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37세의 나이에 올림픽 은메달이라는 기적을 쓴 김상겸이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강제 은퇴'의 위기에 직면했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종목이 올림픽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김상겸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메달이자, 한국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이라는 기념비적인 성과였다.
하지만 김상겸이 마지막 올림픽 은메달리스트가 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30년 알프스 동계올림픽부터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종목의 존폐를 두고 고심 중이기 때문이다.
스노보드 종목은 크게 연기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묘기 종목(하프파이프, 빅에어, 슬로프스타일)과 속도를 겨루는 레이스 종목으로 나뉜다. 현재 올림픽 스노보드 세부 종목 중 레이스 종목은 평행대회전이 유일하다.
과거 2014 소치 올림픽까지는 평행회전도 있었으나 이후 폐지됐고, 이제 남은 평행대회전마저 퇴출 위기에 몰린 것이다.
퇴출 논의의 주된 이유는 '선수 고령화'와 '젊은 층 유입 부족'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 벤야민 카를(오스트리아)은 41세, 은메달리스트 김상겸은 37세다. 토너먼트에 진출한 롤란드 피슈날러(46세), 잔 코시르(41세) 등 40대 베테랑들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다.
IOC는 이를 젊은 선수들의 유입이 정체된 신호로 해석하고 있으며, 이미 2030 대회 종목 승인 과정에서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등 타 종목은 승인한 반면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승인은 보류한 상태다.
이 소식을 접한 김상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즉각 행동에 나섰다. 그는 "현재 우리 종목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이건 일부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 종목의 미래이자, 어린 선수들의 꿈이 걸린 일이다. 다음 올림픽 개최지인 파리에서 평행대회전 종목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 꿈은 사라진다. 모두 함께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2018 평창에서 이상호의 은메달, 2026 밀라노에서 김상겸의 은메달로 한국 설상 종목의 자존심을 세워준 효자 종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오는 6월 IOC의 최종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NS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