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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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④] "성추문·마약·사재기·조작"…가요계 뒤덮은 어두운 그림자

기사입력 2019.12.29 07:50 / 기사수정 2019.12.28 22:33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이덕행 기자] 2019년 한국 가요계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POP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며 질적, 양적인 성장을 기록한 반면 끊임없는 사건, 사고들과 구설들이 생기며 가요계를 시끄럽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개인적 일탈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문제들이 유난히 많은 한 해였다.

▲ '까도까도' 나오는 버닝썬 게이트

지난해 11월 클럽 버닝썬 직원에게 폭행을 당한 김상교 씨가 경찰과의 유착 등을 폭로하며 시작된 버닝썬 논란은 올 상반기 연예면을 넘어 사회면까지 뜨겁게 달궜다.

단순 폭행 사건이라 여겨졌던 논란은 마약 유통 및 탈세, 성매매 알선, 원정 도박, 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 계속해서 번져 나갔고, 결국 '버닝썬 게이트'라는 희대의 연예계 추문으로 등극했다.

다양한 사업 확장으로 '승츠비'라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던 승리는 "실질적인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발을 뺐지만, 승리가 경영 깊숙이 개입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등장했다. 결국 승리는 빅뱅을 탈퇴하고 연예계를 은퇴했다. 그러나 은퇴 뒤에도 경찰 수사는 이어졌고 승리는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6월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승리가 속했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를 상대로도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양 전 대표 역시 경찰 수사 개입, 성매매 알선, 원정 도박 등의 혐의가 제기됐으나 원정 도박 혐의 만이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기도 했다.

▲ 단톡방 사태→김건모 논란, 이어지는 성추문

버닝썬 게이트로 승리와 양현석에 대한 의혹이 커져가던 지난 3월 승리를 비롯해 정준영, 최종훈 등이 속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불법 성관계 영상이 유포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외에서 예능을 촬영 중이던 정준영은 귀국 후 구속됐고, 최종훈, 용준형, 이종현 등이 단톡방 멤버로 지목되며 활동을 중단했다. 특히 정준영과 최종훈은 집단 성폭행(특수준강간) 등의 혐의도 받았는데, 지난 11월 29일 1심 재판부는 징역 6년과 5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두 사람과 검찰 측 모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변호사는 "정준영과 최종훈은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다'며 범죄혐의를 부인하고 설령 유죄라고 하더라도 1심의 형이 무겁다고 항소했다"며 "항소심에서 무죄 입증에 실패하면 피해자와의 합의 등 사정변경이 없는 한 감형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감형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또 "일반적으로 항소심에서는 무죄 주장을 유지하거나 또는 죄를 인정하면서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게 된다. 무죄 주장을 유지하면 재판이 길어질 수 있다"고 사건의 장기화를 전망하기도 했다.

연말에는 또 다른 가수의 성추문이 불거졌다. SBS '미운우리새끼'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가수 김건모가 강남 유흥주점에서 종업원을 상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특히 김건모는 피아니스트 장지연과 결혼을 발표하며 큰 축하를 받았던 터라 파장은 컸다.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는 연이어 폭로를 이어갔고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을 대리해 김건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김건모는 자신을 향한 모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피해 여성을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 옛말 돼버린 '마약 청정지대'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지대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재벌 3세의 각종 마약 스캔들이 사회면을 어지럽힌 가운데, 많은 연예인들도 마약 투약 사실이 드러나며 불명예스럽게 연예계를 은퇴했다.

그룹 JYJ 출신 박유천은 전 연인인 황하나의 폭로로 필로폰 투약 사실이 드러났다. 박유천은 자신의 이름이 공개되기도 전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자신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 사실이라면 연예계를 은퇴할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 박유천의 마약 투약은 사실로 드러났고, 이에 많은 대중들이 박유천에게 등을 돌렸다. 박유천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풀려났으나 다음날 아무렇지 않은 듯한 근황으로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유료 팬미팅을 가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 역시 마약 투약 혐의가 드러나며 연예계를 은퇴했다. 비아이의 마약 투약 사실은 지난 6월 드러냈는데 3년 전인 2016년 마약 투약 및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비아이 본인이 마약 투여와 구매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경찰이 마약 사범 A씨의 진술번복을 이유로 수사하지 않은 것을 두고 YG 측의 개입 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비아이는 팀을 탈퇴했고, YG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룹 몬스타엑스 전 멤버 원호 또한 대마초 흡연을 비롯한 여러 의혹으로 팀을 탈퇴했다. 원호와 '얼짱시대'를 함께한 정다은은 원호의 채무 불이행 및 과거 특수절도 혐의 등을 폭로한데 이어 대마초를 함께 흡연했다고 증언했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측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고소장 접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으나 뒤이어 원호의 탈퇴 사실을 알렸다. 이어 "별도로 수사 내용에 대한 고지를 받은 적이 없어 대마초 혐의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결국 원호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속계약·정산금 등 '법적 분쟁'

올해는 유독 가요계 전속계약과 관련한 분쟁이 빈번하게 많이 발생했다. 전속계약 해지와 관련해 갈등을 겪는가 하면 정산금 미지급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는 일도 발생했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강다니엘은 지난 9월, 전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올 초부터 시작된 법적 분쟁을 7개월 만에 끝내고 솔로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홍진영도 1인 기획사 IMH엔터테인먼트에서 새 출발을 알렸다. 앞서 홍진영은 전 소속사 뮤직K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심문기일을 하루 앞두고 소송을 취하하며 법적 분쟁을 마무리지었다.

