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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키 닮은꼴' 넥센 문우람, "야구장은 전쟁터다"

기사입력 2013.07.07 04:06 / 기사수정 2013.07.07 08:33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목동, 강산 기자] "어렸을 때부터 야구장은 전쟁터라고 배웠다. 상대방과 싸워야 한다."

3경기 연속 3안타 이상을 터트리며 '미친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2연승으로 2위에 등극한 넥센 히어로즈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외야수 문우람이다. 올 시즌 첫 3번 타자로 출전해 홈런 포함 4안타를 폭발시키더니 이틀간 7안타를 몰아치며 존재감을 맘껏 뽐내고 있다.

2011년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문우람은 지난해 1군 무대를 처음 경험했다. 25경기에서 타율 2할 3푼 1리 3타점을 올렸다.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빛났다. 강한 어깨를 앞세워 5개의 보살을 기록했다.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에 나왔다. 지난해 가장 큰 수확은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팬들에게 각인시킨 것이다.

올해는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퓨처스 43경기에 나서 타율 3할 3푼 8리(148타수 50안타) 2홈런 25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달 22일 NC전서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조금 늦었지만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11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2경기뿐이다. 시즌 성적은 타율 4할 4푼 4리(45타수 20안타) 1홈런 4타점, 득점권타율은 6할(10타수 6안타), 출루율도 4할 9푼에 달한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는 중심타선인 3번에 포진해 7안타를 몰아쳤다.

문우람은 타격에 들어가기 전 독특한 준비 자세를 취한다. 일종의 '루틴'이다. 그는 "내가 칠 방향을 생각하고 그에 맞는 제스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마치 일본인 메이저리거 아오키 노리치카(밀워키 브루어스)와 흡사하다. 아오키는 2011년까지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뛰며 일본프로야구 통산 타율 3할 2푼 9리를 기록한 강타자. 2007년에는 타율 3할 4푼 6리 20홈런 58타점, 출루율 4할 3푼 4리로 리그 타격/출루/득점왕을 거머쥐기도 했다. 빅리그 데뷔 첫해인 지난해 151경기에서 타율 2할 8푼 8리 10홈런 50타점 30도루로 가치를 입증했고, 올해도 81경기에서 타율 2할 9푼 6리 4홈런 18타점 9도루로 활약 중이다.

단순한 롤 모델이 아니다. 아오키를 보고 배운다.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가 지금의 문우람을 만들었다. 그는 "원래 이치로 스즈키(뉴욕 양키스)를 좋아했는데 신인 때부터 아오키와 폼이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계속 봐 왔다"며 "스타일도 비슷한 것 같다. 작년만 해도 아오키와 폼이 비슷했다. 그런데 아오키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 다리를 많이 안 들고 친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움직임도 줄었다. 잘 안 맞을 때 아오키의 영상을 보고 공부한다"고 말했다.

문우람은 중심타선(3번)에 포진한 최근 2경기에서 장타 3개를 때려냈다. 홈런 한 개와 2루타 2개다. 중장거리 타자로서 자질을 보여줬다. 그는 "고등학교 때도 주로 3, 4번을 쳤다. 중심타선이 나한테 맞는다"며 "안타 하나만 치자는 생각으로 매 타석에 임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군에 올라왔을 때는 팀이 좋지 않으니 내가 한 번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팀 분위기가 좋을 때는 내가 잘해도 묻혔을 것이다. 좋지 않을 때 올라와서 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22일 올해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다음날(23일)에도 2타수 2안타 2볼넷 3득점으로 맹활약, 팀의 8연패 후 2연승에 일조했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남다르다. 타석에서 상대 투수를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빛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문우람은 "어렸을 때부터 야구장은 전쟁터라고 배웠다"며 "'상대를 보고 웃지 마라. 투수가 나보다 아래라는 생각으로 임하라'고 배웠다. 어릴 때부터 하다 보니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장함을 갖고 매 타석에 임하는 것이 지금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신감도 넘친다. 문우람은 1군 등록 이후 계속된 맹타로 LA 다저스의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와 비교되기도 한다. 물론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최근 페이스만 보면 푸이그에 못지않다. 문우람은 "푸이그보다 내가 수비는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최근 상승세에 힘입은 자신감 표출. 이어 "왜 내가 느리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도루한다고 달리기 빠른 게 아니다. 나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지만 나름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통산 도루가 단 한 개도 없지만 그는 당당했다. 

비장함과 자신감, 열정까지 야구에 필요한 3박자를 모두 갖춘 문우람, 이제는 넥센의 상승세를 이끄는 새로운 활력소로 거듭났다. "2군에 있을 때도 1군 올라오겠다는 그 마음 버리지 않고 묵묵히 열심히 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니 기분이 너무 좋다"는 문우람은 팀의 위기 속 '반전 카드'로 떠올랐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문우람이 최근 경기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문우람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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