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12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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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수현 "조심스러웠지만"…'한한령' 깨고 첫 中 무대 선 솔직한 속마음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5.04.20 07:00

김예나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윤수현이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 무대에 올랐다. 한국 국적의 대중가수가 한한령 이후 중국 본토에서 초청 공연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 그 자체만으로도 한중 문화 교류 재개의 신호탄이자 의미 있는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윤수현은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직접 만나 중국 하이난 공연 무대에 오른 소감을 나누고, 그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향후 계획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중국 남부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하이난성 자매결연 30주년 기념 행사가 열린 가운데, 윤수현이 한국 가수로는 유일하게 초청돼 참가했다. 사드 배치 논란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 내 한국 대중가수 공연 활동 역시 사실상 중단된 상황.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윤수현이 중국 무대에 공식 초청돼 공연을 펼쳤다는 점은, 장기간 막혀 있던 양국 간 대중문화 교류의 물꼬를 트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윤수현이 중국 현지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 2월. 당시만 해도 중국 정부 산하의 공식 행사인 만큼, 약 1~2% 정도의 낮은 가능성에 불과, 현실로 이뤄지기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윤수현에게 중국 무대는 단순한 기회가 아닌 오랜 꿈이었기에, 가능성의 크기와 관계없이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준비를 이어갔다.

"중국 활동에 대한 꿈은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어요. 트로트 가수 최초로 정규 1집 전곡을 중국어로 번안해 발매한 것도, 언젠가 무대에 설 날이 올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죠. 예전에 CCTV에 출연했던 경험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고요. 그동안 작지만 꾸준히 준비해온 시간들이 있었기에, 이번 공식 초청 무대는 정말 감격스럽고 감사한 순간이었어요. 한한령 이후 첫 트로트 가수로 중국 무대에 설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너무나 뜻깊은 일입니다." 

중국 무대에 대한 오랜 갈망을 품에 안고, 본격적으로 준비에 돌입한 윤수현. 초기에는 대표곡인 '천태만상', '꽃길' 등 중국어 버전은 물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내 펑리위안 여사의 대표곡인 '희망의 들판에 서서(在希望的田野上)', 중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친구', '첨밀밀' 등을 포함한 레퍼토리를 직접 구성했다. 여기에 곡에 걸맞는 소개 멘트와 무대 진행 멘트 등도 대본 형태로 준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 산하의 공식 행사인 만큼, 절차는 매우 까다로웠다. 보낸 7곡 중 중앙정부의 승인으로 최종 3곡만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멘트 역시 사전 승인된 내용만 가능하다는 제약이 따랐다. 심지어 공연 직전까지도 큐시트와 멘트 내용이 수차례 바뀌었고, 최종적으로는 두 곡만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프롬프터도 없는 현장에서, 윤수현은 모든 곡과 멘트를 외워야만 했다. 매니저, 통역 외에는 메이크업과 스타일링도 셀프로 해결해야 했다. 심지어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불발 가능성을 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수현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무대에만 집중했다. 

"한한령 분위기가 워낙 타이트해서 솔직히 무대에 서고도 '정말 이게 되는 걸까?' 싶었어요. 함께한 스태프분들 대부분이 공무원이었고, 멘트도 몇 번이나 수정돼서 최종본 그대로 외워야 했고요. 곡도 두 곡으로 확정되면서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걸 최대한 준비했죠. 하지만 누군가가 처음이 되어야 한다면,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는 사명감과 기대감으로 무대에 섰어요. 실제로 현지 굵직한 지역 방송에서도 제 무대를 취재했고,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에 놀랍고 벅찼어요." 



당시 장내는 트로트는 물론 K팝 자체에 대한 노출조차 거의 없는 현지 중국인들로 가득찼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달달 외운 중국어 멘트, 가사를 단 한 번도 틀리지 않고 실수 없이 완벽한 무대를 이끌었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관객들도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 박수를 치거나 웃는 얼굴로 호응을 보냈다. 서로에게 낯선 마음으로 시작된 무대였지만, 결국 윤수현의 진심이 통했다는 것이 증명된 순간이었다. 

 "'천태만상' 무대할 때 1절, 2절은 한국어로 불렀어요. 혹시 몰라 중국어 자막은 뮤직비디오 영상과 함께 준비해서 갔죠. 그리고 나서 3절, 4절을 중국어로 직접 불렀는데, 그때 정말 크게 호응이 나오더라고요. 특히 아이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니까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어른들도 박수 치고 휘파람도 나오고, '같이 박수쳐 주세요'라는 유도에 더욱더 분위기가 확 살아났어요. 

사실 '같이 박수쳐 주세요'라는 멘트가 사전 승인된 멘트가 아니라서 굉장히 조심스러웠지만, 현장 반응이 너무 뜨거웠기 때문에 좋게 넘어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천태만상' 속 '귀천이 따로 있냐'라는 메시지가 중국 정서와 잘 맞았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와 관객들이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소속사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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