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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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시구했던 소년이 이렇게 성장했다...'10G ERA 2.83' LG 송승기 "신인왕 욕심은 없다" [인천 인터뷰]

기사입력 2025.05.26 09:33 / 기사수정 2025.05.26 09:33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11년 전 서울 목동야구장 마운드 위에 섰던 소년이 시간이 흘러 LG 트윈스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좌완투수 송승기가 그 주인공이다.

송승기는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4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올렸다. 또한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종전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7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송승기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20에서 2.83으로 하락했다.

이날 송승기의 투구수는 108개로, 구종별로는 직구(61개)가 가장 많았다. 슬라이더(25개), 체인지업(12개), 커브(8개), 포크볼(2개)이 그 뒤를 이었으며, 직구 최고구속은 148km/h를 나타냈다.



송승기는 3회말까지 안타 1개를 내준 걸 제외하면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1회말 2사 1루 고명준의 타석부터 3회말 2사 최지훈의 타석까지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4회말에는 정준재의 볼넷, 박성한의 유격수 땅볼, 고명준의 좌익수 뜬공, 한유섬의 볼넷 이후 2사 1·2루에서 이지영을 삼진 처리했다.

송승기는 5회말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안상현을 안타로 내보냈지만, 후속타자 채현우에게 병살타를 끌어냈다. 2사에서는 오태곤에게 삼진을 솎아내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송승기는 6회말 최지훈의 삼진, 정준재의 볼넷, 박성한의 삼진 이후 고명준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2사 2·3루에 몰렸다. 그러나 한유섬의 삼진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송승기는 7회말 이지영의 안타 이후 안상현, 채현우의 삼진으로 2사 1루를 만들었다. 김영우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7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팬들과 동료들은 송승기에게 박수를 보냈다. 염경엽 LG 감독도 "(송)승기가 선발투수로서 완벽한 피칭을 해줬고,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욱 공격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승기를 칭찬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송승기는 "항상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공격적으로 투구하다 보니까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생각보다 컨디션은 괜찮았는데, 감각적으로 좀 아쉬웠던 것 같다. 볼넷 기록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경기 초반에 볼넷을 내준 게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상무(국군체육부대) 동기인 전영준과의 선발 맞대결은 송승기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송승기는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 때 달려가서 안겼다. 반갑다고 인사했고, 잘하자고 했다"며 "원래 잘 던지는 건 알고 있었는데, 선발 맞대결 때문에 더 집중했던 것 같고, 몰입도가 높았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송승기는 염경엽 감독, 포수 박동원과 인연이 있다. 삼일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2014년 8월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당시 홈팀 넥센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구속 측정 이벤트를 진행했고, 구속 90km를 찍은 송승기에게 시구 기회가 돌아갔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넥센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박동원은 송승기의 시구를 받았다.

사령탑은 당시 송승기가 시구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이날 경기 전 송승기의 시구에 관한 질문을 받은 염 감독은 "영상을 보고 알았다. 아내가 알려주더라"며 "많은 사람들이 시구하러 오기 때문에 기억하기가 어렵다. (지난해 시구를 했던) 김영우 정도라면 모를까"라고 얘기했다.

송승기는 "야구를 하고 있다고 알리지 않고 이벤트에 참가했다. 원래 한화 이글스를 응원했는데, 류현진(한화) 선배를 응원하다가 류현진 선배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신 뒤에는 보지 않았다. 그때 넥센을 좋아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선수는 딱히 없었고, 그냥 야구를 보는 것만 좋아했다. 나중에 마운드 위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프로야구 선수가 돼 견딜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5선발로 2025시즌을 시작한 송승기는 이날 경기까지 올 시즌 10경기에서 57⅓이닝 5승 3패 평균자책점 2.83을 마크했다. "시즌 초반보다는 덜 긴장하는 것 같고, 마운드 위에서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커브 등 변화구가 많이 좋아진 것 같고, 여유가 생기면서 투구 템포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은 없고, (임)찬규 형이 2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전반기에 4승 더 하고 후반기에 3승하면 10승을 달성하는 것이니까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승운은 바라지 않고, 그냥 여기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개인 타이틀에 관해서 욕심은 없다는 게 송승기의 생각이다. 송승기는 "계속 주위에서 신인왕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솔직히 큰 욕심은 없다. 잘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할 것만 하려고 한다. (개인 성적이나 순위는) 경기 전에 한 번씩 보는데, 그래도 (거의) 안 보는 것 같다. (지금의 성적을) 끝까지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다짐했다.

사진=인천,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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