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감독님께서 나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 그리고 내가 팀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을지를 매우 명확하게 설명해줬다."
토트넘 홋스퍼 소속 윙어 양민혁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코번트리 시티 임대를 선택한 배경에는 프랭크 램파드 감독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단순히 순위가 높은 팀으로의 이동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과 성장 경로를 구체적으로 제시받았다는 점에서 양민혁의 이번 결정이 주목된다.
코번트리는 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 홋스퍼에서 양민혁을 시즌 종료까지 임대 영입하게 돼 기쁘다"고 공식 발표하며,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의 첫 보강을 알렸다.
이로써 양민혁은 같은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던 포츠머스FC에서 시즌 전반기를 보낸 뒤,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코번트리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같은 리그 내 이동이지만, 팀의 목표와 분위기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생존을 목표로 한 팀에서, 승격을 목표로 하는 팀으로의 이동이라는 점에서 이번 임대는 선수 개인에게도 분명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양민혁의 입단 인터뷰는 이번 선택의 핵심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코번트리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전통과 역사가 강한 클럽에 합류하게 돼 정말 기쁘고 설렌다"며 "코번트리를 상대로 경기를 치렀을 때 팀 내부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느꼈고, 그것이 이 클럽의 일원이 되는 데 더욱 큰 기대를 갖게 만든 계기였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재 코번트리를 이끌고 있는 램파드 감독과의 대화를 언급하며 "감독님이 나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 그리고 내가 팀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을지를 매우 명확하게 설명해줬다. 그 점이 이곳이 나에게 맞는 팀이라는 확신을 주었다"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이어 "팀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적응해 경기장에서 나의 장점을 보여주며, 왜 내가 이곳에 왔는지를 증명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번 발언은 램파드 감독이 원론적인 설명이 아니라, 직접 나서 선수에게 역할과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전달했음을 의미한다.
주전 보장을 약속했다는 표현은 없지만, 양민혁을 분명히 설득했다는 점에서 최소한 출전 기회에 대한 설계가 공유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과거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박지성에게,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이 박주영에게 전화로 입단을 설득한 것과 비슷하다.
실제로 코번트리가 양민혁에게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잉글랜드 하위 리그 전문 매체 '풋볼 리그 월드'는 "토트넘은 포츠머스에서 양민혁이 충분한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임대 복귀를 결정했다"고 전하며, "이에 따라 코번트리와의 임대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양민혁은 포츠머스에서 리그 기준 선발 9경기, 교체 출전 6경기를 기록했지만, 여러 차례 벤치에 머물거나 명단에서 제외되는 상황도 반복됐다. 19세 유망주의 성장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토트넘이 보다 명확한 활용 계획을 요구한 배경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풋볼 리그 월드'는 이 점을 들어 "코번트리는 토트넘 측에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약속이 곧바로 주전 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매체는 "코번트리는 이미 측면 자원이 풍부한 팀이며, 프랭크 램파드 감독은 승격 경쟁을 위해 매 경기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번트리 지역지 '코번트리 텔레그래프'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매체는 "강등권 경쟁을 벌이던 팀에서 승격을 노리는 팀으로 이동하는 선택"이라며 "포츠머스에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던 상황을 감안하면, 양민혁에게는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현재 코번트리는 이미 에프로니 메이슨-클라크, 사카모토 다쓰히로 등 검증된 측면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어 양민혁에게 주전 경쟁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램파드는 긴 시즌과 치열한 승격 경쟁 속에서 로테이션과 대체 자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양민혁에게 직접 활용 방안을 설명했다는 점은, 당장 선발 명단에 고정시키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경쟁 구도 속에서 충분히 시험해보고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 관리와 전술적 변화가 중요해지는 승격 경쟁에서, 젊고 역동적인 측면 자원은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양민혁 역시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시즌 후반부 큰 흐름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번트리는 현재 시즌 26라운드 기준 15승 7무 4패(승점 52)의 기록으로 리그 1위에 올라 있으며, 2위 미들즈브러(승점 46)와 승점 6점 차를 벌려놓은 상태다.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겨울 이적시장에서의 보강은 후반기 레이스를 대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양민혁은 후반기 팀 합류해 코번트리의 승격 주역이 될 수도 있다.
강등권 팀에서의 경험과, 승격을 노리는 팀에서의 도전이라는 상반된 환경을 모두 경험하게 된 이번 시즌은, 19세 유망주 양민혁의 커리어에 있어 분명 의미 있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사진=코번트리 시티 / 포츠머스FC / 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