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과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 스피드스케이팅(롱트랙)으로 종목을 바꾼 뒤 수난을 겪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네덜란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내년 2월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출전이 굉장히 불투명한 것은 물론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 모처럼 나섰다가 빙판에 넘어지며 꼴찌를 하는 망신을 당했기 때문이다.
스휠팅은 지난 13일(한국시간) 노르웨이 하마르의 올림픽 홀에서 열린 2025-2026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 1차 레이스 디비전A에 출전했다가 레이스 도중 넘어지고 말았다. 기록은 1분34초45로 당연히 꼴찌였다.
이번 대회는 스휠팅이 2025-2026시즌 처음 참가하는 월드컵이었다. 기존 네덜란드 단거리 대표였던 유타 레이르담과 안젤 달레만이 이번 대회엔 불참하면서 빈 자리가 생겼고 이에 따라 스휠팅에도 기회가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스휠팅이 올림픽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상당히 고전 중이라는 뜻도 된다.
모처럼 잡은 기회에선 첫 번째 코너에서 넘어지고 말했다. 야마다 리오(일본)와 짝을 이뤄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스휠팅은 코너를 돌다가 크게 넘어졌고 설상가상으로 엉덩이 쪽 유니폼이 찢어지는 불상사까지 겪었다.
스휠팅은 13일 벌어진 여자 1000m 디비전A에선 1분16초94로 결승선을 통과해 20명 중 18위에 그쳤다.
스휠팅은 과거 최민정과 올림픽 등 국제대회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세계적인 쇼트트랙 선수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1000m에서 최민정과 심석희가 넘어지는 사이 유유히 링크를 돌아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고, 이는 네덜란드 쇼트트랙의 올림픽 1호 금메달이기도 했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여자 1000m 2연패와 함께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팀 동료들과 금메달을 합작하며 2관왕이 됐다.
서울에서 열린 2023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관왕에 오르면서 최민정을 앞세운 한국 여자 쇼트트랙에 '안방 노 골드' 수모를 안겼다.
하지만 이듬해 자국에서 열린 2024 로테르담 세계선수권에서 발목 골절 부상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뒤 부상 위험이 적고 네덜란드에서 인기가 많은 롱트랙으로 종목을 바꿨다. 2024-2025시즌엔 단거리에서 한 자릿 수 순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선보였으나 올림픽 시즌인 이번 시즌엔 펨케 콕, 레이르담 등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설 자리를 잃어 국제대회 참가조차 힘든 신세가 됐다.
사진=중계화면 캡처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