이 외에도 워너원 출신 라이관린과 공민지가 각각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와 더뮤직웍스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특히 공민지는 기각 사실이 밝혀진 후 SNS를 통해 "짧지 않은 법적 공방을 새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소속사와의 장기적인 법적 공방을 직접 알리기도 했다.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 출신 사무엘은 지난 6월,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독자 활동을 시작한 사실을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밝혔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사무엘 측의 일방적인 전속계약 해지 통보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법적 분쟁을 알렸다.

방용국, 전효성, 송지은 등 소속 가수들과 계약 문제로 분쟁을 겪어온 TS엔터테인먼트(이하 TS)는 올해 슬리피, 소나무, TRCNG 등과의 갈등이 불거졌다. 지난 4월 전속계약을 둘러싼 소송으로 시작된 슬리피와 TS 간의 갈등은 정산금 미지급 문제, 횡령 의혹 등 여러 잡음 속에서 계속 이어졌다. 현재는 TS 측이 슬리피가 전속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약 2억8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지난 8월 소나무 나현, 수민은 TS에 전속계약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전속계약 해지 관련 내용증명을 보냈다. TRCNG 멤버 조우엽, 양태선도 지난 11월 TS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상습아동학대, 특수폭행치상 등 혐의로 관계자 3명을 고소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연예계 법적 분쟁이 증가하는 배경에 대해 법무법인 다지원 김지윤 변호사는 "과거에 비해 서로의 권리 의무를 숙지하고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됐다. 이러한 권리 의식이 강해지게 된데에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표준전속계약서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표준전속계약서를 작성하고 권리의무 조항을 숙지하게 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견제하고 협력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법적 분쟁 당사자들 간의 갈등을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김지윤 변호사는 "우선 계약 체결 전 계약서를 꼼꼼하게 읽어봐야 한다. 무조건 표준전속계약서를 따르지 말고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서로 간 계약 체결 목적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도 꼼꼼하게 알아둬야 한다. 더불어 서로의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 박경 쏘아올린 '음원 사재기' 불씨→논란 확산, 바이브·송하예 등 "법적대응"

블락비 멤버 박경의 '실명 저격'으로 불 붙은 음원 사재기 의혹 논란은 법적 공방까지 번지며 대중적 관심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아이유, BTS 멤버 진, 헤이즈 등이 나서 음원 사재기를 꼬집으면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그동안 음원 사재기 논란은 의혹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 가운데 박경은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며 실명을 거론한 채 저격해 논란이 커졌다. 이에 실명이 언급된 아티스트들은 사재기를 부인하며 법적 공방을 알렸다.

음원 사재기 논란은 음원 차트 조작으로 이어졌다. 사재기, 바이럴 마케팅 등은 차트 순위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이는 차트에 이상적인 변화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 스트리밍이 주요 음원 소비 방법인 현 음원 시장에서 사재기를 해서라도 차트에 들어가려는 편법적인 행위가 지금의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 

▲ '프로듀스' 전 시즌 조작, CJ ENM 대국민 사기극

CJ ENM 음악 채널 엠넷(Mnet)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전 시리즈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충격을 안겼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지난 2016년 첫 시즌을 시작으로 모두 4번에 걸쳐 이어졌다. 아이오아이('프로듀스101'), 워너원('프로듀스101' 시즌2), 아이즈원('프로듀스48'), 엑스원('프로듀스X101') 등을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켰다.

매 시즌 성공시키며 탄탄대로를 이어오던 '프로듀스' 시리즈는 '프로듀스X101' 파이널 생방송에서 최종 득표수가 특정 숫자 7494.442의 배수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CJ ENM 측은 "순위 변동은 없었다"고 즉각적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논란이 커지자 CJ ENM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시청자들 역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8월 '프로듀스X101' 제작진을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결국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프로듀스' 시리즈 대표 프로듀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CJ ENM 측은 논란 발생 후 처음으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안준영 PD가 '프로듀스' 전 시즌에 대한 조작 혐의를 인정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이에 업무방해 및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안준영 PD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지난 20일, 이들은 대부분 혐의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죄의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내년 1월 14일 열릴 예정이다.

▲ 故 설리·구하라 목숨 앗아간 '악플' 문제, 사회적 경종 울리다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와 카라 출신 구하라가 세상을 떠나 큰 슬픔을 안겼다. 이들은 끊임없는 악플러들의 공격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먼저 설리는 지난 10월 14일 사망했다. 향년 25세. 얼마 지나지 않은 11월 24일, 구하라 역시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불과 42일 만에 전해진 잇따른 비보는 대중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은 평소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활발하게 소통해왔다. 두 사람에 대한 팬덤이 큰 만큼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인신공격하는 악플러들의 공격도 거셌다. 이에 두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된 주된 요인으로 악플이 꼽히면서 포털사이트 다음은 연예 기사 댓글 기능을 폐지하는 등 악플을 근절하기 위한 사회적 움직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상대방이 받을 상처나 고통을 생각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악플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고인이 된 설리, 구하라 역시 온라인상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악플을 견디지 못해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 사회의 악플 문제에 경종을 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hiyena07@xportsnews.com dh.le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건음기획, 엠넷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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