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특급 유망주 레나르트 칼의 발언에 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분노했다.
칼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실력을 쌓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내뱉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 유스 출신 선수가 팀에서 평생을 보내겠다고 해도 모자랄 판에 비슷한 체급의 클럽으로 이적하겠다는 말을 해 공분을 산 것이다.
물론 선수마다 자신의 드림 클럽이 있다는 것은 이해 가능한 영역이지만, 이것을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칼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칼의 발언에 분노하고 있는 이유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칼은 최근 진행된 바이에른 뮌헨 팬 행사에서 드림 클럽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바이에른 뮌헨은 정말 큰 클럽이다. 이곳에서 뛰는 것은 내 꿈"이라면서도 "하지만 나는 언젠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고 싶다. 레알 마드리드는 내 드림 클럽이다. 우리끼리만 이걸 알고 있길 바란다"며 언젠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칼이 어떤 뉘앙스로 이런 이야기를 꺼냈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독일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공개된 칼의 모습을 확인한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크게 분노했다.
바이에른 뮌헨 관련 소식을 다루는 'FCBinside'는 "칼의 발언은 바이에른 뮌헨 팬들 사이에서 상당한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일부 팬들은 칼의 발언에 노골적으로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FCBinside'에 의하면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칼은 지금 당장 팀을 떠나도 된다. 바이에른 뮌헨에는 배신자가 있을 수 없다", "팀을 떠나는 선수들은 붙잡지 말아야 한다", "무슨 생각을 해도 상관 없지만, 그런 걸 공개적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바이에른 뮌헨 분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칼이 구단에서 애지중지하며 키운 특급 유망주이기 때문이다.
SV 빅토리아 아샤펜부르크와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유스를 거쳐 지난 2022년 바이에른 뮌헨 유스팀에 합류한 칼은 독일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자원으로, 아직 17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독일 21세 이하(U-21) 대표팀에서 활약 중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뱅상 콤파니 감독에 의해 바이에른 뮌헨 1군으로 콜업된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컵 대회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칼은 현재까지 리그 13경기(546분)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올렸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경기(244분) 3골을 기록했다.
키가 170cm도 되지 않는 왜소한 신체조건을 갖고 있으나, 뛰어난 기술과 오프 더 볼 움직임, 그리고 타고난 천재성을 바탕으로 2선 중앙에서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유한 칼은 자말 무시알라의 뒤를 이어 바이에른 뮌헨을 넘어 독일이 자랑하는 최고의 영건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가 떠나고, 무시알라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부상을 당한 뒤 고민이 깊어졌던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도 칼의 등장은 상당히 반가웠다. 구단은 칼이 향후 10년 정도는 팀의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책임져 줄 것이라 기대했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칼의 발언에 더욱 실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칼이 많은 기대를 받는 만큼 팀을 향한 충성심도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제 막 프로 무대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선수가 바이에른 뮌헨이 아닌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걸 꿈꾼다는 발언을 하니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칼의 발언은 과거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곳(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잘해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겠다"고 말한 이천수의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스페인 팬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해외에서 온 선수의 발언과 자국 유망주의 발언을 같은 선상에 올려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은 "칼이 바이에른 뮌헨의 최대 라이벌 팀으로 이적하고 싶다고 말한 것은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호감을 모두 무너뜨리는 최악의 방법"이라며 "칼이 바이에른 뮌헨 행사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상황을 이전으로 돌릴 방법은 딱히 없어 보인다. 칼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아무리 좋은 활약을 보여주더라도 이미 그에게 '언젠가는 떠날 선수'라는 낙인을 찍은 팬들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할 듯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