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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한 명이 했는데, 왜 네 명이 못 뛰나 [엑's 이슈]

기사입력 2026.04.14 10:00 / 기사수정 2026.04.14 10:25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GC 부산 소속이었던 '서그남' 문준호가 지난 11일 저녁 개인 방송에서 팀 탈퇴와 프로게이머 은퇴를 선언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와 선수 활동 겸직 허가가 무산된 것이 이유다.

'서그남'은 방송에서 최근 타 종목에서 불거진 예술체육요원 관련 이슈가 배경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충남 CNJ 소속 '제트' 배호영의 겸직 불가 공지가 올라오면서 사안은 한 선수의 개인사에서 종목 전체의 문제로 번졌다. 현재 같은 처지에 놓인 선수·코치는 '서그남', '제트', '위드', '지워크' 등 총 4명이다.

이들이 출전을 준비하던 무대는 KEL(대한민국 이스포츠 리그) 이터널 리턴 종목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e스포츠협회가 주관하는 KEL은 주요 지자체와 연계한 지역 연고제를 기반으로 실업리그 형태로 운영된다. 



선수단 측 입장을 총괄 대변하는 님블뉴런의 설명에 따르면, '제트'의 경우 지난 3월 17일 관할 지자체로부터 정상적으로 겸직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약 3주 뒤 병무청이 해당 건을 재검토한 끝에 불가 통보를 내렸다는 것이 팀 측 설명이다. 지자체장은 허가했으나 병무청 본청 지침에 따라 행정이 번복된 셈이다. 같은 기간 '서그남', '위드', '지워크'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최근 타 종목 예술체육요원 이슈를 기점으로 병무청의 기류가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기준 KEL 대회 규정은 기관장 겸직 허가를 전제로 출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공식 연습 일정은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로 일과 시간 이후에 편성된다. 평일 경기가 일부 포함되나 대개 금요일 저녁이나 7~8시 이후 예선에 국한되고, 정규 경기는 주로 주말에 치러진다.

사회복무요원의 근무시간과 겹치지 않는 구조이기에 그간 겸직 허가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팀 측 설명이다. 현재 받아 둔 허가가 뒤늦게 취소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선수들의 동요도 커지고 있다.

한편 주말에는 이터널 리턴 시즌10 마스터즈 파이널이 치러졌다. 정작 우승 팀을 향한 관심은 뒤로 밀렸고, 커뮤니티의 화제는 병역 관련 논의로 수렴했다. 경기장에 오른 선수들이 정작 무대 바깥의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힌 장면이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올해 KEL 규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기준 규정상 사회복무요원 등 병역 의무 이행 중인 자는 원칙적으로 출전이 불가능하되 기관장 허가가 있을 경우 제한적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협회 측은 "선수 요청 시 협조 요청 공문을 전달하고 있으며,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협조 공문 절차를 지원했다"며 "허가 권한은 기관장에게 있어 협회 차원에서 허가·불허 사유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엑스포츠뉴스는 13일 병무청 담당 부서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해 사회복무요원 기관장 겸직 허가 관련 지침 변경 여부와 이번 사안이 일괄 재검토의 결과인지 등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병무청의 공식 입장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제28조 제3항은 “프로(실업팀 포함) 선수” 등의 겸직 허가를 복무기관장이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겸직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강행 규정이 아니라, 기관장의 판단에 맡긴 재량 규정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그동안 실업리그에 소속된 사회복무요원 프로게이머들의 겸직이 허용돼 온 사례를 보면, 해당 조항은 일정한 기준과 관행에 따라 행정청의 재량 아래 운용돼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동일한 규정이 올해 들어 어느 시점부터 달리 해석·적용되기 시작했다면, 그 해석 변경의 구체적 근거와 기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룰러'의 잘못은 잘못이다. 개인의 사안은 절차에 따라 LCK 사무국이 엄중하게 판단하면 될 일이다.

다만 짚고 넘어갈 지점은 따로 있다. '제트'의 경우 지난 3월 17일 지자체로부터 정상적으로 겸직 허가를 받았고, 약 3주 뒤 병무청이 이를 뒤집었다. 그 사이 선수의 복무 형태도, 근무 시간도, 리그 일정도 달라진 것은 없다. 같은 규정, 같은 선수, 같은 신청서가 3주 만에 가(可)에서 불가(不可)로 바뀐 이유를 선수 본인의 변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예술체육요원과 사회복무요원은 편입 근거도, 적용 법령도, 복무 형태도 서로 다른 제도다.

한쪽에서 불거진 사안이 성격이 다른 제도의 운용 기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개별 사안의 시시비비가 아니라 '프로게이머'라는 직군 단위로 일괄 조정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을 수 있다.

잘못한 사람의 잘못은 그 사람의 몫으로 따지면 될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서그남', '제트', '위드', '지워크'는 같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시점의 일치가 우연이었는지, 같은 직군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근거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병무청의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 '서그남' 개인 방송, 이터널 리턴 공식 디스코드 채널, 엑스포츠뉴스 DB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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