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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감독 "고령의 감독? 열정만 있다면 가능하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17.03.07 22:27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채정연 기자] 대한항공 점보스의 우승을 이끈 박기원 감독이 우승 소감을 전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 블루팡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풀세트 끝 신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2점을 획득한 대한항공은 6년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다음은 박기원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먼 길 돌아와서 우승했다. 

-최고령 감독이다. 제안 받고 망설이지는 않았나.
▲그런 각오 없이는 감독 어떻게 하나. 배짱 없으면 못 한다. 대한항공에서 제의가 왔을 때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기회라고 생각했다. 놓치지 말자 생각했고, 맡자마자 우승했다. 내 나이에 대한항공에서 팀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우승할 수 있는 그런 팀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고마웠다.

-올 시즌 우승의 원동력은?
▲첫번째는 선수층이다. 두번째는 자율배구다. 선수들이 간절히 원했던 배구 연습 스타일이었고,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주게 됐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따라줬다. 선수들이 워낙 잘해줘서 우승 감독 중 쉽게 우승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전의 대한항공은 어떤 문제가 있었나.
▲밖에서 보기에는 대한항공이 2% 우승 DNA가 모자란 팀이었다. 선수들에게 자율을 줬고, 그것으로 멘탈을 키웠다.

-최근 V리그에 젊은 감독 붐이 불었다. 한참 선배급인데, 젊은 지도자들과 한 무대에서 경쟁하는게 부담일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가 많아도 감독으로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열정이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다. 체력적으로는 사실 조금 부담이 됐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숙소로 출근했다. 술, 담배 다 끊었다. 술, 담배 다 하면 저녁 7시 이후로는 아무것도 못하겠더라. 다 끊고 밤 10시까지 일 할 수 있었다. 내가 젊은 감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팀에 할애해야 했다. 하루에 2~3시간 그들보다 더 일했다.

-와이프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는데.
▲내가 좀 애처가다(웃음). 와이프가 마음고생이 많았다. 현장에 있는 나보다 더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배구를 와이프가 이해해주지 못했다면, 지금까지 배구 못했을 것이다. 시합 지고 들어가면 기분 나쁠까봐 말도 붙이지 않는다.

-올 시즌 우승 후 머릿속에 남는 선수가 있다면.
▲전반적으로 다 잘해줬다. 센터와 리베로가 힘든 부분으로 생각했는데 다 잘 버텨줬다. 백업 공격수들이 시합을 안 뛰면서도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언제든 팀이 부르면 나섰고, 잘해줬다. 그런 부분이 잘 된 게 주효했다. 가스파리니가 정말 인성이 된 선수다. 열심히 하고 연습 때 분위기도 잡으려하고, 어려울 때 해결사 역할까지 해줬다.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은 인성이 먼저 돼야 한다. 아닌 선수들은 시합은 잘하겠지만 챔피언은 될 수 없다.

-곽승석이 리베로로 나선 특별한 이유가 있나.
▲두번째 리베로가 저조한 상태다. 첫번째 리베로가 한국전력 전에서 멘탈이 붕괴됐다. 오늘까지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아, 곽승석을 후보 리베로로 준비해뒀다. 많이 내보내지는 않으려고 했는데, 잘해줘서 고마웠다. 정규시즌까지만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본인 연습은 똑같이 하면서 리시브 같은 부분만 조금 중점둬서 준비했을 뿐이다.

-챔프전에서 무너진 적이 있는데.
▲체력, 컨디션을 빨리 회복시키고 경기 감각 유지를 해야한다. 체력 담당자에게는 준비하라고 말해뒀다. 회의를 하고 어떻게 준비할 지 정할 것이다. 합숙 계획은 없다. 

-고령의 감독들이 자리를 잃어가던 추세 속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감독은 선수들에게 머리만 빌려주면 된다. 감독이 볼을 때릴 필요가 없다. 팀 운영 스케줄만 잡아주면 나머지는 코치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잘 해낸다. 나이 많다고 감독 못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감독은 매년 변해야 한다. 배구 기술이 3,4년에 한번씩 큰 변화를 겪는다. 박자를 맞춰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면 오래 감독할 수 있다. 변하지 않으면 지도자 생활을 오래 할 수 없다. 

-처음 대한항공 감독을 맡았을 때, 가장 빨리 파악한 단점은 무엇이었나.
▲전문 체력담당자 영입과 업무팀 강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지금은 많이 보강됐다. 한국 최고의 체력 트레이너를 영입했다. 코칭스태프를 융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봤다. 코칭스태프를 엄하게 끌고가기도 했다. 1년 내내 비상사태처럼 다뤘다. 되도록 집에 못가게 했다. 대표팀 감독하며 대한항공의 장단점은 파악한 상태였다. 한선수에 대한 루머는 돌지 않았으면 한다. 왜 없는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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