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설마가 현실이 됐다.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터 쉬자너 스휠팅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롱트랙(스피드스케이팅)에 이어 쇼트트랙에도 참가한다.
특히 한국 쇼트트랙이 2026 올림픽에서 금메달 1순위 후보 종목으로 꼽은 여자 1500m 한 종목에 출전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과거 스휠팅과의 다툼에서 고전했던 최민정, 김길리 입장에선 큰 변수를 맞게 됐다.
네덜란드빙상경기연맹(KNSB)는 9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스휠팅의 2026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출전을 승인했다.
KNSB는 이날 "쇼트트랙 선수 선발위원회가 밀라노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스휠팅에게 출전권을 주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스휠팅은 이미 따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와 함께 두 종목에서 출전할 것이다"고 발표했다.
스휠팅은 네덜란드 쇼트트랙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지난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여자 1000m 금메달을 일궈낸 스휠팅은 4년 뒤인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여자 1000m 2연패와 함께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까지 동료들과 합작했다.
2023년 3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여자 1500m 우승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했다. 당시 네덜란드는 잔드라 펠제부르가 여자 500m와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여자 쇼트트랙 최강 한국에 '안방 노 골드' 수모를 안겼다.
그러나 스휠팅은 자국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발목 골절 중상을 당한 뒤 쇼트트랙을 떠나는 충격 결정을 내렸다.
선수끼리 충돌 가능성이 상당히 적고 부상 위험도 낮은 롱트랙으로 전향한 것이다. 스휠팅은 지난해 말 열린 롱트랙 올림픽선발전에서 여자 1000m 2위를 차지했고, 해당 종목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쇼트트랙 훈련에 돌입, 지난 3일 네덜란드선수권에 출전해 1000m 3위에 올랐다. 그리고는 4일 여자 1500m에서 대표팀 선수들을 전부 제치고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스휠팅이 "지금도 쇼트트랙은 네덜란드에서 3위 안에 드는 선수다. 2년간 쇼트트랙을 하지 않은 것은 알지만 올림픽에서 쇼트트랙도 하고 싶다"고 하면서 네덜란드 빙상계엔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스휠팅이 롱트랙으로 빠져나간 뒤 네덜란드 에이스가 된 잔드라 펠제부르가 "기존 멤버들로 계주 호흡도 잘 맞췄는데 왜 들어오려고 하느냐"며 스휠팅을 무임승차로 몰아세우기도 했지만 네덜란드 빙상팬들은 스휠팅이 올림픽에 가야한다는 의견을 상당수 나타냈다.
결국 KNSB는 스휠팅에게 쇼트트랙 여자 1500m 출전권을 부여했다.
다만 스휠팅의 여자 5000m 계주와 혼성 2000m 계주 출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스휠팅이 밀라노에 오면서 한국 여자대표팀은 직격탄을 맞았다. 최민정과 김길리의 주종목이 1500m여서다.
네덜란드에선 2018 평창 올림픽 때 요린 테르-모르스가 두 종목에 출전, 롱트랙 여자 1000m 금메달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동메달을 딴 적이 있다.
스휠팅이 테르-모르스 이상의 성적에 도전한다.
스휠팅은 쇼트트랙을 2년 가까이 쉬었지만 롱트랙 여자 1000m, 쇼트트랙 여자 1500m 등 개인전에선 두 종목만 출전하기 때문에 최민정, 김길리를 표적으로 삼고 집중 훈련을 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엔 코트니 사로를 앞세운 캐나다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스휠팅까지 가세하면 한국이 초강세인 여자 1500m에서도 변수가 늘어나는 셈이 된다.
사진=쉬자너 스휠팅 SNS / 연합뉴스 / KNSB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