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양정웅 기자) 마침내 에이스가 돌아왔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서 강속구를 뿌렸다.
안우진은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섰다.
1회 첫 타자 황성빈을 상대한 안우진은 초구부터 157km/h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꽂아 박수를 받았다. 이어 다음 공으로 159km/h 낮은 볼을 던진 그는 4구째 무려 160km/h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구위를 과시했다.
첫 4개의 공을 모두 직구로 던진 안우진은 5구째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빠졌지만, 다음 공으로 들어온 체인지업으로 황성빈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2번 빅터 레이예스를 만난 안우진은 158km/h 패스트볼과 130km/h 커브로 2스트라이크를 만들었다. 159km/h 하이 패스트볼에 레이예스가 헛스윙을 하며 삼진으로 물러났고, 안우진은 2아웃을 잡았다.
3번 노진혁에게 2볼로 시작한 안우진은 곧바로 제구를 되찾고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갔다. 3연속 파울이 나오며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9구째 몸쪽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며 볼넷이 됐다.
안우진은 한동희에게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한동희가 기술적으로 밀어치며 우전안타가 됐다.
2사 1, 2루 위기를 맞이한 안우진은 전준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1회를 무실점으로 마감했다.
안우진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애초에 키움은 안우진을 이날 1이닝, 투구 수 30구 이하로 던지게 할 계획이었다. 이에 '오프너' 안우진이 내려가고, 배동현이 올라와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키움도 2-0으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경기 후 "안우진이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1이닝이었지만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한때 키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였다. 특히 2022년에는 30경기 196이닝 동안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으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2023년 8월 31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오른쪽 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진단을 받은 안우진은 한동안 마운드에서 볼 수 없었다. 같은 해 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한 그는 지난해 복귀 예정이었으나, 훈련 도중 오른쪽 어깨를 다쳐 다시 재활에 나섰다.
그래도 지난해 막판 1군에 등록됐던 안우진은 올해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했다. 이후 꾸준히 불펜 피칭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안우진은 마침내 1군 무대에 콜업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안우진은 "나도 오래 기다렸다. 올라가서 1이닝이지만 점수를 안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초구부터 잘 들어가면 경기가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하고, 초구가 들어가자마자 조금 마음이 편해지고 이제 힘 좀 더 써도 되겠다라고 생각했다"며 "몇 개 더 세게 던져보고 그러면서 오늘 잘 마무리했다"고 했다.
안우진은 "아쉽게 볼넷도 하나 있었고, (한)동희도 안타 하나 줬는데, 그런 부분들은 이닝을 늘려가다 보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우진은 전광판 기준 160km/h, 트랙맨 기준 159.6km/h의 최고 구속을 달성했다. 그는 "똑같이 강하게 던졌다. 여유가 있을 때 세게 던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힘을 더 썼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길게 던진다는 생각을 안 하고, 완급조절 없이 전력투구를 하며, 타자를 상대한다기보다는 내 피칭을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닝이 늘어나며 강약조절을 하면 오늘처럼 계속 강하게는 못 던질 것 같다"고 말했다.
2023년을 끝으로 실전 등판이 없었던 안우진은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나 피치클락 등을 처음 경험해봤다. 그는 "노진혁 선배님 타석에서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는데 빠졌다"며 "차트를 보면서 확인하고 수정해서 포수랑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안우진은 이닝을 마치고 들어가면서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팬분들의 함성소리가 그리웠는데, 크게 외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1이닝 전력투구를 한 안우진은 "던져보니까 오늘처럼 던지면 안될 것 같다"며 "2이닝 정도 던지고 싶지만, 2이닝도 짧은 이닝이라 확실히 경기 초반에 잘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이 가장 좋은 상태"라고 밝힌 안우진은 "자고 나서 월요일, 화요일까지 잘 회복하면 될 것 같다.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팔이 안 들리고 그런 적은 없고, 확 안 좋아지지 않아서 잘 자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사진=고척, 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연합뉴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