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했던 황의조(알란야스포르)가 징역형을 선고 받자 영국에서도 이를 대서특필했다.
영국 BBC가 15일(한국시간) 과거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이었던 공격수 황의조의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 관련 1심 선고 공판 소식을 알렸다.
매체는 '연합뉴스'를 인용해 "황의조가 성관계 상대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징역 1년 형에 집행 유예를 선고받았다." 라고 전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 13단독 이용제 판사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황의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은 징역 4년이었지만, 경감됐다.
재판부는 황의조에게 사회봉사 200시간과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도 선고했다. 하지만 범행 전력과 재범 위험성을 고려할 때 신상 공개나 취업제한 필요성은 부과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불법 촬영 범죄로 인한 사회적 폐해의 심각성을 볼 때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네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이용해 성관계 장면을 피해자 의사에 반해 촬영하고 범행 횟수와 촬영물의 구체적 내용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고 있고 황씨는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라면서도 황의조가 범행을 인정하고 상당한 금액을 공탁했으며 제3자에 의해 촬영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됐지만 황의조가 해당 행위와 연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불법 촬영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과 비난을 넘어 별건 다른 범행으로 초래된 피해까지 피고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제3자가 유포한 영상과 사진만으로는 피해자의 신상을 특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로도 활약하던 황의조는 지난해 6월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사건이 터지면서 이미자가 추락했다.
황의조는 지난해 6월 자신과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형수를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이 포착됐다. 그는 지난달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검찰은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디지털 성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동영상 등을 올리고 황의조를 협박한 형수 A씨는 지난해 12월 구속기소 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김지혜 부장검사)는 황의조를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첫 공판에서 황의조 측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재판부에 같은 취지의 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조가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날 바로 결심 절차가 진행됐다. 검찰은 황의조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대한축구협회도 황의조의 국가대표 발탁을 당분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2023년 11월 회의를 통해 협회는 황의조를 당분간 국가대표에 발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가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 등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정식 징계를 판가름할 기준으로 검찰의 기소 여부를 꼽았는데 11일 기소가 확정되면서 황의조도 대한축구협회 정식 징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운영 규정 제14조에서는 폭력, 성폭력, 체육인으로서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를 징계 대상으로 삼는다. 유형별 징계 기준을 살펴보면 '범행 과정을 촬영 또는 유포한 경우 등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 등 성폭력을 저지른 자에겐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처분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최후 진술에서 황의조는 "내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 나를 아껴주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에게도 잘못된 처신으로 인해 실망을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고, 축구선수로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가겠다"며 "이번에 한해 최대한 선처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원래 이번 선고가 지난해 12월 나올 예정이었지만, 황의조 측에서 연기를 요청해 해를 넘겨 이날 선고됐다.
황의조는 2024-2025시즌 노팅엄 포레스트를 떠나 지난 시즌 후반기 임대를 떠났던 알란야스포르(튀르키예)로 완전 이적해 활약 중이다.
한편 BBC는 "한국에서 여성과 성관계 여성을 비밀스럽게 촬영하기 위해 제작된 몰래카메라가 전국적인 문제다"라며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수천 명이 관음증 이미지와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체포돼 한국 여성들의 공포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김한준 기자 / BBC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