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탈리아 밀라노, 권동환 기자) 18세 스노보더 유승은(성복고)이 부상 등으로 인해 후회하는 날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서 한국 최초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승은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동메달을 딴 소감을 전했다.
2008년생 유승은은 지난 10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우 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승에서 171.00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유승은이 입상에 성공하면서 한국 최초로 스노보드 여자 선수가 올림픽 빅에어 종목 포디움 위에 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앞서 예선에 나오면서 한국 여자 스노보드 선수 최초로 올림픽 빅에어 종목에 출전한 선수가 된 유승은은 예선 4위에 올라 결승에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동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이날 유승은은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온갖 최초 기록을 작성했다. 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최초 입상에 성공했고, 한국 최초로 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여자 선수가 됐다.
이후 지난 18일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승에도 출전했지만, 3번의 시도에서 제대로 연기를 펼치지 못해 12위로 마쳤다.
모든 올림픽 일정을 마친 유승은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밀라노를 방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대회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빅에어 결승 1차 시기가 많이 기억이 난다. 그 기술을 할 때 너무 느낌이 좋았다"라고 밝혔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는 "슬로프스타일에서 세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내 런을 다 성공하지 못해 아쉬웠다. 너무 많이 후회가 남았지만, 대회가 끝났으니 후련한 마음도 있었다라며 "슬로프스타일 결승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걸 배워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약 3주 동안 이탈리아에서 지난 소감에 대해선 "제일 먼저 들어와 가장 늦게 나가다 보니 올림픽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들떠 있었는데 너무 길게 느껴진다.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일정에 대한 질문엔 "한국에 친구가 없어 집에서 강아지랑 같이 지낼 거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훈련 시간 때문에 친구를 사귈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유승은은 한국에서 먹고 싶은 음식으로 "김치찌개 너무 먹고 싶다. 순대 국밥, 소고기 국밥, 감자탕 등도 먹고 싶다"라고 했다.
놀랍게도 유승은이 처음 시작한 스포츠는 스노보드가 아닌 탁구였다. "초등학교 때 마포구 살았는데 탁구 육성 사업이 있어서 많이 배웠다"라고 고백한 유승은은 "이후 어머니가 스노보드 캠프 선수반에 넣어서 집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스노보드를 시작한 걸 후회하는 날도 많았다. 유승은은 발목과 손목 뼈가 부러지는 등 여러 차례 부상을 입었고, 철심까지 박아야 했다.
유승은도 "지금 이 자리에 온 걸 생각하면 스노보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지난 1년 동안 '스노보드 하지 말 걸'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며 "2025년은 올림픽 준비하면서 부상 때문에 1년 동안 재활 훈련을 더 많이 했다"라고 고백했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선 "시간이 많이 지나서 발목은 많이 괜찮아졌다. 보드를 타다 충격을 강하게 받으면 아프긴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다"라며 "손목은 짚는 거 못하지만 일상생활엔 지장이 없다"라고 밝혔다.
힘든 시기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이 자리까지 오게 된 비결로 유승은은 "주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나 혼자였다면 절대 여기까지 못 왔을 거라고 본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라고 말했다.
또 "힘들었을 때 많이 생각한 게 '지금 힘드니깐 잘 되는 날이 있을 거야'라고 스스로 많이 생각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뒤에서 지원을 해준 어머니에게도 "많이 힘들었을 때 버텨줘서 고맙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유승은과 그의 가족들에게 축하가 쏟아졌다.
유승은은 "학교에서 잘 인사도 안 하고 지나가는 친구들이 축하한다고 해줘서 고맙다"라며 "2018 평창 올림픽 남자 슬로프스타일 금메달리스트 레드 제라드가 경기 재밌게 봤다고 해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 말로는 10년 전 (내가)유치원 다닐 때 만난 어머니들이 연락을 했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동갑내기이자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게 금메달을 딴 최가온(세화여고)과의 관계에 대해도 밝혔다.
그는 "(최)가온이랑 빅에어 전까지 만났고 그 뒤로 만나지 못했다. 대회 나가는데 응원해줬 던 기억도 있다"라며 "1차 시기에 넘어지고, 3차 시기에서 다시 수행하는 걸 보고 친구이지만 존경스러웠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4년 뒤에 열리는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에 대해선 "여기 오기 전까지 밀라노 올림픽 다음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라며 "(다음 올림픽)전까지 더 멋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연습할 거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