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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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P] '응답하라 1994' 축구계에 무슨 일 있었나

기사입력 2013.12.19 12:57 / 기사수정 2013.12.19 12:57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지난 해부터 유행처럼 불고 있는 코드가 있으니, 바로 ‘추억’이다. 올해도 과거를 회상하는 드라마가 제작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배경인 1994년은 스포츠 쪽에서도 특별한 일들이 많았다. 왜 그토록 웃고 울었을까.

한국축구에 무슨 일 있었나

1994년은 매우 뜻 깊은 해다. 현 시점 눈에 띄게 증가한 유럽파, K리그의 확장 등으로 과거와 견줘 축구 수준이 한층 높아졌는데 1994년은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해였다. 한국축구대표팀은 '도하의 기적'을 연출하며 FIFA(국제축구연맹) 미국월드컵에 참가했다. 결과는 2무 1패로 조별리그서 탈락했으나 '해볼 만 하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던 대회였다.

대표팀은 스페인, 볼리비아, 독일과 한 조에 편성됐다. 첫 경기 스페인전은 0-2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홍명보의 프리킥골, 서정원의 '버저비터' 득점으로 2-2로 비겼다. 당시 스페인은 최소 5점차 승리를 장담했다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더욱 놀라운 점은 경기력이었다. 패스, 압박 등이 강호를 상대로 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얻었다.

이후 볼리비아전은 골 결정력 부재로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마지막 독일전은 무승부만 해도 3위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노려볼 만 하다는 희망이 있었다. 대표팀은 사력을 다했지만 경기 초반 위르겐 클린스만 봉쇄에 실패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황선홍, 홍명보의 연속골과 함께 파상 공세를 펼치며 전차군단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현지 언론은 "후반전 45분은 한국의 축제"라고 호평했다.

대표팀의 월드컵 선전은 2002 한일월드컵 유치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당시 2002 월드컵 유치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월드컵 선전은 큰 플러스요인으로 다가왔다. 유치 경쟁국 일본은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오른 적이 없었다. 실제로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 국가는 개최 자격이 부족하다는 비판론이 있기도 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이후 아나툴리 비쇼베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한일전에서는 장군멍군 승부를 펼치며 3-2로 승리했다. K리그에선 타이틀 스폰서 제도가 시작됐다. 1994시즌 K리그 메인스폰서는 하이트맥주였고 하이트배 코리안리그로 통칭됐다. 총 7개 팀이 참가해 일화천마, 유공코끼리, 포항제철 아톰즈가 우승경쟁을 펼친 결과 일화천마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세계축구에 무슨 일 있었나

1994년 해외축구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금과 달리 전 세계 선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인터넷은 고사하고 PC통신을 통해 소수 마니아만이 즐기는 문화였다. 당시 세계최고의 리그와 팀을 꼽으라면 이탈리아 세리에A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AC밀란이었다. 세계적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 세리에A였다. 또 밀란은 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슈퍼컵까지 거머쥐었다.

당시 밀란은 초호화 멤버를 자랑했다. 파올로 말디니, 즈보니미르 보반, 로베르토 도나도니, 프랑코 바레시 등이 밀란 유니폼을 입었다. 밀란의 대항마는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였다. 요한 크루이프 감독의 '콤팩트 축구'로 스페인 무대를 평정했지만 바르셀로나는 왕중왕전 성격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밀란에게 0-4로 무릎을 꿇었다.

프리미어리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블랙번 로버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아스널이 강세였다. 특히 블랙번은 득점기계 앨런 시어러의 활약에 힘입어 상위권을 유지했다. '리즈 시절'이라는 말의 기원이 된 리즈 유나이티드는 5위에 오르며 중상위권 강호로 이름을 떨쳤다. 첼시, 맨체스터 시티는 각각 14위, 16위에 머물렀다. 두 팀이 갑부 구단주를 만나기 전이었다. 중소클럽과 다를 바 없었다.

1994년은 중견 축구팬들에게 낯익은 선수들이 등장한 해이기도 하다. 브라질 출신의 수퍼스타 호나우도는 크루세이루에서 이름값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밖에 프랑스 출신 티에리 앙리는 AS모나코에서, 네덜란드 출신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덴보스에서, 또 우크라이나의 국민적 영웅 안드레이 셰브첸코는 디나모 키예프에서 일제히 '루키' 시즌을 보냈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는 호마리우를 앞세운 '삼바군단' 브라질이 로베르토 바죠가 버티던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를 꺽고 우승 트로피를 힘차게 들어올렸다. 또 90년대 수많은 축구 팬을 홀렸던 네덜란드는 1994년 부터 파트릭 클루이베르트, 에드가 다비즈, 데보어 형제가 등장하며 오렌지군단의 새로운 전성기를 견인하고 있었다. 

서영원 기자 sports@xportsnews.com

[사진=홍명보 감독과 AC밀란 말디니 ⓒ 엑스포츠뉴스DB, UEFA 홈페이지]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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