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권동환 기자) 대전하나시티즌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이 광주FC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를 보고 고민을 드러냈다.
대전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30분에 터진 주민규의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대전은 후반 10분 강원 윙어 김경민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수적 우위를 점했고, 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주민규의 강력한 헤더 득점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승리로 대전은 리그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올시즌 대전을 이끌고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황 감독은 강원전을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서 최근에 열린 광주FC의 ACLE 경기 결과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지난 26일 사우디 제다에 위치한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2024-2025시즌 ACLE 8강전에서 전반 3골 후반 4골을 내준 끝에 0-7로 대패했다.
앞서 16강전서 일본 비셀 고베를 상대로 1차전 0-2 패배를 뒤집고 3-2 대역전승을 거두며 K리그 시도민 구단 최초로 ACL 8강에 올랐던 광주는 '초호화 군단' 알힐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 6분만에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간 광주는 전반 25분 레오나르두에게 재차 실점하더니 8분 뒤 살렘 알도사리에게 한 방 더 얻어맞았다. 후반에도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말콤, 나세르 알도사리, 압둘라 알함단에게 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K리그에서 유일하게 ACLE 8강에 진출한 광주가 참패를 당하자 국내 축구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투자 규모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알힐랄을 포함해 중동 팀들은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수집해 유럽 클럽 못지않은 팀 전력을 꾸리고 있다.
당장 알할랄전 선발로 나선 광주 11명의 선수들의 시장가치 총합은 500만 유로(약 82억원)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알힐랄의 선발 11명의 총 가치는 무려 약 1억 7000만 유로(약 2779억원)이다. 무려 34배나 차이가 난다.
황 감독은 광주의 ACLE 경기를 봤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올시즌 K리그1 선두를 달리는 팀의 사령탑으로서 광주의 결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황 감독은 "'아시아 벽이 더 높아졌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며 "레벨 차이가 있지만 이정효 감독이 상당히 용기를 가지고 했던 것 같은데, 결과론이지만 개인적인 수준 차이가 상당히 크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술적으로 타계하기에는 광주가 상당히 부담스럽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라며 "예전에 비해서는 조금 더 부담을 느꼈던 것 같고, 분위기에 실수가 좀 많았던 경기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그들이랑 경쟁하려면 좀 더 K리그가 강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나도 ACL을 많이 나가봤지만 예전하고는 확연하게 좀 차이가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격차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황 감독은 "투자를 따라갈 수 없는 거니깐 고민을 해 봐야 한다"라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 ACL에서 K리그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될 것 같다. 구단뿐만 아니라 연맹 등이 다 같이 고민을 해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의 숙제인 것 같은데 예전과 같이 성과를 내기에는 굉장히 지금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 같긴 하다"라며 고민을 드러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