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신인 투수 김동현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KT 위즈 우완 신인투수 김동현(19)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3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총 투구 수는 34개(스트라이크 20개)였다. 패스트볼(27개)을 바탕으로 포크볼(5개), 커브(1개), 슬라이더(1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h를 기록했다.
서울고 출신인 김동현은 지난해 개최된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KT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193cm의 큰 키와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까다로운 투구가 장점으로 꼽힌다. 주 무기는 강속구와 포크볼이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후에는 이강철 KT 감독으로부터 "선발 한 자리를 꿰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이 좋다. 안 쓰기 아까울 정도로 잘한다. '이렇게만 던지면 1군에서도 통하겠다' 싶었다"고 극찬을 받았다.
이번 한화전에서 프로팀과의 첫 연습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 이번 게임에선 제구가 어떤지 보려 한다"며 "제구가 잡히면 시즌 초반엔 중간으로 활용할까 고민 중이다. 150km/h대의 강속구와 무척 좋은 포크볼을 갖췄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2~3이닝 정도 롱릴리프로 생각하고 있다. 우선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현은 1회말 이진영을 3루 땅볼, 안치홍을 투수 땅볼, 문현빈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직접 투수 땅볼을 처리할 때는 주위 모든 선배들이 "천천히! 천천히!"를 외치며 김동현을 격려하기도 했다.
2회말엔 노시환의 3루 땅볼 후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줬다. 1사 1루서 김태연을 우익수 뜬공, 이원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제압했다. 3회말에는 선두타자 최재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심우준에게 병살을 유도해 2사 주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진영의 우중간 안타로 2사 1루가 되자 안치홍을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켜 이닝을 끝마쳤다. 기분 좋은 호투였다.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경기 후 김동현은 "프로팀과 첫 맞대결이었고, 상대 선발투수가 내가 야구를 시작할 때 봤던 류현진 대선배님이셨다. 다행히 오늘(26일) 컨디션이 무척 좋았다"며 "포수 (강)현우 형께서 잘 이끌어 주셨다. 내가 흔들릴 법한 상황에서는 야수 선배님들이 호수비로 잘 막아주셔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첫 선발 등판이었는데 프로에서 선발투수는 준비 과정이 엄청 많더라. 트레이너분들도 열심히 잘 도와주셔서 덕분에 내 기량을 다 선보일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피칭이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베테랑 류현진의 투구를 보고 느낀 점도 있을까. 김동현은 "정말 가볍게 툭툭 던지면서 범타를 유도하고 삼진을 막 몇 개씩 잡아내시는 게 대단했다. 난 전력으로 던지고 있었는데 선배님은 쓱쓱 던지고 '이닝 끝, 교대'라는 느낌이었다"며 "메이저리그 경기도 자주 봤지만 실제로 보니 너무 대단한 선배셨다. 진짜 멋있고 존경스러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월 26일부터 2월 23일까지 호주 질롱에서 진행된 1차 캠프를 무사히 소화했다. 지난 20일 호주 프로팀인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연습경기엔 구원 등판해 1⅔이닝 2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31개를 기록했다. 피안타는 없었지만 제구 난조로 고전했다.
김동현은 "그날은 내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많이 긴장해 던지는 데 급급했다"며 "제춘모 투수코치님도 많이 아쉬워하셨고, 나 역시 너무 아쉬웠다. 코치님께서 '투구 밸런스 자체는 이미 너무 좋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번 등판 전에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코치님과 이강철 감독님께서도 나를 잘 잡아 주셨다"며 "좋은 밸런스 속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알려 주셨다. 결과가 잘 나와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패스트볼 구속에 관해서는 "오늘은 너무 강하게 던지기보다는 밸런스에 초점을 맞춰 투구했다. 그렇게 했더니 공이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갔다"며 "코치님께서 구속보다는 볼 끝에 신경 쓰라고 하셨다. 구속과 관계없이 마음에 드는 투구였다"고 말했다.

KT 위즈 신인 투수 김동현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선발과 불펜 중 어떤 유형에 더 적합한 투수일까. 김동현은 "지금 여기서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선발로 계속 준비했지만 보직보다는 1군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으면 한다.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잘 배워 거기에 맞게 잘 던지는 게 중요하다"며 눈을 반짝였다.
1군 무대는 물론 올해부터 KBO리그에 정식 도입되는 피치클락에도 적응해야 한다. 김동현은 "고민이 많았는데 호주에서 (강)백호 형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을 때, 형이 내 투구 템포가 너무 빠르다고 하셨다. 신인이라 긴장하고 주위 환경이 어색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며 "피치클락은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천천히 내 투구를 하려 한다. 원래 고등학생 때부터 인터벌이 짧은 편이었다"고 밝혔다.
강속구와 포크볼 외에 변화구도 열심히 연마 중이다. 김동현은 "커브와 슬라이더를 다듬으며 실전에서 하나씩 던져보고 있다. 특히 슬라이더는 더 보완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현은 "지금의 좋은 밸런스를 시즌 때까지 계속 유지하고 싶다. 구속도 더 올려야 해 내 공을 보다 강하게 던질 수 있도록 연습하겠다. 연습경기에서 구속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KT 위즈 신인 투수 김동현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사진=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