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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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찬 밀었던 '명장'의 촉, 롯데 첫 연승 견인..."감독님 기대 부응해 다행" [부산 인터뷰]

기사입력 2024.04.08 10:45 / 기사수정 2024.04.08 10:45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이주찬이 어깨도 강하고 수비력도 괜찮다. 타격에서 파워도 있어 보이더라."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1월 31일 팀의 괌 1차 스프링캠프 시작 첫날 눈여겨 보고 있는 내야수로 이주찬을 콕 집어 언급했다. 이주찬은 2021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1군 3경기, 7타수 무안타 기록이 전부였던, 롯데팬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였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2015-2022)부터 야수들의 수비력, 특히 유격수와 3루수가 주 포지션인 선수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매우 높았다. 이런 김태형 감독이 수비력과 송구 능력에서 'OK' 신호를 보낸 건 의미가 컸다.

이주찬은 지난해 10월 김태형 감독이 롯데 지휘봉을 잡은 직후 김해 상동 롯데 2군 구장에서 진행된 팀의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다. 2023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42경기 타율 0.301(113타수 34안타) 3홈런 18타점 5도루, OPS 0.843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팀 내 핵심 유망주로 분류되는 선수는 아니었다.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 캠프 기간 이주찬의 기량, 잠재력에 후한 점수를 줬다. 올해 괌-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이주찬을 데려간 데 이어 지난달 23일 개막 엔트리에도 이주찬을 포함시켰다.

이주찬의 현재 롯데 내야진에서 입지는 '주전'은 아니다. 다만 견실한 수비 능력과 대주자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주력을 바탕으로 백업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주찬은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가던 상황에서 '사고'를 쳤다. 지난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롯데가 6-6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말 2사 2루에서 대타로 투입됐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좌완 영건 김호준을 상대로 좌타자 박승욱 대신 이주찬을 내세웠다. 이주찬은 지난달 30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2024 시즌 마수걸이 안타를 신고한 뒤 지난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2타수 무안타 1삼진, 5일 두산전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타격감이 썩 좋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김태형 감독의 믿음에 끝내기 안타로 보답했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로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김호준의 5구째 128km자리 포크볼을 받아쳐 3루 베이스 옆을 스쳐 지나가는 끝내기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두산 벤치는 이주찬의 타구에 대한 파울, 페어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KBO 비디오 판독 센터는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주찬의 프로 데뷔 첫 결승타와 타점은 가장 극적인 순간 터졌다.

이주찬은 게임을 마친 뒤 "연장으로 게임이 넘어간 뒤 김태형 감독님과 타격코치님이 계속 (대타를) 준비하라고 말씀하셔서 타석에 나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름대로 계획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섰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감독님께서 더그아웃에서 내게 (타격 시) 몸이 빠진다고 조금 (홈 플레이트) 안쪽으로 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느낌대로 쳤던 게 그나마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며 "어차피 1루 베이스가 비어 있었기 때문에 내게 좋은 공을 안 줄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신인급 선수니까 변화구로 승부할 거라고 예상하고 약간 높은 코스를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상상만 했던 1군 끝내기 안타를 쳐낸 뒤 동료들에게 맞은 물 세례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짜릿했다. 이주찬은 "기분은 좋은데 춥다"면서도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주찬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김태형 감독에게 처음으로 보답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스스로 돌아봤을 때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음에도 언론을 통해 자신을 언급하고 승부처에서 한 타석을 맡긴 사령탑에게 거듭 감사한 마음을 표시했다.

이주찬은 "내가 사실 엄청 잘하는 선수가 아닌데도 감독님께서 계속 1군 엔트리에 넣어주시고 믿어주셨다. 그런데 게임에 나가면 기대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오늘 그래도 중요할 때 하나를 해낸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수줍게 웃었다.

또 "(타격) 훈련 때는 잘 된다. 생각한 대로 되는데 경기만 나서면 잘 안 된다. 실전에 잘하는 선수가 돼야지 연습 때만 잘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내게는 올해가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상황에 맞게 잘해야 한다. 잘하는 거 말고는 답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4월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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