시 부상으로 빠지긴 했으나 팀의 주축 선수였던 외야수 이정후도 이 시즌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또한 투수 동료였던 아리엘 후라도도 2025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로 팀을 옮겼다.
안우진은 "후배들도 많아지고, 다른 팀에서 오신 선배님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프링캠프 같은 곳에서 다 호흡을 맞춰봐서 어색한 건 없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날 안우진은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나 피치클락도 처음 경험해봤다. 이 제도는 2024시즌 도입됐고, 퓨처스리그에서도 실시 중이다. 하지만 공식경기에 나서지 못한 안우진은 복귀전에야 ABS, 피치클락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질문을 하자 안우진은 한 장면을 떠올렸다. 그는 "노진혁 선배님 타석에서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는데 빠졌다"고 했다.
당시 안우진은 초구 137km/h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났다. 투구한 후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지 않자 안우진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렇지만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안우진은 "그런 부분은 차트를 확인하면서 수정해야 한다. 포수와도 얘기하면서 '이렇게 앉아줘라' 하거나, '이걸 내면 빠지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안우진은 "(ABS는)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1이닝밖에 안 던졌다"며 계속 적응해나갈 뜻을 전했다.
사진=고척, 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키움 히어로즈 / 네이버스포츠 캡처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