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챔피언 인터 마이애미가 백악관을 방문해 축하 행사를 가진 가운데, 행사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깜짝 발언으로 예상치 못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연설에서 행사와 관련이 없는 국제 정세를 오랫동안 언급한 데 이어, 메시와 다른 선수들을 비교하는 듯한 발언을 서슴치 않은 것이다.
특히 세계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호날두의 가장 치열한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가 바로 옆에 선 상태에서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현장에서는 다소 어색한 기류가 흐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6일(한국시간) "리오넬 메시가 백악관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다소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메시의 소속팀 마이애미는 지난 시즌 MLS 컵 우승을 기념해 5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을 방문했다. 이는 미국 프로 스포츠 리그 챔피언 팀이 대통령의 축하를 받는 전통적인 행사였다.
이날 행사는 인터 마이애미 선수단이 무대에 서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메시는 팀의 주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입장한 뒤 바로 옆에 서서 연설을 지켜봤다. 하지만 연설 초반부터 예상과 다른 이야기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포츠팀 축하 행사와는 거리가 있는 국제 정세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 군대는 훌륭한 이스라엘 파트너들과 함께 적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 사람들이 본 적 없는 수준으로 적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의 미사일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 선수단이 뒤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이 발언은 행사 분위기와는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었다.
'가디언'은 당시 상황에 대해 "마이애미 선수들이 백악관 동쪽 홀(East Room)에서 트럼프 대통령 뒤에 서 있었지만, 그가 왜 그들을 초대했는지 이야기하기까지 9분 43초가 걸렸다"고 전했다.
매체는 "그 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상황, 쿠바와의 잠재적 갈등,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 등을 이야기했다"며 "그 사이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등 선수들은 뒤에서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의 방향을 드디어 스포츠로 돌리며 인터 마이애미 선수단을 언급했다.
그는 "오늘 여기 위대한 챔피언들이 와 있다"며 메시를 특별히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 배런 트럼프를 언급하며 "내 아들이 '오늘 누가 오는지 아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모르겠다. 오늘 할 일이 많다'고 답했다. 그러자 아들이 '메시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 아들은 당신의 열렬한 팬이다. 그는 당신이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메시에게 말하며 칭찬을 건넸다.
그러면서 메시의 오랜 라이벌도 자연스럽게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축구를 정말 좋아하고, 당신의 팬이기도 하지만 호날두라는 신사도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하며 호날두의 이름을 꺼냈다.
이어 "크리스티아누는 정말 훌륭하다. 그 스포츠에는 위대한 챔피언들이 있고, 정말 대단한 선수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과거 자신이 축구를 처음 접했던 시절을 언급하며 또 다른 축구 전설을 꺼냈다.
바로 브라질 축구 영웅 펠레였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 "나는 옛날에 뉴욕 코스모스에서 뛰던 펠레를 보던 기억이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축구 경험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갑자기 메시를 바라보며 비교 질문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잘 모르겠다. 당신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누가 더 나은가?"라고 직접 물으며 마이애미 선수단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어 "나는 그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메시를 가리켰다.
메시는 이 발언이 나오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 모습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메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고 전하며,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마이애미의 MLS 우승을 축하하는 말을 이어갔다.
그는 장시간 이어진 연설에서 구단의 성과를 치하한 뒤 마이애미 구단주 호르헤 마스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마스 구단주는 연설에서 "이곳 국민의 집에서 챔피언을 기념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엄청난 영광이자 특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달 사이 21세기 축구계를 대표하는 두 스타를 모두 만난 셈이 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백악관에서 호날두를 직접 만난 바 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에서 뛰고 있는 호날두는 자신의 약혼자 조지나 로드리게스와 함께 백악관 행사에 참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을 초청해 개최한 공식 만찬 자리에서 호날두와 만났고, 이후 두 사람은 백악관 집무실에도 함께 들어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