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내 밑에서 콘 놓고 하던 놈이 많이 컸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 24일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의 제11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수원은 이 감독에게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대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에게 수원 부임은 의미가 남다르다. 무명 시절 한 지도자로부터 충격적인 발언을 들었던 그는 광주FC를 비롯해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면서 K리그 최고의 명장에 걸맞은 대우를 받게 됐다.
이 감독은 현역 은퇴 후 2011년 모교인 아주대학교 축구부에서 코치를 하면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5시즌 전남 드래곤즈 코치로 부임하면서 프로 지도자가 됐고, 이후 광주, 성남, 제주에서 수석코치로 활동한 위 2022시즌을 앞두고 광주 지휘봉을 잡았다.
이 감독은 광주에 부임하기 전까지 수많은 지도자들 밑에서 경험을 쌓았는데, 한 지도자가 이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상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에 공개된 ‘MBC’와 인터뷰 영상에 따르면 이 감독은 "(축구)콘이나 놓던 놈이 좀 컸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나는 그런 말을 그 사람에게 말한 적이 없다. 그런데 굳이 내게 전화를 해서 얘기할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좀 충격이었다. 그 말은 아직도 나한테는 큰 상처"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이 감독을 자극했고, 이 감독은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K리그 팀을 맡아본 경험이 없음에도 2022시즌 광주를 K리그2 정상에 올려놓아 1부 승격을 이끌었고, K리그1 데뷔 시즌에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포지셔닝을 강조하고 로테이션에도 대형을 유지하며 빠른 공격 전환을 추구하는 이 감독의 축구 역시 화제를 모았다. K리그2에서 성공을 거둔 이 감독의 축구는 K리그1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 감독의 돌풍은 멈추지 않았다. 이 감독 밑에서 광주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까지 성공했고, 2024-2025시즌 ACLE에서 시도민 구단 최초 8강 진출이라는 역사까지 썼다.
명실상부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등극한 이 감독은 다음 시즌 K리그1 승격을 위해 칼을 갈고 있는 수원과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수준의 연봉으로 계약을 맺으면서 명성에 걸맞은 대우를 받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수원삼성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