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30주년'을 맞이했다. 'K팝'의 세계적 성장을 주도하며 'K팝의 근본'이라는 수식어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 대중 곁에 머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음악의 영역을 확장하고, 큰 팬덤을 이끌어 온 SM이 걸어온 역사를 돌아봤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통상 아이돌 팬들에게 연예 기획사는 '내 가수'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내 가수'가 좀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당근보단 채찍을 선사하는 곳.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유구한 '내리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기획사가 있다. 기획사가 내포한 단순한 사전적 의미를 넘어 이 회사가 추구하는 음악과 세계관,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 후배 그룹이 데뷔하면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기도 하는데, 바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K팝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슴덕', '핑크 블러드'라는 용어는 SM을 지속적으로 응원하는 마니아층을 지칭한다. SM 소속의 개별 아티스트 팬덤뿐만 아니라 SM이 선사하는 모든 것에 오랜 시간 호감을 갖고 있는 열성적인 팬덤이다.
이들은 SM이 만든 가상의 공간 '광야'(KWANGYA)'와 SM 모든 아티스트들이 함께 참여하는 세계관 'SMCU(SM Culture Universe)', 동방신기 '라이징 선' 등 SM 아티스트라면 한 번쯤은 시도하게 되는 음악 장르인 'SMP(SM Music Performance) 등을 향유한다.
워낙 소속사 자체의 팬덤 규모가 크기 때문에 레이블 콘서트 브랜드인 SM타운 라이브(SMTOWN LIVE), SM타운 단체 앨범 등이 가능하다. 2008년부터 시작된 SM타운 라이브가 올해는 지난달 11~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려 약 4만 명의 '핑크 블러드'와 함께 호흡했다.
특히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한 이번 콘서트는 강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효연, 샤이니 키·민호, 엑소 수호·찬열, 레드벨벳, NCT 127, NCT DREAM, WayV, 에스파, 라이즈, NCT WISH, 나이비스, 조미, 레이든 등 SM 소속 아티스트들을 비롯해, SM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와 연습생, 그리고 SMTOWN Family, SM이 제작에 참여한 영국 보이그룹 디어앨리스와 트롯 아이돌 마이트로 등 총 98인의 아티스트가 출연해 음악 대축제의 장을 선사했다.
사전 공연 1시간 30분에 본 공연 5여 시간까지 총 6시간 30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으로 SM타운 라이브 역사상 최장 공연을 기록하며 K팝 역사에 또 한 번 의미 있는 순간을 남겼다.
선후배간 다채로운 리메이크로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도 '슴덕' 및 '핑크블러드'가 SM에 열광하는 이유다.
지난 14일 발매된 SM 단체 앨범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2025 SMTOWN : THE CULTURE, THE FUTURE)'에는 SM 레전드 히트곡들을 선후배 아티스트가 각 그룹의 개성과 음악 스타일에 맞춰 리메이크한 곡까지 총 17곡이 자리한다.
지난달 선공개된 라이즈의 '허그(Hug)', NCT 위시의 '미라클(Miracle)'까지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국내 음원차트에서 선전하고 있다.
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슴덕'이라면 자연스럽게 내적 친밀감이 생기는 현상이 SM 창립 이래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소속사 팬덤의 브랜드화를 SM이 앞장서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이는 K팝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탁월하게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