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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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외화를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이유? [엔터인사이드]

기사입력 2015.08.18 10:08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XX 영화 제작진의 액션 대작."
"XX 영화 감독도 반한 화제의 영화."
 
기자의 메일함에는 하루에도 수 십개씩 영화 홍보사들로 부터 발송된 홍보 이메일이 속속 도착한다. 그런데 극장을 찾아보면 이들 영화를 볼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8월 2주까지 극장에 걸려야 하는 영화는 어림잡아 30편을 훌쩍 넘는다. 그런데 정작 관객들이 볼 수 있는 영화는 불과 '암살', '베테랑', '협녀: 칼의 기억', '미션임파서블5' 등 소수에 불과하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하루', '범죄의 제국', '스트레인저랜드', '디올 앤 아이' 등의 영화를 극장 팜플랫, 혹은 지루하게 나오는 상영 예정작에서라도 본 적은 있을까? 답은 '아니요'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 영화는 국내에 정식, 수입돼 지난 5일과 6일 각각 개봉한 영화들이다.
 
그렇다면 이들 영화는 어디로 갔을까? 답은 '안방극장'이다.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틀어주던 '토요명화' 같은 고전적인 안방극장이 아닌 IPTV 혹은 모바일 서비스 같은 좀더 시청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한 요즘 세대의 안방극장인 점만 다르다.
 
과거에는 영화관을 찾아야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TV의 대형화와 UHD TV 같은 고화질 제품이 등장하면서 영화 관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사실 요즘 영화가에서는 IPTV가 블루칩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판권료 수준으로 수천만원 선에 불과하던 IPTV매출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국내 영화에도 15% 수준에 육박한지 오래다.
 
실제로 소규모 외화를 수입해 배급하는 영화사들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모두 돈이 덜 드는 중남미, 혹은 유럽권 등의 영화를 수입해 IPTV을 타깃으로 노린 것이다.
 
한 외화 배급사 관계자는 "몇몇 외화의 경우 극장에는 단 한편도 걸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IPTV로 수입을 전액 회수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위한 전문 배급사도 생기고 있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6일 개봉한 미국 영화 '범죄의 제국'을 예로 들어보자. 이 영화는 IPTV를 노린 대표적 영화라 볼 수 있다. 개봉한지 2주차가 지났지만 이 영화의 상영횟수는 하루에 1~3번에 불과하다. 전국 스크린수는 5곳으로 누적관객수는 1000명을 조금 넘는다. 매출액도 540만원 수준이다. 절대로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IPTV로 넘어가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IPTV 방송사들은 극장에서 몇 회차가 상영됐는지 상관 없이 '극장동시상영'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준다. 금액도 왠만한 영화관 표 값인 1만원에 육박한다. 출연진은 일단 화려하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밀라 요보비치에 '설국열차'에도 출연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에드 해리스 등이 주인공이다.
 
제목까지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다. 원제는 'Cymbeline'으로 세익스피어의 로맨스극을 원작으로 각색한 영화다. 엄밀히 말해 액션 장르의 영화지만 예술영화에 가깝다. 하지만 '심벨린'은 '범죄의 제국'이라는 강렬한 제목으로 현대판 왕좌의 게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표면만 봐서는 한국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하다.
 
물론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입소문에만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영화평을 쉽게 포털 사이트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이전과 다르게 정보의 폭이 넓어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IPTV 시장을 노린 작은 영화의 경우 대대적인 프로모션 대신 작은 비용으로 할 수 있는 바이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블로거나 영화평을 통한 홍보가 대표적이다. 자칫 관객들의 정보까지 교란시킬 수 있는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fender@xportsnews.com 사진 = 영화 포스터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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