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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위 한국, 72위 모로코전 0-1 충격패…조기탈락 확실+슈팅 0개 '최악 졸전' [여자월드컵]

기사입력 2023.07.30 16:15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수 아래로 평가됐던 아프리카 모로코에 충격패하며 조기 탙락을 눈 앞에 뒀다.

콜롬비아와 1차전을 예상 외로 완패한 한국은 이날 모로코를 무조건 이겨야 3차전 독일과의 승부를 통해 16강 진출 희망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콜롬비아전에 이어 모로코전에서도 졸전 끝에 무릎을 꿇고 조 최하위로 이번 월드컵을 마칠 가능성이 커졌다.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FIFA 랭킹 17위)은 30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FIFA 랭킹 72위)와 H조 두 번째 경기에서 전반 6분 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채 0-1로 졌다. 이에 따라 한국은 콜롬비아전 0-2 완패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남은 경기가 FIFA 랭킹 2위로 이번 대회 우승후보인 독일전이어서 3전 전패로 귀국하는 수모를 당할 수도 있게 됐다.

한국은 4년 전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3전 전패를 기록한 적이 있다. 지난 2015년 대회 16강 프랑스전 패배까지 합쳐 한국 여자대표팀은 월드컵 6연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30일 오후 6시30분 열리는 독일-콜롬비아전에서 독일이 콜롬비아를 이기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다. 한국이 오는 3일 오후 7시 독일과 격돌하는 반면, 한국은 상대로 나란히 1승을 챙긴 콜롬비아와 모로코가 같은 시간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이다.

독일이 FIFA 랭킹 2위 강호여서 콜롬비아도 이길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한국이 2경기 만에 조기탈락하는 가운데 콜롬비아와 모로코가 남은 한 장의 16강 티켓을 놓고 다투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모로코전에서 벨 감독은 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베테랑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을 모로코전 선발로 놓는 승부수를 띄웠다. 박은선이 월드컵 무대 선발로 나서는 건 2015년 캐나다 대회 프랑스와 16강전 이후 8년 만이다.

본래 최유리와 자주 호흡을 맞추던 손화연(이상 인천 현대제철)이 이번에는 박은선과 투톱을 이뤘다. 미드필드엔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서 뛰었거나 현재 뛰고 있는 지소연(수원FC)-조소현(토트넘)-이금민(브라이턴)이 콜롬비아전에 이어 그대로 출격했다. 지소연과 조소현은 이번 경기 출전으로 나란히 147번째 A매치를 치르며 남여 통틀어 한국 선수 최대 A매치 기록을 세웠다.





스리백은 김혜리, 홍혜지(이상 인천 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으로 짜여졌다. 당초 임선주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몸을 풀던 중 갑작스럽게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더니 그라운드 밖으로 떠났다. 이에 콜롬비아와 1차전 상대 슈팅을 막다가 페널티킥을 내준 탓에 모로코전에선 벨 감독 선택을 받지 못했던 심서연이 급하게 대신 나섰다. 좌우 윙백으론 장슬기(인천 현대제철)와 추효주(수원FC)가 출전했다.

골키퍼 장갑은 1984년생으로 대표팀 '맏언니' 김정미(인천 현대제철)가 꼈다. 콜롬비아전에서 실수를 저질러 상대에 2번째 골을 헌납한 윤영글(BK 헤켄)은 벤치를 지켰다. 윤영글은 전반 39분 린다 카이세도(레알 마드리드)의 중거리포를 제대로 쳐내지 못한 탓에 실점했다. 벨 감독은 문지기 교체를 단행했다.

반면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번 대회 '최연소 선수'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도 벤치에서 대기했다.

모로코도 정예 멤버를 그라운드로 내보냈다. 레날 페드로스 감독은 지네브 레두아니-누하일라 벤지나-네스리네 엘샤드-하나네 아이트 엘하지로 이어지는 백4 라인을 꺼냈다.





지난해 열린 아프리카축구연맹 네이션스컵 최우수선수(MVP) 기즐란 셰바크가 중원에서 살마 아마니, 엘로디 나카치가 호흡하며 공격을 지휘했다. 파티마 타그나우트, 사키나 우즈라위가 측면 공격을 담당했다. 최전방에서는 이브티삼 즈라이디가 우리나라 수비진과 싸우는 가운데 골문은 카디자 에르마치가 지켰다.

한국은 1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2 완패한 터라 벼랑 끝 심정으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은 콜롬비아전에서 전반 2골을 내주고 패한 것처럼 모로코전에서도 수비 불안으로 선제골을 헌납했다. 모로코의 하나네 아이트 엘 하지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브티삼 즈라이디가 머리로 받아 넣어 우리 골문을 뚫었다.

수비수들이 페널티지역 안에 있었고 골키퍼 김정이가 잡기 어려운 슛도 아니었지만 슛은 데굴데굴 한국 골문으로 향하더니 모로코 득점이 됐다.

아랍권 국가로는 사상 최초로 여자 월드컵 본선에 오른 모로코의 역사적인 대회 1호 골이 됐다. 전반 15분까지는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하던 우리나라는 전반 17분 이금민의 슈팅으로 조금씩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박은선의 헤딩 패스를 조소현이 받아 이금민에게 내준 공을 이금민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수비 몸에 맞고 나왔다. 또 전반 20분에는 추효주와 손화연이 연달아 슈팅을 시도하는 등 모로코 골문을 계속 위협했다.





전반 26분에는 이날 한국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지소연이 왼쪽에서 빠르게 올린 크로스를 박은선이 몸을 날리며 헤딩 슛으로 연결한 것이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에 동점을 만들려던 한국은 결국 0-1로 뒤진 가운데 전반을 끝냈다.

후반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화연, 추효주를 빼고 최유리(현대제철), 문미라(수원FC)를 넣으면서 4-3-3 대형으로 바꾸며 변화를 꾀했다.

특히 후반에는 우리나라가 경기 주도권을 잡고 계속 모로코 진영에서 경기를 펼쳤으나 기다리던 동점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후반 42분 교체 선수로 들어간 페어(PDA)의 왼발 슈팅이 오른쪽으로 빗나갔고, 후반 추가 시간에는 문미라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상대 선수에 밀려 넘어졌으나 그 전에 페어의 반칙이 먼저 지적돼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두 경기 연속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공 점유율 49% 대 31%(경합 20%)로 앞섰고, 슈팅 수에서도 14-9로 더 많았다. 다만 유효 슈팅은 0-2로 모로코가 더 많았다. 한국의 여자 월드컵 본선 성적은 이날 경기까지 1승 1무 10패가 됐다.

이번 대회에선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일본이 2연승으로 조기 16강행을 확정지은 가운데 개최국인 호주를 비롯해 중국, 그리고 동남아 필리핀도 1승을 거뒀다.

반면 여자월드컵 3회 연속 진출한 한국은 최악의 졸전으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귀국할 위기에 놓였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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