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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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캠프 찾은 대성불패, 99 로마이어-데이비스를 떠올리다 [시드니 노트]

기사입력 2023.02.09 08:30

 


(엑스포츠뉴스 시드니, 김지수 기자) "대충하는 걸 절대 못 참는 친구였다. 외국인 선수 하나가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줬다."

호주에 거주 중인 '대성불패' 구대성(54)은 지난 8일 시드니 블랙타운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두산 베어스에 오전, 오후 훈련을 지켜봤다. 캠프 첫날에 이어 두 번째로 두산 캠프를 방문해 이승엽(47) 감독과 짧은 이야기를 나눈 뒤 어린 투수들의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을 즐거운 표정으로 감상했다.

본인 스스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레전드였기 때문인지 최승용(22), 이병헌(20) 등 두산이 자랑하는 좌완 영건들이 공을 던질 때는 다른 투수들보다 더 유심히 바라봤다. 이병헌의 경우 이 감독의 배려 속에 구대성과 악수를 하고 격려까지 받는 행운을 누렸다.

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31)의 불펜 피칭 때는 현장 취재진에게 "KBO리그는 지금도 외국인 선수들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냐"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구대성은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절대 1~2명만 잘해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며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는 외국인 선수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만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로마이어가 그랬다"며 과거 함께 뛰었던 추억의 친구를 언급했다.

댄 로마이어(58)는 1999~2000년 한화, 2001년 LG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다. 한국 무대 첫해였던 1999 시즌 타율 0.292 45홈런 109타점 6도루 OPS 1.031로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이글스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자리 잡고 있다.

로마이어는 뛰어난 방망이 솜씨만큼이나 프로 선수로서 워크에씩(work ethic)도 훌륭했다는 게 구대성의 설명이다. 외국인 선수지만 팀원들 사이에서 일종의 '군기반장' 역할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구대성은 "훈련 때 국내 선수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로마이어는 참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쓴소리를 하면서 분위기를 잡았다"며 "훈련 중에도 100%로 못하면서 실제 경기 때 어떻게 완벽하게 할 수 있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팀 분위기가 확 잡혔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서만 통산 7시즌을 뛰었던 제이 데이비스(54)에 대해서도 "KBO 역대 중견수 중 손꼽히는 외야 수비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친구였다"고 치켜세웠다.

데이비스도 1999 시즌 타율 0.328 30홈런 106타점 35도루로 맹활약을 펼치며 한화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대성은 로마이어처럼 진중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항상 제 몫을 했던 선수로 기억하고 있었다.

구대성은 "데이비스는 뭐랄까 눈치가 참 빠른 친구였고 분위기 파악도 잘하는 친구였다"고 웃은 뒤 "치는 것도 좋았지만 중견수 수비가 이병규, 정수근 등 그 당시 선수들과 함께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파이팅도 있고 팀에 보탬이 됐다"고 회상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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