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멕시코 몬테레이, 나승우 기자) 감히 '축구의 신'이라 할 만하다.
리오넬 메시가 마침내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등극했다.
하지만 대기록을 세운 날 원치 않는 기록도 함께 따라왔다. 월드컵 통산 페널티킥 실축 기록에서도 최다 타이틀을 획득하며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아르헨티나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J조 2차전에서 오스트리아를 2-0으로 꺾었다.
주인공은 단연 메시였다. 메시는 전반 38분과 후반 추가시간 멀티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의 2연승을 이끌었다.
동시에 월드컵 통산 득점을 18골로 늘리며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를 제치고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메시는 이번 대회 첫 경기 알제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미 월드컵 통산 16골을 만들었다. 클로제와 동률을 이룬 그는 오스트리아전에서 두 골을 추가하면서 96년 월드컵 역사에 새 이름을 새겼다.
아르헨티나는 4-4-2 전형으로 나섰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골문을 지켰다. 나우엘 몰리나, 크리스티안 로메로,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파쿤도 메디나가 수비진을 형성했다. 로드리고 데폴, 알렉시스 맥앨리스터, 엔소 페르난데스, 티아고 알마다가 중원에 포진했다. 리오넬 메시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투톱을 이뤘다.
오스트리아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알렉산더 슐라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콘라트 라이머, 데이비드 알라바, 케빈 단소, 슈테판 포슈가 후방을 지켰다. 크사버 슐라거, 니콜라스 자이발트가 허리를 받쳤고, 마르셀 자비처, 파울 바너, 로마노 슈미트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미카엘 그레고리슈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았다.
경기 초반 아르헨티나가 앞서갈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전반 9분 아르헨티나는 라우타로가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메시가 키커로 나섰다.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 신기록이 페널티킥으로 나올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메시의 왼발 슈팅은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슐라거 골키퍼가 선방할 필요도 없었다. 메시가 고개를 숙일 만큼 명백한 실축이었다.
그럼에도 메시는 메시였다.
전반 38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메디나의 컷백 패스를 받은 메시는 페널티박스 바깥 왼쪽에서 반박자 빠른 왼발 슈팅을 날렸다.
슐라거는 역동작에 걸렸고, 공은 골문 왼쪽 하단을 갈랐다. 메시의 월드컵 통산 17호골이었다.
클로제의 16골 기록을 넘어선 순간이었다. 페널티킥 실축으로 미뤄졌던 대기록은 결국 필드골로 완성됐다. 메시다운 골로 역사를 썼다.
메시는 후반 추가시간에도 다시 한 번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에도 메시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메시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중앙으로 정확하게 연결했다. 패스를 받은 훌리안 알바레스의 슈팅이 골키퍼에 가로막혔으나 튀어나온 공을 파레데스가 잡아 다시 메시에게 내줬다.
메시는 박스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몰고 오다가 슈팅을 때렸고, 슐라거 골키퍼가 한 차례 막아냈으나 세컨드 볼을 다시 밀어넣어 기어코 멀티골에 성공했다. 월드컵 통산 18호골이었다.
아르헨티나는 2-0으로 승리했고, 메시 역시 조별리그 2경기 연속 득점과 함께 대회 5호골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2연승으로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마지막 요르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J조 1위를 차지한다.
역사적인 날이었으나 메시는 페널티킥 실축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남겼다.
메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이슬란드전, 2022 카타르 월드컵 폴란드전에 이어 이번 오스트리아전에서도 페널티킥을 놓쳤다. 월드컵 무대에서만 세 번째 페널티킥 실축이다.
월드컵 페널티킥 실축은 슈퍼스타에게도 부담스러운 기록이다. 특히 메시는 이번 대회까지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을 7차례나 찼다. 이는 월드컵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많은 시도다. 기회가 많았던 만큼 실패도 쌓였다.
메시는 이전까지 가나 레전드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과 함께 월드컵에서 두 번 이상 페널티킥을 놓친 선수였으나 이번 실축으로 최다 실축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이라는 최고의 영예와 페널티킥 최다 실축이라는 불명예가 한 경기에 동시에 쓰였다.
물론 페널티킥 최다 실축은 역대 최다골이라는 대기록 앞에 묻혔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상대로 첫 골을 넣은 메시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이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4골,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1골,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7골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두 경기 만에 5골을 넣으며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서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