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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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돌아온 염기훈과 슈틸리케호의 재발견

기사입력 2015.06.12 10:14 / 기사수정 2015.06.12 10:17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축구대표팀이 중동의 다크호스 아랍에미리트엽합(UAE)을 제압하고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단순히 이겼다는 결과 외에도 내용면에서 성과들이 발견됐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압도하면서 경기를 챙긴 경기력과 시원하게 터진 3번의 득점포는 좋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이번 경기의 중요한 키워드는 염기훈의 복귀와 슈틸리케의 공격 축구였다. 지난해 1월 멕시코와의 평가전 이후 염기훈은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에 나섰다. 새로운 얼굴들과 자신보다 어린 신예 선수들의 패기 있는 플레이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해낸 그는 복귀골까지 신고하면서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염기훈과 새 얼굴들의 등장, 2부리거 공격수들의 맹활약으로 슈틸리케 감독도 웃었다. 그동안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수시로 강조했던 공격 축구가 이날은 잘 이뤄지면서 시원한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여러 지표들이 이러한 사실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염기훈, A매치 사상 최장 기간 공백 후 득점

돌아온 염기훈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왼발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 45분에 이용재가 얻어낸 프리킥을 골문 왼쪽으로 꽂아 넣으면서 7년 108일만에 A매치 득점을 맛봤다. UAE전 이전까지 염기훈이 A매치에서 골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2월 23일 중국 충칭에서 벌어졌던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경기에서가 마지막이었다.

7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지만 염기훈의 발 끝은 여전히 매서웠다. 그동안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졌던 왼발도 마법사라는 별명 답게 위력을 발휘했다. 이번 득점으로 염기훈은 종전 이기형이 세운 7년을 넘어 한국 A매치 사상 개인 최장 기간 공백 후 득점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앞서 이기형은 1996년 9월 서울 동대문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정기전에서 골을 넣은 뒤 2003년 9월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예선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골을 넣어 7년의 공백기를 무색하도록 만든 바 있다.

A매치가 아닌 클럽팀의 경기까지 확대하면 차범근이 1978년 12월 17일 방콕 아시안게임 중국전 득점후 7년 152일만인 1986년 5월 18일 미국 LA에서 열린 알리 안사(페루 클럽)과의 평가전에서 득점한 것이 최장기간으로 남아 있다.



2부리거 동시 득점은 사상 최초

A매치에서 2부리거들이 동시에 득점한 것은 이번 UAE전이 처음이다. 이용재와 이정협이 나란히 득점을 기록했다. 선발 원톱을 나섰던 이용재는 후반 15분 김진수의 긴 스로우인을 받아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바통을 이어받아 교체 투입된 이정협도 득점을 기록했다. 후반 45분에 오른쪽에서 정동호가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빈 골문 안으로 그대로 밀어 넣었다. 대표팀 소집때까지만 해도 있었던 2부리거에 대한 편견을 깬 순간이었다.

그동안 2부리거 2명이 A매치 한 경기에서 함께 득점을 한 일은 없었다. 이근호가 상주 상무 소속으로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은 것을 비롯해 1월 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한 이정협 등이 득점한 바는 있었지만 모두 1명 득점에 불과했다.

슈틸리케 부임 이후 14경기 만에 3득점 완승

한국이 3골을 넣으면서 3골차 완승을 거둔 것도 오랜만이다. 마지막 3골차 승리는 지난 2013년 9월 6일 아이티와의 친선경기에서 4-1로 승리한 것이 끝이었다. 이후 득점력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던 대표팀은 31경기만에 3골차 승리를 일궈냈다.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의미 있는 결과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14경기 만에 처음으로 3골을 넣고 3골차 완승을 거뒀다. 수비가 아닌 공격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재발견이었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늪 축구'라고 불리면서 주로 1골차 승부를 선보였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서서히 슈틸리케가 원하는 공격적인 색깔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으면서 수비라인을 정비한 뒤 최근까지 계속해서 공격진을 다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정협 등 원톱 공격수들을 수시로 시험해보면서 2선도 다양한 선수들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뽑은 이용재의 맹활약과 염기훈, 이재성 등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슈틸리케가 구상한 축구의 색깔이 녹아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슈틸리케, 염기훈, 이용재 ⓒ 대한축구협회 제공,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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