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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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시대' 네덜란드,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기사입력 2010.07.03 14:35 / 기사수정 2010.07.03 14:38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오라녜(Oranje) 군단' 네덜란드가 세계 최강 브라질을 꺾고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2일 밤(한국 시각), 포트 엘리자베스에 위치한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 네덜란드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브라질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브라질 호비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상대 펠리페 멜루의 자책골과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의 역전골로 거둔 역전승이기에 승리의 값어치는 더했다.
 
물론 네덜란드의 승리를 '이변'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네덜란드는 충분히 브라질을 꺾을 수 있는 전력이 있었다. 그러나 대회 전 우승후보에 대한 전망에서 네덜란드는 '영원한 세계 최강' 브라질, 역대 최고 전력을 구축한 '유럽 챔피언' 스페인, 현존하는 최고선수 리오넬 메시를 보유한 아르헨티나, '초호화 군단' 잉글랜드 등에 밀려 커다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 힘없이 패한 점도 네덜란드에 대한 상대적 과소평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역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에서 순항하다 토너먼트의 중요한 길목에서 어김없이 발목을 잡히는 것을 두고는 '약자에겐 강하지만 강자에겐 약하다'라는 이미지가 지배적으로 번졌다.
 
그러나 유로 2008을 기점으로 네덜란드는 새로운 '오라녜 군단'으로 거듭났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 진출팀인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조별리그에서 각각 3-0, 4-1로 대파하며 '강팀 천적'으로 거듭난 것이다.

오히려 8강에서 상대적 약팀인 러시아에 1-3으로 발목을 잡히며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당시 마르코 판 바스턴 지휘하의 네덜란드가 보여준 경기력은 우승팀 스페인의 경기력에 모자람이 없었다.
 
유로 2008이 끝나고 네덜란드는 베르트 판 마바이크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판 마바이크 감독은 판 바스턴 시대에 거둔 네덜란드의 성공 가도를 훌륭히 이어나갔다.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제외 이외에 뚜렷한 선수 변화는 없었지만 판 마베이크 감독은 판 바스턴 네덜란드보다 안정적인 팀을 구축하며 네덜란드를 불패의 팀으로 변모시켰다.
 
결국, 네덜란드는 유로 2008 8강에서 당한 러시아전 패배 이후, 남아공 월드컵 5연승과 유럽 지역 예선 8연승 등, 2년이 넘는 기간에 25경기에서 단 한 차례(19승6무)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팀의 주축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서 유럽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점은 더욱더 고무적이었다.

2009/10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인테르 밀란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와 바이에른 뮌헨의 아르연 로번은 각각 소속팀의 에이스로 자웅을 겨뤘고 많은 부상을 겪었지만 아스널의 로빈 판 페르시는 몸에 이상만 없다면 유럽 최고의 공격수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비록, 대회 초반 로번이 부상으로 정상적인 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지만 지난 16강전과 8강전을 통해 로번-스네이더르-판 페르시의 네덜란드 공격 트리오가 완벽한 몸 상태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오른쪽 날개로 기용된 디르크 카윗이 측면 요원에 완벽히 적응된 몸놀림으로 네덜란드 공격을 지원하며 네덜란드는 다른 어떤 우승 후보와 견주어도 모자람 없는 공격진을 갖추게 되었다.
 
비교적 중량감이 떨어지는 수비진 역시,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점 역시 네덜란드의 성공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특히 니헬 데 용과 마르크 판 봄멀은 많은 활동량으로 네덜란드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며 공수 간의 연결을 매끄럽게 했다.
 
공수간의 안정된 균형, 스네이더르와 로번이라는 2009/10 유럽 축구의 두 주인공의 존재, 브라질이라는 거목을 역전승으로 물리친 자신감 등 월드컵 첫 우승을 노리는 네덜란드는 그 어느 때보다 목적 달성에 유리한 분위기를 타고 있다.
 
과연 네덜란드는 1974년과 1978년 월드컵에서 거둔 두 번의 월드컵 준우승을 뛰어넘어 9번째 월드컵 우승 국가로 FIFA 월드컵 트로피에 '네덜란드'라는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을까? 우루과이와 만나는 준결승 대진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우선, 오는 7일 만나는 우루과이가 지난 유로 2008의 러시아로 재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진=스네이더와 로벤 (C) Gettyimages/멀티비츠]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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