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인기 종목 중 하나인 피겨스케이팅이 심판 편파 판정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자국 심판들이 자국 선수들에게 높은 점수, 때로는 터무니 없는 높은 점수를 준다는 게 요지다.
2014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심판진에 호되게 당하며 금메달이 은메달로 바뀐 '김연아의 악몽'이 아직도 피겨계에 존재하는 셈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스포르티코'가 지난 21일(한국시간) 이번 동계올림픽 채점표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아이스댄스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프랑스의 로랑스 푸르니에 보드리-기욤 시즈롱 조가 이번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보드리-시즈롱 조는 지난 12일 막 내린 아이스댄스에서 리듬댄스 점수 90.18점, 프리댄스 점수 135.64점을 챙겨 총점 225.82점을 기록, 최근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차지한 미국의 매디슨 촉- 에번 베이츠 조(224.39점)를 불과 1.43점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아이스댄스 심사위원(저지) 중 프랑스 측 위원이 보드리-시즈롱 조에게 촉-베이츠 조보다 7.71점 높은 점수를 주면서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포르티코는 "그러나 심사위원 8명 중 5명이 촉-베이츠 조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며 "촉-베이츠 조는 결과에 항소하지 않았으나 둘 모두 금메달, 적어도 점수의 투명성을 높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 심판 외에 이탈리아 심판도 예를 들었다.
매체는 "'스케이팅스코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심사위원은 이탈리아 아이스댄스 팀에게 총 130.70점을 부여했으며 이는 나머지 여덟 명의 심사위원 평균 점수인 124.59점에 비해 6.11점 높았다. 나머지 심판들은 이탈리아 조가 받은 평균 점수보다 2.88점 낮았다"며 "+6.11점과 -2.88점은 8.99점 차이다.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모든 프로그램에서 드러난 (자국 심판과 다른 나라 심사위원)점수 차 중 2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스캔들(페어 종목 부정 심사가 드러나 러시아와 캐나다 두 팀에 공동 금메달 수여) 뒤 이를 대응하기 위해 점수 체계를 개편했고, 이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넘게 흘렀으나 편견을 없애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매체는 과거 판정 시비로 얼룩진 올림픽 피겨 사례를 들었는데 김연아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패한 점을 꼬집었다.
'스포르티코'는 "소치 올림픽에서도 한국 스케이터 김연아가 개최국 러시아의 소트니코바에게 패해 은메달을 따낸 뒤 항의가 빚어졌다"고 한 것이다.
당시 소트니코바는 쇼트프로그램을 2위로 마친 뒤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하나를 뛰다가 두 발 착지를 하고 중심을 잃는 큰 실수를 범했는데, 클린 연기로 자신의 은퇴 무대를 장식한 김연아를 뒤집기 우승으로 눌러 논란이 됐다.
피겨스케이팅 심판진은 종목마다 총 15명으로 구성된다. 레프리 1명,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2명, 테크니컬 콘트롤러 1명, 저지 9명으로 이뤄진다.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선 테크니컬 콘트롤러가 러시아인으로, 두 명의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테크니컬 콘트롤러가 특정 기술에 대한 점수를 최종 결정한다.
그러다보니 러시아에 유리한 판정 나온 것 아니냐는 논란이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일어났다. 소트니코바가 경기 직후 다른 러시아 심판과 포옹하는 장면도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자국 선수에게 대놓고 높은 점수를 주는' 피겨 편파 판정 논란이 이번 대회에서도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김연아가 큰 피해자로 미국에서 다시 한 번 인정받은 셈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